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ustDream 입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0월 하순부터 시작해서
코로나로 인해 예정 기간보다 오래인 18개월 차에 들어가고 있고, 조만간 복직하려고 준비중인 상황에서 글을 적어 봅니다.
1.휴직 동기
저희는 8살, 5살 두 꼬맹이가 있습니다.
(휴직할 무렵에는 6살, 3살 이었지요.)
맞벌이다 보니 회사 어린이집에 8시에 1등으로 등원하고, 19시~20시에 꼴등으로 하원 하기가 일상이었습니다.
큰아이 3살때 부터 였으니 대략 4년을 그러고 살았나 봅니다.
매일 오전 7시 20분 전에 나와야 하니 애들도 6시 30분 전에 일어서 같이 준비를 해야 했으니,
아침간식은 전날 준비해둔 과일을 차안에서 먹어야 했고,
저녁에는 오후 간식을 3시반에 먹고 나면 하원하고, 원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반숙계란, 작은빵 을 먹이곤 했습니다.
(집에가면 8시~9시라 배고프다고 하면 하원하는 차안이 너무 힘들었었지요.)
꼬맹이들한테 이러고 사는게 무슨 부귀 영화일까 싶어, 반년 가량 고민하다가 아빠 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2. 휴직신청
회사에서 팀장님에게 휴직하겠다고 면담했을때,
개인 고과측면에서는 시기가 아쉽지만, 가족이 우선이라며 흔쾌히 받아들여졌습니다.
대략 3개월 전에 말하고 인수 인계 기간을 가졌고, 휴직 전전날 까지 밤샘작업을 했네요.
남은 연차 전부 소진 하고 휴직 개시 하는 방식이어서, 개시일 보다 대략 10일전 부터 집에 있었습니다.
pc 정리하고 반납하는날 엄청 신나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3. 휴직 수당 관련
아무래도 제일 문제가 되는 부분이겠지요.
다들 아시는 것처럼 아빠휴직제도가 있어 한 아이에게 부모가 번갈아 휴직하게 되면,
첫 3개월은 최대 250만원, 나머지 9개월은 150만원 기준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중 25%는 보증금 형태로 차후 복직 후 6개월 후에 신청 및 수령 하게 됩니다.)
다만, 이 휴직 수당도 매월 급여 형태로 받거나, 차후에 몰아서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저금한다 생각하고 1년 후에 받기로 하고 생활하였고,
1년이 지난 시점에 고용보험센터에 방문 신청하여 일괄 수령 했습니다.
(받았을때 20%는 아내에게 하고 싶은거 하라고 건네고, 남은 돈은 주식 중인데... 흠... ㅠ_ㅠ)
차후 받는건 복직 하고 하루 연차내고 신청하러 갈 계획입니다.
4. 휴직기간의 삶
번 아웃도 오고 해서 처음은 그냥 놀았던것 같습니다.
아이들 어린이집 등원하고, 하원 챙겨주는 사이 시간에 회사 주변 까페에서 pc하고 놀기도 하고,
혼자 차타고 드라이브도 하거나, 부모님집에 슬쩍 다녀오기도 하면서 지냈던것 같습니다.
큰애랑 제주 한달 살기 해볼까 고민도 해보고,
가족여행 스케줄도 준비해서 아내에게 보고(?) 하기도 했었던 기간입니다.
그러던 와중 코로나가 확산되었습니다.
이때부터는 아이들 둘이랑 100일 동안 집에서 지낸것 같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다 stop된 상태에서 아침/점심/저녁 붙어 지냈지요.
아침먹고 단지 밖에 있는 놀이터에 아무도 없을때 가서 2~3시간 놀고,
사람이 오기 시작하면 집에 돌아와서 씻기고, 간식먹고 키넥트도 1시간 하고 하면서 지냈습니다.
(처음에는 아예 밖에 안나가다가 한계가 있어 사람들 피해서 놀이터 다녔습니다.)
그렇게 3개월 넘게 지내고 한고비 넘었지만, 중간중간 확산세 마다
사람이 되고픈 곰처럼 애들과 지냈던것 같습니다.
휴직하지 않았었다면 이 코로나에 둘 중 한명이 퇴직하거나, 당장 휴직계를 냈었을 거라고
지금도 아내와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래도 봐주실 분이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등원 하지 못하게 되니 답이 없더라구요.)
5. 장점
아이들이 아빠를 엄청 좋아 합니다.
아무래도 주양육자가 되다 보니 그렇겠지요.
늘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사람이 저 니까요.
지금 아니면 언제 애들이 아빠한테 안기려나 싶어, 더 안아주고 보듬어 주고 있습니다.
(조금만 지나면, 아빠 냄새나... 빨래 같이 하지 말라고 하며 도망다닐 놈들 이라 지금이 마지막이다 생각합니다. ㅎㅎ)
집이 엄청 깨끗해졌습니다.
애들 등원 후에 청소/세탁 등 하고 싶은 정리를 오전에 해두니
예전처럼 거실이 전투형이지 않아 좋습니다.
주말에 몰아서 빨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것도 좋고,
볕좋으날은 2~3번 세탁기를 돌리기도 하네요.
요리도 서투르던게 유튜브 보면서 반찬 한두가지씩 하면서 그럭저럭 먹을만하게 바뀌었습니다.
애들 식단 고민이 제일 큰데, 나물류는 집앞에 저염 반찬 가계에서 주당 1~2회 사먹이고
간단한건 만들어 먹이고 있습니다.
