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이 굵고 힘찬 다이내믹 드라이버 사운드에 과도하지 않은 고.저음 강조를 더했다. 소리의 재미와 훌륭한 성능을 갖춘 인이어 모니터인데 가격 부담이 없다. 또한, 이어폰의 디자인 요소로써 사운드 튜닝 회로를 사용한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비교적 최근에 다시 음악 취미가 생겨서 오~랜만에 이어폰 헤드폰 가격을 봤더니, 아니 무슨 내가 이 가게를 통채로 사겠다는 것도 아니고 가격이 왜 그리 비싼지 아주 그냥 환상적으로 놀라셨을 겁니다. 하이파이 오디오와 마찬가지로 이어폰 헤드폰도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이는 고급형 감성 소비재가 되었습니다. 한강 공원이나 달려보려고 자전거 가게에 갔는데 왠지 자전거 가게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고급지게 바뀌었으며 자전거들 가격표에 0이 너무 많아진 상황과 흡사합니다. 자전거의 주행 품질 향상을 위해서 들어가는 각종 부품의 가격처럼 고급 이어폰 한 개에도 많은 물량이 투입되며, 그 중에서도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은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되는 '수집품'의 성격을 보입니다.

고급 이어폰에서 또 하나 생각해둬야 할 점이 있습니다. 굉장히 비싼 이어폰의 본질은 무대 공연에서 사용하는 인이어 모니터입니다. (In-ear Monitor, IEM) 우리가 1.2만원으로 리맥스 이어폰을 사던 20여년 전에 음악가들은 자신의 귓본을 떠서 만든 멀티 BA 드라이버 이어폰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인이어 모니터를 이제는 일반 판매용으로 만들고 있으며, 최상급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경쟁이 붙으면서 이어폰의 소리는 실로 눈부시게 진화하는 중입니다. 즉, 음악가들이 쓰는 고성능의 주문 제작형 이어폰 - 인이어 모니터가 고급 이어폰의 본체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에 비싼 케이블이 더해지면서 월급 터는 이어폰이 완성됨)

다시 강조하건대, 이어폰 시장의 고급화는 '감성 소비재'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의 청각과 마음을 충족하기 위해서 투입된 기술과 노하우들이 보급형 이어폰에도 고스란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감성적 만족이 아니라 소리를 더 선명하고 즐겁게 들려주는 목적에서 좋은 가격의 이어폰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10만원 미만에서 펼쳐지는 '가성비 IEM'들의 경쟁은 굉장한 수준입니다. 회사들의 경쟁은 더 높은 품질과 더 낮은 가격으로 이어지고, 유저들은 선택 장애를 겪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지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만원 미만의 이어폰이 전문가용 인이어 모니터와 동등한 품질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저로서도 적응이 어려운 변화입니다. 오늘 소개할 'iKKO 루미나(Lumina) OH300'은 정가 기준 7만원대의 제품인데요.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유니버설 인이어 모니터와 동일한 제조 공정의 쉘과 페이스 플레이트로 감쌌으며 고품질의 기본 케이블과 이어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 더 정확하게 말해야겠군요. iKKO OH300은 그냥 고급형 인이어 모니터인데 가격이 7만원대입니다. (-_-)a 감성 소비재의 부가 가치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소리를 선명하고 재미있게 듣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 만들어진 가성비 IEM이라는 뜻입니다.
iKKO 루미나 OH300은 본격적인 프로페셔널 이어폰의 고해상도, 음 분리 능력, 사운드 이미지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또한, 듣기에 즐거운 고.저음 강조의 V 사운드라서 일상 속의 게임, 영화 감상용 이어폰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 플레이트에 광변색 유리와 회로 기판이 있음


OH300의 작은 박스를 열면 이어폰 본체 한 쌍이 먼저 보이고, 옆의 작은 박스 속에는 분리된 기본 케이블이 담겨 있습니다. 그 옆에는 폼 완충재 속에 정돈된 6쌍의 실리콘 이어팁이 있는데, 노즐 직경이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나뉘어 있으니 미리 구분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확실히 눈에 띄는 점입니다. 제품의 디자인과 완성도가 많이 좋은 수준입니다. OH300 본체를 손에 들고 관찰하면 폴리카보네이트의 반투명 쉘과 CNC 가공 금속 소재의 페이스 플레이트 테두리가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이런 물건의 국내 정가가 7만원대라는 게 신기합니다. 혹시 이어폰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모르긴 몰라도 꽤 비싼 제품일 거라고 생각할 듯합니다. OH300은 10mm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으로, 이후 설명하겠지만 밝은 음색이 있어서 진동판의 소재가 조금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이 제품의 디자인이 범상치 않다는 겁니다. 인이어 모니터의 덮개 겸 외부 장식 역할을 하는 페이스 플레이트인데 내부에 웬 회로 기판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 설명을 읽어보니 페이스 플레이트의 커버가 광변색 유리(Photochromic glass)입니다. 제품 설명에서는 일반적 조명 아래에서 투명한 상태이며 빛이 강해질수록 파랑색과 짙은 파랑색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금속 노즐을 탑재했으며 소재는 아마도 구리인 듯합니다. 이 노즐도 고급스러운 디자인 요소가 되며 소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입니다. (특히 고음 부분) 노즐은 나사 방식으로 폴리카보네이트 쉘과 단단히 결합되며, 쉘의 안쪽을 보면 다이내믹 드라이버 후면의 내부 배선이 페이스 플레이트 속의 회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OH300은 페이스 플레이트의 일부가 회로 기판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에 +, - 극의 케이블만 바로 연결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회로를 갖춘 오디오 보드를 거쳐서 연결했습니다. 이렇게 실제 회로를 사운드 튜닝과 데코레이션 겸용으로 쓰는 iKKO 이어폰은 현재 OH2, OH300, OH10S가 있습니다.

"아직 국내 출시되지 않은 OH10S입니다. BA + DD 하이브리드 이어폰으로 OH10의 파생형 모델이라고 합니다."


iKKO는 IEM 커스텀 케이블을 직접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격대 성능비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OH300에서도 고품질의 무산소 동선 케이블을 기본 제공합니다. 직접 손에 들고 만져보면 다른 이어폰들의 막선(?)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케이블 연결은 2핀 커넥터인데, 커넥터를 단단히 보호하도록 튀어나온 규격입니다. 다른 2핀 케이블도 장착할 수는 있으나 연결된 모습이 상당히 어색할 것입니다. 그러나 iKKO OH300은 가성비 중심으로 선택하는 제품이니 대부분의 유저가 기본 케이블을 쓸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한 이어폰 자체의 음색이 뚜렷하므로 다른 선재의 케이블을 조합한다면 소리가 더 크게 바뀔 수도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