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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당

자유 iOS 개발자인 아내가 Claude Code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 베이비클로젯 개발기

2026-04-25 13:28:26 112.♡.78.21
나는한다개발

안녕하세요. 종종 개인 앱 개발하고 개발기 올리러 오는데(지난번에 VirtualTablet: Bluetooth 개발했던 사람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아니라 아내 얘기를 들고 왔습니다.


개발하게 된 계기

아내가 iOS 개발자인데, 육아를 하다 보니 아기옷 관리가 너무 불편하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크면서 사이즈도 계속 바뀌고, 계절마다 입는 옷이 다르고, 어디서 뭘 샀는지 기억도 안 나고... 옷장을 뒤져보면 "이거 언제 산 거지?", "이 사이즈 맞나?"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겁니다.

그래서 아내가 본인이 쓸 용도로 아기옷 정리 사이트를 하나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쇼핑몰에서 산 옷의 URL을 붙여넣으면 상품 이미지랑 정보가 자동으로 등록되고, 사이즈·계절·브랜드 태그로 정리해서 한눈에 볼 수 있는 아기옷 아카이브입니다.

원래는 정말 혼자 쓰려고 만든 건데, 주변 육아맘들한테 보여줬더니 "나도 쓰게 해달라"는 반응이 계속 와서 결국 공개 버전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 웹사이트: https://babycloset.dundinstudio.com
- 저희 집 아들 옷장 구경하기: https://babycloset.dundinstudio.com/share/X8vFleAQ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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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스택 — iOS 개발자가 웹을 처음 만들 때

아내는 iOS 네이티브 개발 경험은 있지만 웹 개발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HTML/CSS/JS 기초 정도야 알지만, 프레임워크를 잡고 처음부터 웹사이트를 만들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기술 스택은 이렇습니다.

- Next.js 14 (App Router) + TypeScript + Tailwind CSS
- Supabase (Auth + PostgreSQL) — 인증이랑 DB를 한방에 해결
- Cloudflare R2 — 이미지 스토리지. S3 호환이라 SDK 그대로 쓸 수 있고 이그레스 비용이 무료
- Vercel — 배포. git push 한 번이면 끝

저는 초기 기술 스택 선택에 관여한게 없고 Claude Code가 다 잡아줬습니다. 아내는 Next.js가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Claude Code한테 "이런 기능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App Router 구조에 맞게 코드를 짜주고, Supabase 연동도 알아서 해주고, Tailwind 클래스도 알아서 붙여줍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프레임워크를 공부한 게 아니라 결과물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셈입니다.


역할 분담 — 남편은 인프라, 아내는 프로덕트

아내가 프로덕트 쪽을 전담합니다. 기획, UI, 기능 개발을 Claude Code로 직접 수행합니다. "옷장 공유 기능 만들어줘", "필터에 계절 태그 추가해줘", "아카이브된 옷은 접어서 보여줘" 이런 식으로 말하면 Claude Code가 코드를 짜고, 아내가 결과를 보고 다시 수정 요청을 하고, 이걸 반복합니다.

저는 아내가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인프라 쪽을 서포트합니다. 웹 개발을 처음 하는 사람이 알기 힘든 영역들이 있거든요.

- Cloudflare R2 연동: S3 호환 스토리지 셋업, CDN 커스텀 도메인 연결
- Supabase 설정: RLS 정책, 마이그레이션 관리, 서비스 롤 키 분리
- Vercel 배포 파이프라인: 환경 변수 관리, 리전 설정
- SEO: sitemap.ts 자동 생성, robots.ts, JSON-LD 구조화 데이터, 네이버 웹마스터 인증 등
- 비용 최적화: 무료 티어 조합으로 운영 비용 최소화

특히 SEO는 아내가 전혀 개념이 없던 영역이라 제가 처음에 기본 구조를 잡아주고, 이후에는 블로그 포스트 추가할 때 sitemap에 자동 반영되게 해두니까 아내가 알아서 콘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디자인 — 디자이너 없이도 깔끔하게

1인(또는 2인) 개발에서 가장 고민되는 게 디자인인데, 이번에는 웹이라 그런가 지난번 앱 개발할 때보다 더 수월했습니다.