엄마들 처럼 빠르고 정갈 하진 않아도 노력하니 나아졌습니다.
덕분에 아내는 퇴근하고 와서 손씻고 바로 밥먹고 애들과 시간 보낼수 있게 되었구요.
(아내에게, 복직하면 이 호사는 끝이다 라며 말해주고 있습니다~)
6. 단점
복직하게 되면 1년 반 이상 공백이고, 그 사이 코로나로 인해
회사 업무 방식도 비대면/재택/원격 + 신규트랜드로 변경되고 있다고 하는데,
저만 제자리 걸음 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애들 재우고 기술 블로그나, 트랜드 찾아 본다고 하지만 현업일때 기분으로 보는게 아니어서 인지
잘 안들어오네요.
(내일 식단은 뭐하지, 간식은 뭐만들지 이 고민을 더 자주 합니다.)
또한, 휴직 이후는 무급 기간이라 경제적인 것도 고민이 슬슬 생깁니다.
대출 받은건 이자만 내고 유지하는 생활이었고,
둘째는 아직 학원에 가지 않지만, 사립 유치원이라 분기마다 원비 등록이 꽤 되서 무시가 안되고,
애들이 커 가니 학원비도 더 나가기 시작하니까요.(공부 관련 보단 태권도, 미술 이것만 하는데도 슬슬 금액이 나오네요.)
7. 결론?
아이들 얼굴을 보면 예전보다 밝아짐과 안정감을 느낍니다. .
(약한 분리 불안이 있던 둘째도 지금은 유치원 생활에 적응잘하고 엄청 신나게 다니네요.)
코로나와 함께한 1년 반 정도 시간이
최초의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했지만 이것도 삶이지 싶습니다.
일이야 복직해서 새로 적응하고 하면서 어찌저찌 하면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휴직에 대해 후회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능하신 분들께는 시도에 대해 고민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두서 없이 적은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빠들 화이팅입니다. :)
감사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야 말로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가장 귀중한 보물같습니다.
저녁밥 짓고 애들 데리러 가서 놀이터 가고 씻기고 먹이고 토닥토닥 재우던 게 지금도 생각납니다. 여러 모로 힐링이었죠. 돈 빼고. ㅜㅜ
저출산의 문제는 결국 돈과 경력, 직장 유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국가 외에는 돈 많고 여유 많고 애정 많은 조부모 외에는 해결해 줄 누가 없어요.
지금 큰 애가 초1이라 안사람이 육아휴직하고 있는데 정해진 기간을 다 써서 무급 육아휴직 중입니다. 돈이 무섭습니다. 내후년에 둘째 초교 입학 때는 제가 휴직할까 하는데 돈이 문제네요. ㅠㅠ
/Vollago
입학하고 적응기간에 일찍 집에 오는데 맞벌이 부부는 교대로 휴가/반차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코로나라 기침이 잦은경우 학교에서 집으로 돌려보내지고 있어서 더 걱정입니다.
큰애 친구는 2일 연속으로 학교에 왔다가 집에 돌아갔다고 하는데, 듣기만 해도 답답한 상황이더라구요.
나름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회사였던 전 직장에서, 한 분이 꼴랑 6개월 육아휴직하고 돌아와서,
6개월을 진짜 개처럼(비속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주 100시간 했었는데, 저보다 더 열심히, 오래 일하셨거든요.)일하고
(-, 마이너스) 고과 받는 것보고 와... 진짜.. ㅋㅋㅋㅋ 웃음밖에 안나오더군요. 어지간하면 마이너스는 안주는데..
제가 해당 부서장 마이너스 멕이고 먼저 퇴사했지만.. 참...
본인도, 부서도 그리고 회사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장려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정부도 이런 쪽에 돈을 퍼부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한가지 선택을 해야한다면 가족이 우선이라 여겨집니다.
저도 지난 한 해 동안 재택 근무를 하다보니 휴직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있었다는게
거의 유일한 소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 휴직을 하지 않았다면 아이 첫 걸음마 하는 순간 등을 직접 보지 못했겠지요. 저도 경력 단절, 진급의 불이익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도 복직하고 큰 탈없이 잘 적응해서 남들보다는 1년 늦긴했어도 무리없이 진급도 했습니다.
정말 돈으로는 계산 할 수 없는 값진 시간이지요. 이제 저도 둘째가 생겨 또 육아휴직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있습니다..ㅎㅎ
역시 가족이 최고입니다. ㅎㅎ
말못하는 갓난아기 딸과 하루종일 함께 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아빠만 찾고, 울때도 '엄마'가 아니라 '아빠~아빠~' 하면서 울때는 참 말못할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었네요.
물론 지금은 잘 기억도 못하지만요..ㅠㅜ
그래도 아직까지 아빠를 많이 찾고 따르는 것 보면 그때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ㅎ
아직 1년의 육아휴직이 남아있어.. 다시 한번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둘다 학교 보내놓고 조금 숨 좀 돌리고, 약간의 내시간도 갖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입니다. ㅎㅎ
저는 맞벌이 부부가 아이 하나 키우는 것 조차 기적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부모님 도움 없이..)
그런데 어쩌다 보니 기이이이이적 처럼 딸 둘 아빠네요. ㅎㅎ
저도 휴직 하고 싶네요.. 하....
멋신 시간을 보내고 계시군요.
앞으로 더 좋은 일들만생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