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하셨습니까?
예전에 일본에 여행을 갈 때는 항상 환전을 넉넉하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만엔이 그냥 만원 같이 생겼는데 이게 십만원 짜리라니, 처음에 손으로 느껴지지 않는 암묵적인 무게감에 놀랬던 경험이 있습니다. 소액권과 고액권 고루고루 서울역 환전 센터에서 맞춰서 환전한 다음에 봉투에 조심스럽게 담아서 가져왔지요.
일본 생활을 시작했을 무렵, 몇 번의 일본 여행을 통해 경험한 바로도 그 필요성은 여전했습니다. 신용카드는 받는 곳도 있었지만 들어올 때 대문에 신용카드 브랜드 표시가 없는 가게는 거의 백발백중 신용카드 사용 불가였습니다. 이 공식은 사실 지금도 유효하고요.
일본의 신용카드 사용 등 비현금 결제 비율은 2016년 기준 19.8%로, 동시기 96.4%를 기록한 한국에 비하면 무척 낮았으니 이는 사실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캐시리스 결제로의 급격한 변화
이 시국에 자발적으로 왕래가 줄은 와중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일본에 자의로 한국에서 들어올 수 없게 되면서 일본의 현상황을 접하는 것은 소식통을 거쳐서 전해듣는 게 전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자연스럽게 정보는 업데이트되지 않았고, 일본에 와본 과거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일본의 옛 모습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왜 그간 신용카드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았냐는 이유에 높은 수수료와 결제 단말기 부담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원래부터 이렇게 비싸게 받아버렸으니 애플페이의 수수료가 다를 바가 없어서 큰 부담 없이 도입이 된 모양이지만요.
하지만 일본도 몇 가지 계기로 인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현금 지상주의라는 말도 점점 옛말이 되어 가는 듯 합니다. 그 이유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은 이벤트가 떠오릅니다.
2018년 혹은 이전, 인터넷 쇼핑과 충전 카드 사용
2000년대부터의 현금 없는 결제는 충전식 카드가 주류입니다. 유통 업계 카드는 에디(edy), 나나코(nanaco), 와온(waon)이 대표적입니다. 교통카드는 Suica, Pasmo인 건 여행 간 사람이면 다 알고 있지요. 이런 터치하는 카드로 교통카드처럼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은 꽤 오래된 일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런 가게가 지속적으로 확장중이었다는 것입니다. IC카드까지 지원하게 되면서 상단의 터치부에는 이런 충전식 카드, 하단에는 PIN 코드 입력기와 IC 카드 삽입부를 가진 복합 기기가 흔해지게 됩니다.
그 외에 라쿠텐 쇼핑몰에 예치금을 넣어두는 것도 무현금 결제로 집계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2019년, 손정의의 페이페이, 공격적인 캠페인과 마케팅
핀테크의 활발한 보급의 신호탄은 페이페이가 쏘아올렸습니다. 랜덤한 확률로 랜덤한 금액으로 발생하는 캐시백은 한도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 파격적인 이벤트 덕분에 일본인은 물론 체류하던 한국인들도 당첨을 인증하는 유행이 있었습니다. 전자제품 양판점에서 페이페이로 결제하고 100% 캐시백을 받았다는 사람까지 있었으니 그야말로 꿈이 가득했지요.
이 이벤트 이후에도 퍼센트는 줄었지만 꾸준히 결제 후 돌려받는 것 같은 적립 연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창기에 비해 환원율은 줄었지만 쓸 수록 이득이라고 직관적으로 어필한 이 방식은 일본인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 것 같습니다.
이걸로 당첨되어서 공짜에 가깝게 구매했다는 인증이 온라인에 이어지니 동참하지 않으면 손해보는 것 같은 분위기가 일본에 팽배했습니다.
소프트뱅크 또는 Y 모바일 가입자, 야후 재팬 가입자 특전도 3천엔씩 제공하여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대기업의 핀테크 데뷔전이었습니다. 한동안 핀테크로 적자를 천문학적으로 보았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일본에서 지배적인 점유율을 얻게 되었으니 모든 것은 손 사장의 계획대로였던 겁니다.
