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의 무게가 가벼운 편이며 피복이 무척 유연해서 손으로 다루기에 편하다. 휴대하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걸어다니면서 음악 들을 때에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아르테미스는 4심 버전과 8심 버전이 있는데 8심도 가벼워서 귓바퀴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도 아르테미스 4심과 8심을 밖에서도 사용해봤는데... 역시, 눈에 띄지 않는 게 마음 편하다! 이어폰에 굵직한 8심 케이블을 연결하고 다니면 반드시 남들 눈에 걸리기 마련이지만(-_-), 아르테미스의 차분한 색상과 간결한 존재감은 생활 속에서 더욱 편안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케이블의 외모처럼 소리 성향도 차분하고 묵직한 느낌을 준다.


SOUND

*비싼 만큼 좋지만, 금이 만드는 효과를 짚어둘 것
이펙트 오디오의 금에 대한 생각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금은 은보다 전도성이 떨어지지만 이어폰 케이블에 적용하고 소리를 들어보니 여러 가지 특징이 나온다. 금으로 만들어내는 소리는 다른 선재와 차별화되는 에너지가 있으며, 고음과 높은 중음을 보강하여 보컬 묘사에 좋고, 음 분리 능력과 디테일의 향상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발견은 호루스(Horus), 센츄리온(Centurion) 같은 명작으로 이어진다. 아르테미스도 이 영향을 받아서, 네 가지 선재 중 금 도금 금은 합금선은 센츄리온과 동일한 것을 사용했다.

이펙트 오디오는 각 케이블 모델마다 뚜렷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지정하고 있다. 케이블의 소리 영향은 계측보다 사람의 청각으로 발견하는 것이므로, 케이블 하나의 소리 특징이 명확하다는 것은 제작자가 소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 회사의 수많은 케이블을 직접 사용해온 본인의 기준에서도 모든 케이블 모델이 명확한 소리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아르테미스의 경우는 더 따뜻하면서도 균형 잡힌 소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매력적인 중.저음도 주요 특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의도를 지니고 만들어진 것을 현실적 유저의 시선에서 평가한다면... 아주 단순한 결론이 나온다.
아르테미스는 비싼 케이블답게 처음부터 듣기 좋은 소리를 내며 해상도가 뚜렷하게 향상된다. 100만원대 커스텀 이어폰에 연결해서 들으니 200만원대 이상의 이어폰이 된 듯한 소리 느낌이 온다. 이 정도 퍼포먼스라면 400~500만원대 괴물급 이어폰들과 잘 어울릴 것이다. 현재의 IEM 케이블 시장은 품질과 가격의 비율이 거의 일치하는 편이고, 그 중에서도 이펙트 오디오는 가격의 계급(-_-)이 명확한 브랜드에 속한다. 비싼 모델을 사면 비싼 만큼의 기본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르테미스가 어떤 물건인지 생각해본다면... 음색의 기준점을 추구하는 케이론보다는 변주 효과가 큰 편이라고 하겠다.

*네 개의 중요한 속성
1) 고음이 선명하며 입자가 매우 곱게 들린다. 그런데 밝은 느낌이 없으며 오히려 고음의 선이 굵게 들린다. '고해상도 = 밝은 음색'이라는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분명히 해상도가 높은 소리인데 머리 속에서는 짙은 갈색을 떠올리게 된다. 끝판왕 케이블 하나만 쓰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 컬렉션을 하고 있다면, 아르테미스의 고음이 주는 새로운 경험이 꽤 즐거울 듯하다.
2) 저음이 유난히 굵고 포근하게 들린다. 다양한 선재 혼합이 만드는 현상일 터인데... 체감으로는 하이엔드 동선 케이블이 떠오른다. 뚜렷한 저음 보강 효과가 있어서 이어폰의 음이 포근해진다. 저음의 양을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니라, 높은 저음의 펀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초저음의 울림을 풍부하게 증폭해서 청각이 편안해진다. 이어폰의 소리를 오래 들을 수 있게 만든다.
3) 중음은 음색이나 선 굵기의 측면에서 변화가 적은 편인데 위치가 조금 달라진다. 중음이 더욱 평탄하게 다듬어지면서 위치가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무대 중앙으로 놓이도록 정확히 보정된다.
4) 심리적 공간의 면적을 넓혀준다. 주파수 응답 형태의 미묘한 변화가 내는 효과로 보인다. 케이블에서 초고음과 초저음을 늘려주고 저음 전체를 든든하게 보강하니, 주파수 응답에서 약간의 굴곡이 생기고 청취자는 심리적으로 더 넓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만큼 소리가 살짝 멀어진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4심과 8심 버전의 차이점은?
아르테미스 8심 버전은 4심보다 소리 선이 훨씬 굵으며 힘이 좋고 공간이 더 많이 확장된다. 마치 소출력의 DAP 헤드폰잭으로 듣다가 고출력의 거치형 헤드폰 앰프로 바꾼 것처럼 '파워'의 차이가 크게 나온다. 또한 바로 윗 문단에서 설명한 네 가지 속성이 8심 버전에서 모두 업그레이드된다. 롤 플레잉 게임에서 캐릭터의 모든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의 효과와도 같다. 그런데 4심과 8심을 비교 청취해보니... 자금 문제를 떠나서 일부러 4심을 선택할 만한 이유도 보인다. 8심의 소리에서 중.저음의 비중이 더욱 높은 탓에 상대적으로 4심의 고음이 더 선명하게 들린다. 또한, 걸어다니면서 이어폰을 사용한다면 무게가 훨씬 가벼운 4심 버전이 편하다. 아르테미스는 8심도 무게가 가벼워서 이동 중 사용해도 문제가 없지만 4심보다 두 배 굵다.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음색 보정 효과
이어폰의 밝은 음색을 중립적이거나 살짝 어두운 정도로 가라앉혀준다. 아르테미스가 저음 보강형 케이블이라서 그런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복합적인 선재 구성이 고.중음 영역의 음색을 짙은 갈색으로 만든다. 금발 염색한 머리를 차분한 갈색으로 되돌려주는 듯한 음색 보정 효과다. 하이엔드 이어폰 중에서 정전형 트위터, BA 트위터의 고음이 유난히 밝아서 신경 쓰인다면 아르테미스가 딱 어울리겠다.


*심리적 즐거움을 위한 대중적 고급 요리
이어폰이든 케이블이든, 소리의 느낌은 자석의 양쪽 극처럼 대칭을 이루는 면이 있다. 예를 들면 '빠르고 건조한 성향'과 '느릿하고 포근한 성향'으로 나누면 제품 선택이 더욱 쉬워질 수도 있다. 아르테미스는 느릿하고 포근한 성향이며 짙은 갈색과 고해상도를 동시에 갖추는 '선재 혼합의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다. 소리의 분석이 아니라 음악의 감상을 위해서 심리적 즐거움을 노리고 만들어낸 고급 요리라고 하겠다. 단, 소수 미식가를 위한 천연 재료 중심의 요리는 아니다. 누구나 처음으로 맛을 보는 순간 반할 수 있는데, 특유의 편안함과 은은함이 있어서 그 후에도 오랫동안 맛을 누릴 수 있는 대중적 성격의 요리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르테미스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서 조리된 금, 은, 동, 팔라듐의 혼합체라는 점이 큰 의미를 지닌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