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머님이 쓰시던 갤럭시 진 2를 받아왔습니다.
워낙 저사양 보급형 기기라 딱히 용도가 있었던건 아니고, 나중에 약정 연장용으로 두면 좋겠다 싶었는데요, 3.5파이 단자가 있길래 제가 쓰던 이어폰을 꽂아보니 의외로 쓸만한 소리가 나오더군요.
해서 저렴이 이어폰 하나 물리고 잘 때 꽂고 자는 용도 정도로 쓰자 해서 저렴한 이어폰을 찾다가 KZ-ED12라는 이어폰을 구매해 봤습니다.
왼쪽이 KZ-ED12 이어폰, 오른쪽이 갤럭시 진 2입니다.
일단 패키지는 매우 작고 이어폰 박스에 이어폰 디자인이 그려져 있네요.
구성품은 본체, 케이블, 여분의 이어팁, 보증서 같은 종이들 입니다.
구매 가격 정확히 만원 (가격은 10,320원이었는데, 320원은 포인트 썼습니다.)짜리 이어폰이 케이블 탈착식이라니 놀랍습니다.
참고로 2천원 정도 더 비싼 모델은 통화용 마이크가 달린 케이블로 옵니다만, 이걸로 통화할 일은 전혀 없으니 그냥 제일 싼걸로 주문했습니다.
쉘 색상은 파랑과 빨강인데 만원짜리 치고는 잘 뽑혀 나왔습니다.
디자인은 동사의 KZ-ZST와 같은데 내부에 BA가 빠지고 DD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멀티 드라이버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도 단순합니다.
아, 이어팁은 구성품 안쓰고 제가 갖고 있던 아즈라 세드나 이어팁을 끼워 놨습니다.
기본 이어팁은 빈말로도 좋다고 하기 힘든 품질 입니다만, 세드나 정도의 이어팁은 좀 과분해 보이는군요. (이어팁 가격이 이어폰 보다 비싸네요.ㅎㅎㅎ)
일단 요렇게 갤럭시 진 2에 직결로 물려 봤습니다.
케이블은 가늘고 잘 꼬이는 재질이라 별로 입니다만 역시나 만원짜리 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입니다.
사실 이걸 산 이유가 원래 제가 음악 들을 때는 저렇게 유선으로 큐델릭스를 연결해서 듣곤 하는데, 갤럭시 진 2는 무선 충전이 안되서 음악을 들을 때 충전이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3.5파이 단자에 이어폰을 물렸는데, 원래 쓰던 이어폰은 2.5파이라 연결용 젠더를 끼워서 쓰려니 좀 불편하더군요. 그리고 자기전 뒹굴거리면서 쓰기에는 너무 고가의 이어폰이라 좀 걱정도 되고요.
아무튼 목표한 적당히 음악듣기 용도로는 괜찮은 수준입니다.
KZ-ED12는 구매 전에 기대한 수준보다는 확실히 좋은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저는 모든 음향 효과는 끄고 듣는데요, 그 상태에서 저음이 조금 강하긴 한데, 나머지는 전체적으로 플랫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살짝 치찰음이 있긴 했는데, 한 5~6시간 정도 듣다보니 좀 줄어든 느낌이긴 하네요.
KZ가 여러 종류의 이어폰을 내놓기도 했고, 나름 한 때 KZ-ZST라는 가성비 이어폰을 만들기도 해서 그래도 못 쓸 물건은 아니겠거니 하고 주문했는데, 예상보다 확실히 괜찮네요.
뭐랄까 고급지고 세밀한 소리는 아니지만 적당적당히 듣기는 괜찮은 느낌입니다. 유닛은 DD 1개만 들어있다보니 거의 안낀 듯 한 느낌으로 가볍고요, 이어팁만 좀 제대로된 걸로 끼워주면 착용감도 괜찮습니다.
이게 단선되면 그냥 버리고 새로 사는게 나을 정도의 가격이긴 한데, 어쨌든 탈착식이라 케이블 교체도 가능하다는 건 장점이기도 하네요.
(사실 의도했다기 보다는 ZST의 금형을 그대로 쓰느라 이렇게 된 듯 한 느낌입니다.)
블루투스가 좋기는 하지만 제 생활방식 상 잠들기 거의 직전까지 음악을 듣다 자는데, 충전기 다시 꽂아 놓고 자려면 그새 잠이 깨서 그냥 유선 이어폰 듣다가 대충 빼서 팽개치는게 편하더군요.
뭣보다 만원에 이정도 소리면 상당히 쓸만해 보입니다. 확실히 여타 번들 이어폰들 급과 비슷 혹은 우위에 있는 소리를 들려주네요.
KZ가 저렴한 가성비 제품을 주로 내놓는데 이녀석은 그 중에서도 제일 저렴한 녀석이라 한 때 알리 행사로 $4~5 정도에도 풀렸다고 하는데, 그래도 만원 정도 까지는 지출해도 괜찮을 소리라고 생각 됩니다.
추가로 이 리뷰를 쓰는 이유가 이 제품의 리뷰가 거의 없더군요. ED12가 10,000원, ZST가 17,000원 정도라 그래도 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신경 쓴다면 대체로 ZST를 구매하는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7천원도 더 쓰기 좀 그렇기도 했고 (어차피 저렴한거면 되서...ㅎㅎ), 하이브리드 타입 이어폰 특유의 소리가 따로 노는 느낌을 싫어하다보니 차라리 ED12가 더 낫지 않나 싶네요.
-사실 구매전 예상한 음질은 다이소 3천원 짜리 정도보다 조금 나은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놀랐습니다.
오버이어 인이어 타입 이어폰에 거부감이 없으시고 그냥 싼 이어폰이 필요한 분들께는 나름 가성비 제품이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