2019년 10월, 소비세 인상에 따른 본격적 손해 실감
8%로 비교적 오래 유지되던 일본의 소비세가 10%로 오르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부가가치세는 진작에 10%지만, 일본은 세금 포함 표시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더 억울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최종 금액이 한국보다 그리 저렴하지 않은 것도 큽니다. (한국이 일본의 물가를 따라잡거나 앞서게 된 것에 가깝지만요)
다만, 식료품은 8%로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마트에서 일용품과 주류만 아니면 대체로 8%를 유지하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이 시기 9월에 라쿠텐 쇼핑몰은 역대 최고의 매상을 올립니다. (다음달에 사면 손해라고 사람들이 미친듯이 구매)
한편, 핀테크가 여기서 빛을 발하게 되는데, 정부 차원에서 소비 침체 억제를 위해 2%를 소비자에게 2020년 6월까지 환원해주기로 한 겁니다. 조건이 있는데, 현금 없는 결제만 각각의 결제 수단에 지정된 포인트로서 환원하는 것입니다. 신용카드 결제도 포함됩니다.
현금을 내는 게 손해라는 사실이 퍼지면서 현금을 내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젊은 사람들은 페이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 싶을 정도로 보편화된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직장 동료의 변화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편하다고 알려줘서 고맙다고 저한테 말하더군요.
한국에선 별종 취급 받지만, 일본인 중에는 데빗카드도 신용카드도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은행 계좌 충전 및 결제가 편리한 페이 서비스는 현금을 안 쓰는 유일한 돌파구가 됩니다.
(추가: 그리고 다가오는 9월부터 마이나포인트라고 마이넘버카드 인증을 한 사람들에게 상한 5000엔으로 결제 금액 일부를 환원(?)한다고 아래 다양한 페이나 충전카드, 신용카드 골라서 하나 연동해놓으면 정부에서 포인트를 퍼주겠답니다. 돈 없는 거 아니었나요 일본 정부...??)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의 매개체가 될지 모르는 현금
코로나 시국이 이어지면서 가게도 현금을 반기지 않게 된 분위기입니다. 카운터마다 비닐과 플라스틱 벽이 둘러지면서 카운터 직원과 손님을 분리하는게 상식으로 자리잡게 된 뉴 노멀의 시대인데요. 현금 트레이와 PIN 코드 입력기만 올려져 있을 뿐입니다.
현금을 보는 가게 주인의 표정이 변했습니다. 현금은 믿을 수 없는 상대의 손을 거쳐온 물건입니다. 하지만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면 안전하게 바코드 스캐너만 들이대면 됩니다.
손님 사이 거리를 두기 위해 줄이 길어져서 스트레스인 가게 주인 입장에서도 돈 계산 없이 더 속도가 빠른 QR 결제가 반가울 법합니다. 현금 고객이 이전만큼 반갑지 않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어떤 페이 업체를 쓸 것인가
애초에 이용하려는 상점이 해당 페이 가맹점이어야 가능한 이야기입니다만, 복수 대응 가능한 가게가 늘어나면서 뭘 가입해야 하나 고객도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QR 코드를 활용한 결제이고,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페이페이 (ペイペイ)
통상 0.5% 적립, 추가 0.5%(전월 100엔 이상 50건 결제), 추가 0.5%(전월 10만엔 이상 결제), 추가 1%(앞 두 조건 모두 해당시), 추가 적립 상한 회당 7500엔, 적립 상한 월간 1만5천엔
투자의 귀재(?) 손정의 사장으로 유명한 소프트뱅크에서 만든 페이 서비스입니다. 등장부터 강력한 캐시백 당첨 시스템으로 환급을 받을까 말까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가입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게 유명해지면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갖게 되었습니다.
장점
- 가맹점이 제일 많습니다.
- 소매점을 집중 공략하여 현금 아니면 페이페이로만 가능한 가게가 많습니다. 가게 주인에게 수수료도 향후 재공지까지 무료이고, 전용 복합 단말기도 제공합니다.
- 소액이지만 결제 직후 얼마 적립되었다고 바로 뜨는게 좋습니다.
- 결제 완료 효과음이 있고 가게 사람도 자주 봐서 헤매지 않고 대응합니다.
- 신용카드 연결이 가능하여 후불 결제가 가능합니다.
- 잔액 충전시 편의점 ATM에서 현금으로 충전 등 편의 서비스가 있습니다.
- (추가: 공과금 지불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지원하는 지자체나 전기/가스 회사가 라인 페이와 동일하지 않아서 유의가 필요합니다.)
