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인 ADHD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는 일이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데 집중이 안되는 것도 있고 딴짓을 자꾸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서 심리적으로 집중을 못하고 무기력하고 그랬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시간이 흐르다보면 집중이 되었던 순간이 왔던 것 같은데 그 집중될 때만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여기 ADHD당을 눈팅하다가 저도 용기를 내어 가보았습니다. 증상이 너무 심해서 업무에 지장이 많이 생기는거 같아서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간 것입니다.
처음에 갔을 때는 ADHD가 아닐수도 있으니 항우울제를 복용해 보자고 했고 한 2주 복용을 해보았습니다. 그 것도 기분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업무에 집중하게 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병원 컴퓨터 앞에서 진단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더 나쁘게 나와서 반신반의 하던 의사선생님께서 ADHD 진단을 내려주셨습니다..
복용해보니..
그동안 약을 먹지 않았을 때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시간이 너무 빨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좀 딴짓하다보면 시간이 막 흘러가는 느낌이라 주말에 쉬는 중에도 시간이 빨리가니 시간이 너무 아까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콘서타를 복용한 후로는 시간이 천천히 가는걸 느낍니다. 그리고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체감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동안에는 잡생각이 많이 문득 떠오르고 그 것에 대한 공상도 많이 하고 그 생각들로 인해 다른 딴짓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던지 또 거기서 다른생각이 들어 딴짓하게 된다던지 했던게 저의 모습이었던거 같습니다. 저는 이게 저의 창의성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막 떠오르면서 생각이 뻗어나가는게 개인적으로는 저의 특성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지금은 약먹으면 그런 현상이 없어지고 진짜 집중하고자 하면 어떤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게 너무 좋습니다.
이 약은 12시간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저는 보통 점심을 먹고나서 먹습니다. 그럼 점심먹기 전까지는 자유롭게 잡생각도 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저의 다양한 생각들이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시간을 조절하며 계속 지내볼 생각입니다.
저는 만족합니다. 집중이 쉽게 되어서 집중이 될 때는 다른 것을 너무 생각안하기도 합니다. 업무효율이 엄청나게 올라가서 일할 맛이 납니다. 그리고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니까 시간을 벌었다 라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더 많은걸 할 수 있고 많은걸 하고 난 뒤에 시간이 안간 것을 보면 이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더 부지런해 지는 느낌도 듭니다. 그동안 남들은 이렇게 더 느린 시간을 쓰고 있었구나 싶어서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업무에 너무 지장이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매주 가서 약을 타야했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했는데 정보가 없었으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2주마다 병원을 가서 약을 타야하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2주마다 가야하니까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 약먹는걸 만족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저의 부작용은 입맛이 없다는 것과 약을 늦게 먹으면 밤에 잠을 자는 것에 지장이 좀 있다는 것입니다. 부작용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집중이 어렵거나 딴짓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ADHD가 아닌지 꼭 의사선생님께 진료받으셔서 진단을 받아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뭔가 집중이 안되어서 내가 ADHD가 아닌가라고 하시는 분들은 어릴적 본인의 행동을 떠올려봐야합니다. 성인이 되어서 ADHD가 오는 경우는 없어서 어릴때의 기억이 ADHD인가를 판가름하는데 중요한 요소더라구요
다만 저는 오후 10시반에 취침하다보니 항상 오전 7시30분과 8시 사이에 약을 복용합니다.
저는 1년 이상 복용했는데, 불면증, 식욕부진의 경우 6개월차 때쯤부터 많이 좋아졌습니다.
약복용기도 꾸준히 기록하시면서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보시면 체감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저는 어느 시점이 지나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었던 경험을 잊고
약을 복용 중임에도 집중력이 흐려지는 시기가 올 때 그간 느끼지 못했던 우울한 감정이 불쑥 올라오더라구요.
의사선생님께 경과를 설명하는데 약복용기를 기록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어려웠던 점을 감정으로 표현하기 보다 어느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변화가 발생했다
또는 대략 1-10사이로 수치화하여 이정도의 변화를 느꼈다 설명하였을때
의사선생님께서 다음 2주 동안 집중적으로 관리해야할 루틴들을 더욱 명확히 알려주셨습니다.)
오랜시간 동안 고생 많이 해오셨겠습니다 작성자님.
꾸준히 복용하시며 변화를 작게나마 만들어가면서 더욱 평안한 생활을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p.s 혹시 콘서타를 복용하시는지요? 용량과 함께 알려주시면
같은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이 글을 보시고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참고로 저는 콘서타 54mg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ㅎㅎ(36mg까지 약 1년복용, 54mg 복용한지 4주차 입니다.)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뇌공부 열심히 하며 즐겁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