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스마트폰을 보다가 TV를 보면 순간 TV 속의 글씨들이 안 보이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직업의 특성상 하루에 8시간 이상,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번갈아 보면서 일을 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결국, 안경원에 갔습니다.
증상을 말하고 시력을 측정하다가, 안경사분이 정확한 시력을 측정할 수 없다며 안과 방문을 권유받았습니다.
안과를 가는 동안, '내 눈에 큰 문제가 있으면 어쩌지?'
안구 엑스레이, 안압검사, 시력검사 등등 제법 많은 검사를 한 뒤,
안과 의사선생님께서 내려주신 진단은 '노안'
눈의 양쪽에서 안구를 잡고 있는 근육이 노화하여,
가까운 거리, 먼 거리의 초점을 적응하는데 오래 걸려서 그런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누진다초점렌즈를 맞춰보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주변에 누진다초점렌즈에 적응에 실패한 사례들이 떠올라서 망설이다가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누진다초점렌즈에 적응을 실패하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위쪽은 먼 곳을 볼때, 아래쪽은 가까운 곳을 볼때 사용하고,
좌우는 위의 이미지처럼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영역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좌우 영역이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위의 이미지는 자이스의 렌즈 종류 중, '누진 P 플러스 > P 퓨어 > 누진 클래식 > 누진 초이스'입니다.
더 놀라운 건, 좌우 영역이 적은 누진 인디비주얼은 100만원을 훌쩍 넘고,
위의 누진 P 플러스 렌즈도 6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매우 고가의 렌즈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고민만하다가 한두해가 지나고 나니, 근거리-원거리 시야가 바뀔때 적응은 더 나빠졌고,
가까운 데는 좀 더 안 보여서,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결국, 누진다초점 렌즈를 써야 하는 건가?'
이런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안경과 렌즈 때문에 종종 방문하던 카페 이벤트를 통하여,
자이스 누진다초점렌즈를 체험한 기회가 생겼습니다.
안경원을 방문하고 정확한 시력을 측정하면서 다행히도 초기 노안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누진다초점렌즈지만 초기 노안에 사용할 수 있는 자이스 디지털 인디비주얼을 사용을 권유받았습니다.
이 렌즈에 적응하면 훗날 누진다초점 렌즈도 좀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위의 이미지는 자이스에서 설명하는 디지털 렌즈입니다.
기존 누진다초점보다 시야를 방해하는 부분이 월등히 적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확한 렌즈 가공을 위하여 자이스의 아이터미널2라는 측정 장비로 측정을 거칩니다.

이렇게 생긴 측정장비입니다.

위의 사진속 태블릿처럼 측정을 위하여 제 안경테에 저렇게 가이드를 씌우고,
측정 장비 앞에서 제 눈동자와 안경 렌즈의 정확한 주시점이 측정됩니다.
그리고, 인디비주얼 렌즈는 측면도 측정하여 안구와 안경 렌즈까지 거리를 측정하여 렌즈가 가공되었습니다.

맞춤형 렌즈인 덕분에 시력 측정 후, 열흘쯤 지나서 안경을 수령하였습니다.
왼쪽 위는 칼자이스 렌즈가 들어있던 봉투이고, 렌즈는 잘 가공되어 안경에 넣어져있습니다.
왼쪽 아래는 원래 안경에 들어있던 단초점 렌즈입니다. 실패하면 저 렌즈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DLI는 '디지털 렌즈 인디비주얼'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UV 코팅이 되어있고, BP 청광 차단 코팅도 되었습니다.
다초점렌즈답게, 그리고 인디비주얼 답게 다양한 측정값들로 제작된 렌즈인 게 확연히 보이네요.
안경테는 기존에 사용하던 린드버그 에어티타늄 판토 모델입니다.
2010년에 맞춰서 벌써 8년이 훌쩍 넘어가는데, 아직 이보다 편한 테가 없어서 주력으로 사용 중입니다.