단점
- 열심히 퍼준 반대급부인지 돌아오는 캐시백이 많이 줄었습니다. 매번 다른 캠페인 브랜드에 가서 혜택을 주워먹어야 합니다.
- 일부 가맹점은 QR를 스캔하여 내가 금액을 입력하여 가게 주인한테 보여주고 “이 금액 맞지요?” 하면서 확인하며 진행을 눌러야 해서 결제에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 신용카드 연결시 마스터카드, 비자카드만 지원되고 JCB가 지원되지 않습니다. 데빗카드 지원하지 않습니다.
- 잔액 충전 가능한 은행이 제한됩니다. 인터넷 계열 은행은 안 됩니다. 한국인이 송금 목적으로 활용하는 신한은행 자회사인 SBJ은행, 라쿠텐은행, 신세이은행 전부 안 됩니다.
- 타 페이와 다르게 API 지원이 빈약하여 MoneyForward 같은 연동형 자동 가계부 사용이 어렵습니다.
라인페이 (ラインペイ)
0.5 ~ 3% 등급에 따른 차등 적립 (최근 6개월 이용액 기준 등급 산정)
라인페이는 일본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SNS 메신저 라인만 있으면 쓸 수 있는 서비스라 인지도는 최강입니다. 초창기에 결제 금액의 2% 적립으로 혜자 서비스로 알려져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인은 라인페이 직불카드가 무기명으로 활용하기 좋은 선불카드라 꼭 이용해보게 됩니다.
장점
- 네이버 페이랑 연계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이제, 한국의 관광객이 네이버 페이로 라인페이 가맹점에서 한국 잔액으로 코드 결제가 가능합니다. 비거주 한국인 입장에서 유일하게 써볼 법한 서비스가 되었네요.
- (추가: ...였으나 2019년 말 주요 편의점에서 연동이 풀리게 되면서 남은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게 바뀌었다고 합니다. 편의점에서 네이버페이를 못 쓰게 되니 관광객이 이용할 이유가 상당수 사라졌습니다)
- 라인의 기본 기능이라 별도 설치가 불필요하고, 라인페이 앱을 써도 됩니다. 결제에 최적화되고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UI가 강점입니다.
- 가맹점이 가장 많지는 않지만 알려진 곳은 대체로 라인페이가 대응됩니다.
- 페이가 되는 곳은 라인페이로, 신용카드만 되는 곳은 데빗카드를 사용하면 됩니다. 잔액을 공유합니다. 다만 데빗카드는 IC카드가 아니므로 꽂을 수 없는 긁는 카드라고 말해야 합니다.5
- 웹에서 라인페이 결제가 가능합니다. 라인 스티커 구입도 앱에서는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충전금을 쓰지만, 브라우저 웹에서 사면 라인페이 결제로 이동됩니다. 가끔 이걸 장려하는 캠페인도 합니다.
- 스타벅스, T 포인트 같은 타사 카드와 연계가 가능하고 잔액을 충전하는데 라인페이 잔액을 사용할 수 있고, 라인페이 앱만으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즉, 스타벅스에서 스타벅스 카드를 발급받지 않고 스타벅스 라인 카드를 가상으로 발급 받아, 라인페이 앱에서 충전하고 결제하고, 한정 디자인을 화면에 띄울 수 있습니다!
- 잔액 충전시 상당히 많은 은행이 대응됩니다.
아마도 유일하게 공과금 지불이 가능합니다.페이페이와 더불어 드물게 공과금 지불이 가능합니다. 도쿄 수도권이라면 도쿄전력 전기요금, 도쿄가스 가스요금, 대부분의 지자체 수도요금까지 라인페이로 지불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바코드 스캔시 중복 체크가 없으니 꼭 결제 후 고지서를 버리거나 표시를 해둬야 한다는 점입니다.- 라인을 쓰는 사람끼리 송금이 편리합니다. 결제도 한 명이 라인페이나 직불카드로 하고, n분의 1 결제처럼 분담하면 좋습니다.
- 라인 대화창에 결제 히스토리가 남습니다.
단점
- 잔액 충전식으로만 쓸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등록은 안 됩니다. 충전해야만 쓸 수 있는 게 원칙이라 불편합니다.
