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ADHD 진단을 받고 현재 콘서타를 약 6개월간 복용중입니다.
당장 무엇부터 설명해야 좋을지 확신이 없어서 진단부터 시간순으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사실 우울증 때문에 상담과 치료를 받는 와중에 ADHD 의심이 들어 의사선생님께 말씀을 드려보았는데
의사선생님께서는 아니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대학원생은 원래 아프다.)
아무튼 캐나다에서 일을 하다 귀국후에 부모님댁에서 요양을 하면서 지내면서 집 근처 병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 의사분도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제가 원하면 검사를 해볼 수 있다고 하여 검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검사는 웩슬러 지능검사부터 MMPI-2 등을 하였는데
집에서 엄청난 분량의 조사지를 작성하고, 병원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받았습니다. (어휘, 산수, 그림, 컴퓨터로 하는 검사 등)
비용은 약 3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결과는 우울장애와 ADHD 부주의 우세형으로 나왔습니다.
그간 우울증 치료가 그렇게 효과가 높지 않았기에 콘서타를 처방받고 별도의 항우울제는 받지 않았습니다.
가장 낮은 용량부터 시작 했습니다.
몇 달 간, 2주마다 상담을 하며 점차 용량을 올려나갔습니다.
처음에는 낮은 용량에서도 확연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이는 약 효력일 수 도 있지만 심리적인 영향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제 생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생활에서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술, 담배에 대한 욕구 매우 감소
2. 업무 집중력 및 효율 상승 (주 70시간)
3. 우울감 느끼지 못함
4. 넷플릭스, 유투브, TV 등 시청 시간 매우 감소
5.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 시간 매우 감소
6. 계획적인 청소 및 정리 정돈 (아직 완벽하지는 않음)
7. (부작용) 식욕 감퇴, 속쓰림
우선 부작용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에게는 식욕 감퇴가 가장 큽니다.
점심을 거르는 날이 대부분이고 저녁도 퇴근 후 오후 8-9시 내외에 간단하게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용량을 올리면서 몇 주간 속쓰림이 있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괜찮아 졌습니다.
우울감은 제 기억이 실제인가 싶을 정도로 사라져서 당황스러울 정도 입니다.
그리고 예전 같으면 일을 조금 많이 한 날이면 축 처진채로 귀가하여 잠도 제대로 못자고 며칠을 고생하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정신적인 피곤함과 육체적인 피곤함의 차이를 인지하게 되었고
집에서 멍하니 스마트폰이나 넷플릭스로 하루를 때우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술-담배에 대한 욕구 감소입니다.
이전에는 조금 스트레스 받는 날이면 맥주 한 캔, 혹은 소주 한 병과 야식을 먹곤 했는데
한 주간 술을 마시는 날이 1-2 일로 줄었고, 마시는 양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담배는 술 만큼은 아니지만 평소보다 많이 줄었고, 못피는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 또한 줄어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사실 진단 전에 받은 검사들을 다시 한 번 더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 중간중간 멍때리거나 하는 시간도 있긴 합니다.
평소보다 높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하여 약 2달 동안 용량을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업무가 1개 2개 늘어나면 전부 제대로 하지 못하였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의 일을 쪼개서 처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업무량, 업무의 질 또한 많이 상승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 중 ADHD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확신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간단한 테스트를 해볼까 합니다.
다음에는 제가 일전에 ADHD로 의심한 이유를 정리하여 올릴까 합니다.
혹시나 따로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성심성의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저도 약먹고 난 이후로는 쓸데없이 부정적인 생각들이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일상생활에 활기가 있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으니, 장기적인 계획도 가능해지고 follow up 하는 것도 잘 잊지 않고 수행해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