렌즈에 자이스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청광 차단 코팅이 되어있어서 형광색이 비치는 부분이 푸르스름하게 보입니다.

제 눈을 기준으로 왼쪽에 사용하는 기존 렌즈와 새로 맞춤 디지털 렌즈입니다.
왼쪽이 자이스 디지털렌즈, 오른쪽이 기존에 사용하던 자이스 근시용 단초점 렌즈인 클라세 비구면 렌즈입니다.
양쪽 모두 흔히들 두 번 압축이라 표현하는 굴절률 1.60 렌즈입니다.
단초점과 다초점렌즈의 두께 차이는 거의 없고,
오히려 기분 탓인지, 개인 맞춤형 인디비주얼의 영향인지, 근소하게 다초점렌즈가 얇아 보이네요.
실제 착용 시에도 무게감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찍어놔도 크게 차이가 있는지 잘 안보입니다만, 왼쪽이 자이스 디지털 렌즈, 오른쪽이 단초점 렌즈입니다.
그렇게, 기존 누진다초점렌즈에 비하여 훨씬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자이스 디지털 렌즈를 사용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드리면, 아직은 적응 중입니다.

누진다초점렌즈를 사용하면서 경험으로 위의 사진으로 간략히 설명드리면,
1번 영역은 먼 곳을 볼 때, 2번 영역은 가까운 곳을 볼 때 사용합니다.
좌우 영역에는 살짝 흐려지는 부분이 있는데, 디지털 렌즈에서는 그로 인한 불편함은 적었습니다.
문제는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보는 영역이 확연히 차이가 나서,
평상시의 습관에 따라 눈에서 크게 차이가 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제 시선이 생각보다 아래쪽을 향하는 버릇이 있더군요.
예를 들면 바닥을 보며 걷는다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아래를 보거나 하는 식의 시선이 제 생활에서 제법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 고개를 많이 숙이거나 눈의 시선을 위쪽으로 올리지 않으면,
2번 영역이 돋보기인 관계로 바닥이 울렁거리는(바닥이 덤비는..) 걸 즉시 느끼게 됩니다.
그로 인하여, 시선을 위로 옮기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하는 식으로 눈과 몸이 반응하게 되더군요.
2주 동안 적응하면서 지내면서, 단초점 안경보다 다초점 안경을 더 쓰고 있게 됩니다.
아무래도, 근거리-원거리를 자주 보는 환경에서는 확실히 다초점이 편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적응 중인 이유는 아직 먼 곳은 위로보고 가까운 곳은 아래로 보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아서 눈이 피곤합니다.
수십 년간 단초점 안경을 쓰면서 눈이 피곤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다초점 안경을 쓰면서 늦은 오후나 저녁때쯤이 되면 눈이 피곤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다초점렌즈를 사용하면서 근거리-원거리 모두 편하게 볼 수 있어서,
계속 사용하여 적응되게 만들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아무쪼록 초기 노안으로 염려하시는 분들께 도움 되길 바랍니다!
노안 초기라 저도 다초점 써야하나 걱정되던 차에
안경사 분께서 디지털 추천해주셨으나 도저히 다초점은 못받아들일 것 같아 단초점으로 갔네요.
이 글을 보고 나니 일단 단초점으로 결정한 걸 잘한 거 같단 생각도 드는군요.
노안 초기에, 그리고 다초점을 못 받아들일 것 같다는 말씀에 매우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5년 가까운 기간을 디지털 렌즈부터 누진다초점 렌즈를 사용한 경험으로는 디지털 렌즈로 시작해보시는 것을 매우x적극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디지털렌즈로 시작하면 비교적 다초점렌즈에 적응하기 쉽고, 한번 적응하고나니 근거리 볼때 안경 벗고, 원거리 볼때 안경쓰고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언제 시간나면 사용기 게시판에 누진다초점 렌즈 5년 사용기를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