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발한당에는 처음 글을 써봅니다.
퇴근 후에 조금씩 개인 앱을 하나 만들고 있습니다.
이름은 마인드미러(Mind Mirror)이고, 일기를 쓰고 나를 돌아보는 앱입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어느 순간부터 유튜브를 보다가 쇼츠를 보고, 인스타그램을 열었다가 릴스를 보고, 잠깐 쉬려고 휴대폰을 들었는데 정신을 차리면 30분이 지나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분명 많은 걸 보고 있는데 이상하게 하루가 지나고 나면 남는 건 별로 없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영상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저도 여전히 많이 봅니다.
다만 하루 종일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보고 듣는 데 익숙해지다 보니, 정작 오늘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돌아볼 일이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하루에 잠깐이라도 무언가를 계속 받아들이는 시간이 아니라, 내 생각을 꺼내놓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일기를 떠올렸습니다.
예전에 종이에 일기를 쓸 때는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고, 기분이 어땠는지 떠올리고, 그걸 한 문장씩 적었습니다.
글씨를 잘 쓰든 못 쓰든 그렇게 적어놓은 건 시간이 지나도 꽤 오래 남았습니다.
요즘처럼 빠르게 무언가를 소비하는 시대에는 오히려 그런 느린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인드미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일기를 쓰는 앱이었는데, 만들다 보니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게 생각보다 정말 어렵다는 겁니다.
저부터 그랬습니다.
매일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막상 빈 화면을 보면 뭘 써야 할지 모르겠고 피곤한 날에는 몇 줄 쓰는 것도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마인드미러에서는 기록하는 방법을 한 가지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고 싶은 날에는 직접 씁니다.
편지지나 원고지 같은 종이 느낌의 배경을 고르고, 스티커를 붙이고, 글꼴이나 분위기를 바꾸면서 예전에 다이어리를 꾸미던 것처럼 일기를 만들 수 있게 했습니다.
디지털 앱이지만 이 부분만큼은 조금 아날로그였으면 했습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쓰기 싫은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AI와 그냥 대화를 합니다.
"오늘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
"그때 좀 기분이 이상했어."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몇 마디 주고받으면 AI가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그날의 일기를 만들어줍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주는 게 목적이라기보다, 기록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만들어진 일기를 다시 고쳐서 내 글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기를 쓰고 나면 AI가 그 글을 분석합니다.
단순히 내용을 요약하는 것보다는 그날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글 속에서 어떤 생각이나 패턴이 보이는지 정리해주고, 시간이 지나 기록이 쌓이면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Mind Mirror라고 지었습니다.
AI가 내 생각을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긴 기록을 다시 비춰주는 거울 같은 역할을 했으면 했습니다.
AI 기능을 많이 넣고 있지만 재미있는 건, 만들수록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요소에도 더 신경을 쓰게 된다는 점입니다.
AI와 대화해서 일기를 만들고, 감정을 분석하는 건 굉장히 디지털적인 경험인데 결과물은 편지지 위에 글을 쓰고 스티커를 붙여 보관하는 예전 다이어리처럼 느껴졌으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조합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록하기 어려운 부분은 기술의 도움을 받고, 기록을 남기고 다시 꺼내보는 경험은 조금 느리게.
마인드미러를 만들면서 계속 가져가고 싶은 방향이기도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만든 건 아닙니다.
개인 프로젝트다 보니 기능을 하나씩 추가하는 재미에 빠져 이것저것 집어넣었고, 어느 순간 앱을 열어보니 제가 처음 만들고 싶었던 모습과 꽤 멀어져 있더군요.
결국 최근에는 UI도 거의 전부 다시 만들었습니다.
기능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사람들이 부담 없이 앱을 열고 하루를 남기게 만드는 게 훨씬 어렵다는 것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디자인부터 앱 개발, 서버, AI 연동, 앱스토어 등록까지 혼자 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정말 많았습니다.
아직 사용자가 많은 앱도 아니고 부족한 부분도 많습니다.
그래도 퇴근하고 조금씩 제가 쓰고 싶은 앱을 만들어가는 재미로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ㅎㅎ
개발한당에는 직접 서비스를 만드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한번 소개해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사용해보신다면 좋은 이야기만 해주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이 기능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는 불편하다", "AI가 여기까지 하는 건 부담스럽다" 같은 의견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도움이 됩니다.
마인드미러 브랜드 사이트
https://mind-mirror.app
아래는 캡쳐 이미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록이 쌓인 뒤에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주는 기능도, 매번 과거 일기를 다시 모델에 넣는 구조인지 아니면 분석 결과만 따로 저장해두고 그걸 비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앞쪽이면 오래 쓴 사용자일수록 비용이 계속 올라갈 것 같아서요.
말씀하신 "AI가 여기까지 하는 건 부담스럽다"에 가까운 의견을 하나 적자면, 분석을 켜고 끄는 스위치가 일기 한 건 단위로 있는지가 갈림길일 것 같습니다. 오늘 건 그냥 적어두기만 하고 싶은 날이 있을 텐데 그건 가능한가요?
댓글 감사합니다.
AI 기능 호출할 때는 일기 본문이 사용하는 AI의 API를 통해 전송된다는 안내 팝업을 띄우고 있습니다(앱 스토어 심사시 이 부분에 대한 안내가 없어서 심사 거절이 됐었던 적이 있어서 추가를 해두었었습니다.)
과거와 현재 비교도 과거 일기 원문을 매번 다시 모델에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저장된 분석 결과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토큰 관리를 위해 요청/답변에 대한 프롬프트를 계속 개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굳이 AI 분석이 필요없을 수 있기 때문에 일기만 저장하게끔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