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생활 9개월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밤하늘에 은하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습니다. 남극의 날씨는 매일 다양하고 (거의)항상 거센 바람이 불며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합니다. 저녁에 하늘이 열린 날은 지금껏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마침 며칠 전, 하늘이 열리고 바람이 없는 날씨가 하루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새벽에 찍은 사진을 올려볼게요.
요새 남극은 9:10즈음 해가 뜨고, 17:00에 해가 집니다.
아래 사진은 23시에 찍은 사진인데요, 지평선에 달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산과 바다에 비치고 있는 빛은 달빛입니다.
바로 이 달이죠.
여기부터는 02~03시 입니다. 멀리 아래에 보이는 밝은 빛은 다른나라 기지의 불빛입니다. (가장 왼쪽 : 중국, 중간 : 칠레&러시아)
이제 아침이 다가옵니다. 07시 정도에 찍었는데, 왼쪽 아래에서 태양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습니다. 마침 칠월칠석의 오작교네요.
요건 다음날 초저녁 입니다. (어제)
캐논 G7X 똑딱이로 찍었고, 10~15초 노출입니다. 자세히 보면 별이 약간 흘렀을거에요.
광각렌즈를 가져오지 않은게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깜깜한 어둠속의 기지를 첨부할게요~
아니면 카메라로만 저렇게 보이는 건가요? 본적이 없어서 믿기지가 않네요
사진에서처럼은 아니고요, 와 저게 은하수네 할 정도로 보입니다.
보통 이렇게 질문하면…
대개 사진찍은 분들은 잘 얘기 안해주더라고요 ㅋ
말을 아낀달까..? 일종의 영업비밀같은…?ㅎㅎ;;
아무튼 맨눈으로 보면 절대 저렇게 색이 화려하지 않습니다. 저건 그냥.. 포샵이예요 ㅋ
은하수 찍는건 사실 기술이랄것도 없습니다.
환경조건만 맞으면 그냥 찍으면 됩니다.
다만 나중에 이렇게 인터넷에 올리는 용도로..
포토샵, 라이트룸 같은 사진 편집툴로 보정 (..이라 쓰고 뽀샵질이라 읽습…;) 하는 스킬에서 갈리는거죠 ㅋ
사진기는 오랫동안 빛을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오랜 시간동안 디카에 도달하는 빛을 모아서 사진을 생성한단 뜻이죠.
현재 사람의 눈에 도달한 빛은 망막에 도달한 뒤 시신경세포를 흥분시키고 바로 사라집니다. 우리 눈은 순간의 광량만을 측정하는 기기? 이지만요,
사진기는 빛 노출 시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는 흐린 천체나 어두운 대상을 관측할 시에 여러 시간의 빛을 쌓아서 모을 수 있다는 뜻이죠. 대체로 심우주천체(딥스카이천체, 우리 은하밖의 흐린 천체로서 성운 성단 은하 등을 포함)들은 장시간의 노출끝에 촬영이 됩니다.
그래서 천체 사진을 보다가 처음으로 안시관측(맨눈으로 망원경천체보기)을 한다면 대부분은 사람들은 실망하십니다. 그 밝다는 심우주천체인 플레이아데스성단이나 오리온대성운, 안드로메다은하를 보더라도 희꾸무레한 색없는 천체로 보여 처음에 보시는 분들은 꽤 실망하십니다. 빛의 양이 적어 명암만 구분되는 시신경세포인 간상세포만 흥분되기 때문이죠.
사족으로,,
관측 교수님께서 사람도 명상(?) 하여 오감을 발달시키면? 빛의 장노출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이상한 소리를 수업시간에 하셨는데 그땐 좀 이상한 괴짜교수의 미친소리가 아닌가 싶었는데. 좀 나이들어 생각해 보니 꽤 멋진 상상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도심 속 은하수 촬영이 힘든 이유는, 은하수 자체가 희미하고 광량이 적은데, 광해로 주변광이 많아지면 장노출을 해도 주변광도 같이 잡혀 촬영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 낮에 별이 보이지 않는 것과 비슷하죠. IR촬영을 하면 가능한 부분도 있습니만... 뭐 그거부턴 전문가의 영역이라^^
은하수는 우리나라 설악산같은데서 그믐날 밤에 주변 어두우면 아직 잘 볼 수 있어요.
