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로 올리는 플래시포지 어드벤쳐 3 사용·개조기 입니다. 이번에는 어드벤쳐 3 의 기본 베드를 유리 베드로 업그레이드한 과정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드벤쳐 3 의 베드는 탈착식이고 잘 휘어지기 때문에 프린팅 후 3D 모델을 떼어내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계속 사용하다 보니 미세한 뒤틀림이 발생하는지 육안으로 보기에는 평평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3D 프린팅을 할 때면 바닥에서의 노즐 높이가 들쑥날쑥해지고 심지어 프린팅 도중 노즐이 바닥을 긁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아무리 노즐 높이 캘리브레이션을 해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베드를 유리 재질로 업그레이드하면 저런 문제 대부분이 해결되고 비용도 얼마 안 든다는 얘기를 듣고 업그레이드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추천하는 대로 GO-3D 사의 165x165x3 mm 붕규산(borosilicate) 재질 유리 베드를 구매하였습니다. 실제 어드벤쳐 3의 베드 크기는 170x170 mm 인데 이 크기의 3mm 두께 유리 베드는 두께 때문에 프린터의 베드 트레이에 끼워지지 않습니다. (일반 유리로는 가능하다고 하는데 내구성이 떨어질 것 같아서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유리 베드를 트레이에 고정시키기 위해 별도의 클립 구조물을 출력하여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클립으로 고정할 경우 베드를 끼웠다 꺼내기도 불편할 뿐더러 노즐과 클립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출력 영역을 130x130 mm 정도로 제한해서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존 어드벤쳐 3 베드 위에 유리 베드를 붙여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푸른 테이프가 폭 5 cm, 두께 0.2 mm 의 열전도(방열) 양면테이프인데 이것을 이용해서 어드벤쳐 3 베드와 유리 베드를 아래 사진과 같이 붙였습니다. 유리 베드는 어드벤쳐 3 베드의 출력영역(요철부분) 위에 정확하게 겹쳐지며, 그 바깥쪽의 검은색 가장자리 부분 ( 중 위쪽과 양 옆 ) 이 프린터의 베드 트레이에 끼워서 베드를 고정시키는 데 사용됩니다.
유리 베드 뒷면의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테이프를 붙였는데 만약 유리 베드의 가운데에서 위아래로 붙여 나갔다면 테이프 사이의 틈을 출력 영역의 중앙을 가늠하는데 활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드벤쳐 3 베드와 유리 베드 사이 틈으로 물이나 이물질이 새어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두 베드 사이의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베드 사이의 가장자리를 에폭시 접착제로 메웠습니다. 아래 사진 오른쪽이 제가 사용한 300도 내열 에폭시 주사형 접착제 입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무턱대고 접착제를 발랐는데 접착제가 금방 굳어버리는데다 유리 윗면, 어드벤쳐 3 베드 아래쪽 등 여기저기에 묻어서 엉망이 되어서 굳은 뒤 끌로 다 긁어내야 했습니다.
그 이후에 요령이 생겨서 아래 사진과 같이 접착제를 채워넣을 틈 부분만 열어두고 나머지 부분은 마스킹 테이프로 가린 뒤에 접착제를 발랐습니다. 접착제가 굳고 나서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내니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어드벤쳐 3 의 베드 트레이와 베드를 아랫쪽에서 꽉 고정시키는 클립은 원래 베드 윗면에서 아래로 나사로 고정되어 있는데, 유리 베드가 윗면의 나사 머리 중 일부를 덮게 되면서 나사는 빼고 대신 클립은 베드 아랫면에 에폭시 접착제로 (떡칠해서) 붙여서 고정시켰습니다. 베드에는 여전히 나사 구멍이 있으므로 나중에 필요하다면 나사를 클립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박아 볼 생각입니다.
어드벤쳐 3 베드 위에 3D 출력물을 고정하기 위해 보라색 Glue Stick 딱풀을 사용했었는데, 유리 베드에는 헤어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수소문해서 유리 베드 사용자들 사이에 표준처럼 간주된다는 'Aqua Net - extra super hold' 헤어스프레이를 구해 보았습니다. ( 그런데 알고 보니 실제로 많이 쓰이는 것은 무향(unscented) 의 자주색 캔 제품이었습니다. ==; 제가 산 것은 신선향(fresh scent) 이었고 덕분에 프린팅 준비할 때마다 스프레이 냄새가 진동합니다. == ) 다이소에서 국산 제품도 구매해서 써 봤는데 유리 베드 위에서 너무 딱딱하게 굳어서 프린팅 후에 제거하기가 힘들었습니다. 'Aqua Net' 의 경우는 물티슈로 쉽게 청소할 수 있었습니다.
헤어 스프레이는 인화성 제품이므로 반드시 유리 베드를 3D 프린터에서 분리한 상태에서 뿌려야 한다고 하네요.
아래 사진은 유리 베드에 스프레이를 뿌린 뒤 골고루 발라준 상태입니다.
그 뒤 어드벤쳐 3 트레이에 끼우고 65~70 °C 정도로 예열하니 금방 말라서 평평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어드벤쳐 3D 프린터로 유리 베드 위에 출력하는 모습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유리 베드로 교체했기 때문에 노즐 높이 캘리브레이션은 새로 해야 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출력이 완료된 모습입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채움(infill) 을 10%로 낮춰서 출력했더니 윗면이 고르지 못합니다.
3D 출력물의 아랫면 사진입니다. 유리 베드 위에 출력해서인지 면이 고르고 반짝거립니다. 3D 출력물은 힘 주어 떼내면 유리 베드에서 쉽게 떨어지며, 접촉면이 넓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borosilicate 재질의 유리 베드일 경우 출력 직후에 3D 출력물이 베드에 붙은 채로 냉장고에 넣어서 식힌 후 떼내면 된다고 합니다.
유리 베드로 업그레이드해서 사용한지 몇 주 지났는데, 노즐과 베드 사이의 간격도 계속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고 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추신)
165x165x3 붕규산 유리를 덜컥 지르고 나서 어쩌나 어쩌나 하다가 저렇게 한 건데 다시 만든다면 160×160×3 크기 유리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접착제 바르기도 훨씬 수월하고 클립 나사와 유리가 겹치는 일도 없을 테니까요.
스프레이 대신에 유리베드 위에 PEI 시트를 붙여도 괜찮지 않을까요?
입문하려고 예전부터 어드벤쳐3를 눈팅해오고 있는데,
4는 아직 구하기가 어려운거 같더군요.
더 좋아보이기도 하구요
사게되면 한 번 저도 유리 diy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