요~ 아래 올렸던 글 후기입니다.
지금 마눌님께서 문재인대통령에 앞 서 미리 귀국하셔서 공항버스로 귀가 중이십니다. 흠흠
마눌님 출국한 다음날이 32개월인 첫째 공주님 현장학습 가는 날이라 도시락 만드는거 미리 연습하려고 저녁준비겸 주방에서 뚝딱뚝딱 하는데 첫째가 등뒤에서 말을 겁니다.
"이거 엄마껀데~ 이거 엄마껀데~ "
손질해서 사용하고 남은 채소를 보관하는 유리용기였습니다.
간단하게 몇마디 하고 있는데 갑자기 퍽~ 하더니 식탁에 있던 그 유리용기를 바닥에 떨어뜨렸네요.
놀라서 보니 다행히 애는 다치지 않은걸 확인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사자후가 터져나오네요.
"야! 아빠가 손대지 말랬잖아!!!"
아이한테 처음으로 그렇게 큰소리로 소리쳤네요. 애 둘 데리고 저녁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순간 욱 했습니다. ㅠㅠ
아빠가 화난 걸 알고는 한참을 울다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뭐라고 합니다. 잘 안들려서 몇번 더 물어 봤더니
"아빠 미안해요. 아빠 도와주려고 그랬던건데..."
애 껴안고 눈물 펑펑 했습니다. ㅠ.ㅠ
그랬더니 이 녀석이 "아빠 울지마~" 하면서 눈물을 닦아주네요.
이 녀석이 아빠를 아주 그냥 들었다 놨다 합니다. ㅋㅋㅋ
아빠가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더니 자기도 미안하답니다. ㅠ.ㅠ
그렇게 극적으로 화해하고 밥 먹이고 씻으려는데 안씻겠다고 버팁니다 ㅡ.ㅡ
화해한 지 1시간도 안지났는데 이 녀석이...
그래도 살살 달래서 씻고 침대에 누워서 그림자 놀이 좀 해주다가 잠들었네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애 도시락 정성껏 만들어서 등원시켰는데 하원할 때 데리러 갔더니 선생님이 (물론 접대성이겠지만) 극찬을 해주시네요.
현장학습 가서 아빠가 만들어 준 도시락이라면서 선생님들한테 한번 먹어보라면서 실컷 자랑했나봐요. ㅎㅎㅎ
저녁엔 재활용쓰레기 수거일이라 둘째 공주님 재우고 나서 첫째한테 아빠 재활용쓰레기 버리는거 도와줄래? 했더니 신나합니다.
저는 종종 아이가 위험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도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아빠 엄마를 도와주고 나면 뭔가 뿌듯해 하는 첫째를 보면서 저는 가급적 평상시에도 아이 혼자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같이 합니다.
물론 제대로 안먹히는 경우가 더 많죠 ㅋㅋㅋ
그렇게 이틀째 밤을 보내고 오늘 아침도 일찍 일어나서 둘째 젖병 씻어서 삶고 있는데 첫째가 안방에서 조용히 문 열고 나오더니 주방으로 후다닥 뛰어오네요.
저를 와락 껴안더니
"아빠 어디 있었어~ 보고 싶었잖아~"
아오~ 이 아가씨 나중에 커서 누가 데려갈 지 그 놈은 큰일 났습니다. ㅎㅎㅎ
2박3일이었지만 우리집 슈퍼갑이신 마눌님에게 좋은 시간이었으면 좋겠고
처음으로 딸들과 보낸 3일이 저에게도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애들 재우고 틈틈히 밤낮으로 일한건 ㅠ.ㅠ
암튼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무사히 잘 보냈습니다 .ㅎㅎㅎ
아래 링크는 첫째 공주님 사진입니다.
아무도 다치거나 상처받지 않고 잘 지내신거 축하드립니다ㅎㅎ
애쓰셨습니다!
전 혼자가라해도 어디 가정부도우미 들이지 않는한 애 굶고 인스턴트때가리만 먹을까봐 못가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