저 고등학교다닐때는 강남에서도 은하수는 안보여도 별똥별은 잘 보였었는데.. 이젠.. 그냥 별도 잘 안보이네요 쩝
눈으로 안보이는 걸 카메라는 보이는 이유는 노출시간과 모으는 빛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죠 라는 설명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건물 창문 안 빛이 엄청 강하죠?
장노출로 빛을 계속 모아서 밝아진거니까,
같은 사진의 명암을 좀 줄여서 창문의 빛이 눈에 보이는 정도로 낮췄을때 밤하늘 정도가 눈에 보인다고 보면 될거같습니다.
그걸 말한게 아니라 색상 보정을 말한겁니다.
은하수를 촬영하면 처음부터 저렇게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포토샵 또는 라이트룸 등을 통해 은하수의 색상 보정작업을 몇차례 하게 되고 그 결과물이 저것이고, 보통 이러한 작업은 개인의 스타일이 많이 들어가게 되죠.
실제로 눈으로 보면, 아름답다 이런 느낌이 아니고 공포스럽습니다.
별이 너무 많아서 검은 하늘보다, 별이 더 많거든요.
징그럽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고, 1시간쯤 지나서 마음이 진정되고야 아름답다 라고 인지하게 되더군요.
여튼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한국에서 그만한 별을 본적이 없네요.
저는 저 정도는 색상보정도 특별히 들어간거 같지 않기는 하고 극지방이라는 지역 특성상 저렇게 보일 것 같아서요.
호주 사막에서 봤던 별들도 인상깊었는데
남극의 별들은 감탄만 나오는군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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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있는데요. 남극 만년빙 색깔이 정말로 푸르스름한가요?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푸르스름한 만년빙 넣은 온더락 위스키 한 잔 하는 것인데,
만년빙을 넣은 위스키 마실 만한 가요?
겨울 양구 훈련소에서 야간에 동초 돌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서 보인, 제가 첨 본 은하수와는 차이가 어마어마하네요!!
은하수 대박이네요 ㅎㅎ
50여년전 철원 외가집에서 본 은하수의 모습이 잘 기억나질않네요..
멀리서 보는 저에게는 낭만처럼 보입니다.
GOP에서도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느낌이라니..
근대 정말 고생이 많으실듯하네요
남극은 지금 한겨울일텐데, 진짜 얼음 다 녹고 맨땅이군요....
광학장비의 도움 없이 은하수를 보고 싶어요.
우리나라 어지간한 곳에선 광해가 워낙 심해서 달 없는 밤 노려서 '떡보정'해도 저만큼 잘 안나오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이니 북유럽권처럼 가로등이나 기타 조명도 좀 규제해야하지 않나 싶어요.
사진 잘 봤습니다.^^
감을 줍니다
두렵기도하고 아름다워 한없이 작아집니다
광해가 없는 곳에서의 관측은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추운 곳에서 카메라 및 기기베터리가 나가지 않고 장노출이 가능한가요? 은하수 정도만 찍을 수 있는건지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ㅎㅎ
쏟아질 것 같은 수많은 별들도 참 인상적입니다.
고맙습니다.
한국에서는 보지 못하는 은하수의 장관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통 몃진 풍경사진을 보게되면 출사지 정보를 묻게 되는데...
문의할 엄두가 안나는 풍경입니다.
모쪼록 몸 건강히 근무 잘 끝마치시고 귀국하시길 빕니다.
늘 멋진 사진, 진귀한 사진 잘 감상하고 있네요.
어렸을땐 서울 하늘에서도 별들을 쉽게 볼수 있었는데 ㅠㅠ
암튼 잘봤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