핵심은 디자인 레퍼런스를 잘 잡아서 전달하는 겁니다. 아내가 "이 사이트 느낌으로 해줘"라고 좋아하는 사이트 스크린샷을 Claude한테 보여주고 방향을 잡습니다. 랜딩 페이지 같은 경우는 Claude한테 HTML로 프로토타입을 먼저 뽑게 하고, 화면 보면서 "여기 간격 더 줘", "이 색 좀 바꿔" 이런 식으로 핑퐁을 합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나오면 그 HTML 코드를 기반으로 Next.js 코드로 변환하라고 시키면 됩니다.

이미지만 던져주고 "이거랑 똑같이 만들어"라고 하면 디테일이 많이 깨지는데, HTML 코드를 기반으로 변환하라고 하면 결과가 훨씬 좋습니다. 코드에 구조와 수치 정보가 다 담겨 있으니까요.

결과물을 보면 디자이너 없이 만들었다고 하기엔 꽤 깔끔하게 나옵니다. 물론 전문 디자이너가 만든 것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 프로젝트 수준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Supabase 무료 플랜의 함정 — 동접 1,000명에 서버가 뻗다

이건 꽤 뼈아픈 경험이라 Supabase 쓰시는 분들께 공유드립니다.

아내가 스레드에 베이비클로젯 홍보글을 올렸는데, 운 좋게 잘 퍼졌습니다. 육아맘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았던 거죠. 그런데 동접이 1,000명 정도 넘어가니까 사이트가 바로 먹통이 되었습니다.

급하게 원인을 파악해봤는데, 의외로 CPU나 메모리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범인은 Disk IO throttle이었습니다.

Supabase 무료 플랜(Micro 인스턴스)의 디스크 baseline IOPS가 250입니다. 평소 트래픽이 적을 때는 burst 크레딧이 있어서 baseline보다 훨씬 좋은 성능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체감상 "무료치고 성능 괜찮은데?" 하고 넘어가게 되죠. 그런데 트래픽이 몰리면서 IO budget을 다 소진하면 IOPS가 baseline 수준(250)으로 뚝 떨어집니다. DB 쿼리가 갑자기 느려지면서 사이트 전체가 뻗어버리는 겁니다.

(참고: https://supabase.com/docs/guides/platform/compute-and-disk#compute-size)

AWS에서 직접 EC2 + RDS 띄워서 운영할 때는 이런 유형의 이슈를 겪어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EBS gp3 같은 걸 쓰면 기본 3,000 IOPS가 보장되니까요. Supabase가 관리형 서비스인 만큼 이런 제약이 있다는 걸 미리 인지하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결국 바로 돈 내고 유료 플랜으로 올렸습니다. Medium 인스턴스 정도는 써야 트래픽이 몰리더라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정도 비용을 내면 AWS 직접 운영과 비교해서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집니다. 그래도 Auth, Dashboard, 마이그레이션 관리 같은 편의 기능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소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여전히 쓸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브 코딩의 현실 — 코드를 안 봐도 되는 시대가 온 걸까?

아내는 정말로 코드를 안 봅니다. Claude Code한테 말로 지시하고, 결과 화면만 보고, 다시 말로 수정 요청을 합니다. 저는 옆에서 "코드 리뷰 좀 해가면서 해라"고 하는데, 아내 입장에서는 "화면에서 잘 돌아가는데 왜 코드를 봐야 해?"라는 거죠.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코드를 안 봐도 사이트가 잘 만들어지고 잘 돌아가고 있거든요. 커밋 수가 384개, DB 마이그레이션이 32개까지 쌓였는데, 아내가 코드를 직접 읽고 수정한 건 거의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전세계 웹사이트와 서버의 대부분은 극소수 대기업이 운영하는 거대한 시스템이 아닙니다. 90%는 아내가 운영하는 것처럼 라이트한 서비스일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이런 규모에서는 정말 코드를 안 봐도 되는 시대가 온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코드를 절대 안 봐도 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규모가 커지거나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이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다만, "코드를 반드시 봐야 한다" vs "안 봐도 된다"라는 양극단보다는 중요도와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판단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항상 생각을 열어놓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아들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낮에 신나서 기능 추가하고 사이트 개선하는 아내를 보면, 이게 바이브 코딩 시대의 진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본인이 직접 불편함을 느끼고, 본인이 직접 해결하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더 열정적으로 만들어가는. 코드를 읽고 쓰는 능력보다 "뭘 만들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내 혼자 쓰려고 만든 사이트인데, 처음 보는 사람들도 좋아해줘서 아내가 계속 열정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개발자 부부가 역할 분담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돌리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고, AI 에이전트 코딩이 이런 식의 소규모 프로젝트에서 얼마나 위력적인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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