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당이 있길래 약을 끊은 후기를 좀 적어 봅니다.
처음에 메디키넷 5그램. 나중에 25g 까지 용량을 올렸는데 뭐 느낌이 없어요.
콘서타도 27mg 먹어봤는데 뭐 그저 그랬고요.
부작용도 없고, 집중이 잘된다는 느낌도 없고.
25mg 정도 먹었을때, 플라시보 효과인지 드디어 뭔가 집중이 잘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동료 직원이 무슨 집에 안좋은 일 있냐고, 혼이 나간거 같다고 얘기하는거 듣고나니 역시 효과가 없구나 했습니다.
참고로 혼이 나간거 같다라는 얘기는 고등학생 때부터 지속적으로 들어왔던 얘기라 약 부작용은 아닙니다 ㅎㅎ
회사 업무가 다행이 저랑 잘 맞아서 일을 할 때 집중력은 최고인데 멀티태스킹이 안됩니다.
문제는 주변에서 하는 말을 못들어요. 저 부르면 못듣고 계속 일만해서 한소리 들은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그냥 메신져로 불러주면 바로 알텐데 왜 굳이 소리로 부르는지... ㅠㅠ
회의때도 그냥 똑같이 멍하고 지금은 갑상선도 안좋고, 심장도 갑상선 때매 빨리 뛰어서 약을 그냥 끊었는데
2달 지난 지금 약을 먹을때랑 안먹을 때랑 비교해 보면 정말 아무 차이점도 없어요 ㅋㅋ 돈만 날렸죠.
제가 집중이 가장 잘되는 순간은 컴퓨터 같은 전자기기 화면을 보며 무언갈 처리할 때 뿐이고,
앞에서 누가 말로 얘기하면 30% 정도 밖에 이해를 못해요. 그 얘기를 녹음해서 글로 옮기면 이해되고요.
이건 아마 정상인도 제 방법을 쓰면 더 이해하기 쉽겠지만, 보통은 그러기 전에 말귀를 먼저 알아 듣잖아요?? 전 그게 불가능해요.
사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그 사람의 말을 듣는다는거 자체가 대단히 피곤하고, 어떤 말이 귀에 박히면
거기에 대한 상상의 나래가 머릿속에 펼쳐지며 전체 맥락을 놓치게 되는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웩슬러 지능 검사 해보면 아이큐가 104 정도로 그냥 평균이라 나름 정상범주인데 참 답답합니다.
지금은 회사 팀장님이 이런 저의 사정을 알고, 적절하게 업무를 지시하셔서 회사 업무처리에 크게 문제가 생긴적이 아직은 없어요.
참 좋은 팀장님입니다. 제 스스로도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고, 집중을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업무를 하더라도 무조건 선입선출 Stack 구조로 처리하고 절대 멀티태스킹을 안합니다. 반드시 실수를 하거든요.
누구든 실수를 하지만, 그 실수가 반복되면 그건 실력이죠.
이전 회사 다닐때는 제 문제 때문에 다른사람들이 제 똥 치우느라 바빠서 정말 현타도 많이 왔었습니다. 결국 퇴사까지 했고요.
업무를 하든, 말을 하든 사람이 실수를 하지 않는게 가장 기본인거 같아요.
느려도 한번에 하나씩. 조급하지 않게. 스스로를 다독여 가며 사회생활 하고 있습니다.
요즘 의사들이 아무래도 거부감 있는 우울증약 대신 ADHD 진단을 내리고 약을 처방한단 얘기도 좀 들어서
애초에 ADHD 진단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진단 자체가 잘못되었다) 라는 느낌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전 효과가 없었지만, 그래도 진짜 (전 아마도 가짜) ADHD 가지신 분들은 약을 드시고 꼭 효과를 보셔서 건강한 사회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기억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눈에 띄는 집중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40대가 되어 치료를 시작하기로 결정했을 때 의심의 여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윗분도 말씀하셨듯, 콘서타 27 정도는 거의 시작용량 단계라 효과를 판단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약에 대한 필요량, 감수성이 달라서 효과적 용량이 천차만별입니다.
좀 더 높은 용량을 복용해보시면 어떠셨을까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