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얘기다 보니 줄거리나 소재가 들어갑니다.
스포를 했지만 놀랍게도 이 글을 보고 감상을 결정하시는게 도움이 될 지도 모릅니다!!
메모수준의 사용기라 말이 짧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호러라고 주장하는 부조리극.
따라서 일반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하는 게 상책.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93870
우리는 언제 만난 걸까. 언제까지 만나게 될까. 새로 사귄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여자. 그의 부모님...
https://www.imdb.com/title/tt7939766/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2020) - IMDb
* 장점
감독이 찰리 카우프만
- 이 사람이 뭘 만들었냐하면 <존 말코비치 되기>와 <이터널 선샤인>이다. 물론 감독은 아니고 각본이지만, 이 두 작품은 각본이 엄청나게 열일을 해야되는 영화이므로 그의 지분이 보통 영화들보다 아주 크다.
따라서 위의 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호감을 갖고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호감은 언제나 바뀔 수 있는법.... 호감이 비호감으로 바뀌면 첨부터 비호감이었던 것보다 더 강렬하니 주의요망)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
- 까다로운 대사들이 많은데 배우들의 연기는 놀랄 정도로 훌륭하다. 어느 하나 빠지는 타선이 없다.
기술적 완성도는 매우 훌륭
- 넷플릭스가 돈을 충분히 쏴줬는지 조명, 미술, 의상, 음악등은 굉장하다. 빈곤한 느낌, 독립영화 느낌이 1도 없다.
* 단점
논리로는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없다.
- 그래서 비논리로 이해해보려해도, 이 영화는 절대 감성적인 영화가 아니라 불가능하다. 화면에 뿌려지는 정보들의 선후와 맥락, 의도를 파악해 정렬시킬 수 없어서 영화가 난해함 그 자체로 다가올 확률이 높다.
부조리극이 싫다면 실패
- 위의 단점과 약간 비슷한 건데,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같은, 보통의 생활인이 봤을 때 미친 것 같은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가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밥 먹었냐고 물어보는데 술이 싫다고 대답하는 류의 진행이 짜증난다면 이 영화를 즐기긴 힘들 것이다.
더구나 이 영화의 영화 외적 정보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면... 해석이 불가능한 부분이 많아 재미가 없을 듯.
* 영화활용법
주말 2시간 정도는 그냥 버려도 된다는 사람에게 강추.
지적허영을 즐긴다면 아주 좋음. (매우 호의 영역임)
또한 일종의 해석놀이(퍼즐처럼 맞춰서 말이 되게 만들기)를 좋아한다면 필관.
이 영화가 취향이 아닌 넷플릭스 유저라면 화딱지가 날 일이지만,
이런 영화가 전체 영화풀을 넓혀준다. 뭐랄까? 이런 영화가 제작되게 놔두지 않으면
뻔한 영화만 양산될 수 있으니 전체 OTT 생태계에선 의미있는 콘텐츠임.
따라서 이런 대의에 동의한다면 감상할 만 함.
배우들의 팬이라면 봐야지.
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안보는 게 나을 확률이 더 높음.....
https://www.netflix.com/title/80211559
* 스포일러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해석임)
전제- 이 영화는 시간을 마구 섞었으며 실제 일어난 일과 머릿 속에서 상상한 일이 혼재되어있다.
주인공인 여자는 가짜다. 존재하지 않는다. 제이크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인물.
부모님 집에서 벌어진 일들 중 일부는 제이크가 과거에 겪었던 일들이다.
그리고 그 일을 겪을 때 그는 여자친구가 있다면... 이란 상상을 했고 그게 극에서 벌어진다.
현재의 제이크는 학교 관리인이며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것 같다.
바닥부터 구더기에게 먹힌 돼지는 제이크가 바라보는 자신의 영혼 혹은 인생에 대한 은유다.
여자친구의 다종다양한 직업은 그의 꿈이었다.
여자친구의 그림에 대한 평가는 그가 부모에게 받은 평가다.
(그 비평에 상처를 받아서 여자친구라는 가상의 인물을 방패로 쓴 것.)
아이스크림 가게의 왕따 당하는 여성은 제이크 그 자신이기도 하다.
또한 왕따시키는 예쁜 여종업원은 그를 흉내냈던 학교의 여학생과 동일인물(배우)이다.
영화의 제목이자 핵심 대사는 자신의 인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원래 카우프만의 팬이기도 하구요. 시네도키 뉴욕보다 더 난해한것에 깜짝 놀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