- …였는데 라인페이 신용카드가 등장하여 연결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라인페이만을 위해서 신용카드를 추가 발급받아야 한다는 점은 불편합니다.
- 고객 등급제를 갖고 있어서 일정 금액 이상 안 쓰면 적립률이 형편없습니다.
메루페이 (メルペイ)
통상적립액 없음
중고판매 플랫폼 일본내 1위는 메루카리입니다. 앱으로 중고거래 전과정을 마칠 수 있고, 한국과 다르게 익명 택배가 발달하여 직접 대면할 필요가 없어 편리합니다. 기존에는 이 매상금을 예치금으로 처리하여 법적 제한 탓에 일정 기간만 보유하고 은행 계좌로 수수료를 지불하고 인출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메루카리가 페이에 진출하면서, 이 예치금 시스템이 잔액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충전할 수도 있고 그대로 가게에서 쓸 수도 있고, 잔액을 써서 중고 제품을 구입하고, 판매하여 잔액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전과 다르게 예치금의 유효기간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장점
- 중고거래의 매상금을 그대로 손실 없이 가게에서 쓸 수 있습니다. 중고품 판매를 활발히 하는 사람은 충전을 안 하고도 지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 캠페인을 꽤 활발하게 합니다. 쿠폰이나 이벤트를 잘 챙기면 꽤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단점
- (추가: 접촉식 결제 방식인 iD 지원 덕분에 메루페이 가맹점이 아니어도 연계하여 쓸 수 있는 곳이 폭넓습니다. QR 코드가 아니라 터치를 해서 결제한다는 댓글 경험담 감사합니다.)
- 가맹점이 적습니다. 물론 다른 페이는 대응 안 하고 메루페이에 대응하는 곳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페이페이가 동시에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흔한 일이죠.
- 역시 충전해야만 결제가 되는 잔액 기반 서비스입니다. 다만, 자체적으로 후불 시스템을 도입하여서 나중에 인출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라쿠텐페이 (R pay)
1 ~ 1.5% 적립 (라쿠텐카드로부터 캐시 충전후 결제 금액은 1.5%, 포인트나 캐시 결제액은 1%, 신용카드 직결제액은 라쿠텐 카드는 1%)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과 연계가 되는 QR 결제 시스템입니다. 라쿠텐 생태계가 그렇듯이 SPU 혜택을 줘서 쇼핑몰 이용시 가입자란 이유로 포인트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라쿠텐 포인트의 활용처로 활발하게 이용도 가능합니다. 라쿠텐카드 연결시 카드 포인트 적립과 동시에 페이 포인트 적립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장점
- 라쿠텐 서비스 다른 것도 이용한다면 같이 이용해서 포인트 이득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 인터넷 라쿠텐 쇼핑몰에서만 주로 사용하던 포인트를 일반 결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신용카드 등록이 가능합니다.
- 결제 옵션에서 포인트, 캐시를 얼마나 쓸지 사전에 설정해둘 수 있습니다. 우선 결제 설정에 따라 결제한 다음에 나머지만 카드에서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 라쿠텐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가맹점에서는 한 앱에서 적립 후 지불 모두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번 스캔이 필요)
- 라쿠텐 캐시를 휴대폰 번호를 통한 가입자간 송금 수금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수수료 없이 잔액 이전이 수월합니다.
단점
- 역시나 JCB가 소외된 신용카드 연계 서비스를 보여줍니다. 자사 신용카드 중에는 JCB 카드도 있는데 어쩌나 싶지만, 라쿠텐 카드는 종류 불문 된다고 하니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 대기업이 운영하는데 가맹점 현황이 처참합니다. 후발 주자인데 더 위기감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지…? 그래도 여기 설명된 페이류들은 주요 편의점에서 전부 이용 가능하니 괜찮습니다.
애플페이 (アップルペイ) / 구글페이 (グーグルペイ)
애플페이와 구글페이는 QR 결제가 아닙니다. 애플페이는 모든 아이폰 7 이후 아이폰, 구글페이는 일본 내에서 출시되어 오사이후케타이라고 불리는 종류에 한해 대응이 됩니다. 휴대폰을 터치하여 사용하는데, iD나 QuicPay라는 일본의 기존 터치식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그대로 집어넣어서 신용카드의 터치 결제가 가능한 곳이 그대로 가맹점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점
- 가장 안전한, 기기 제조사가 지원하는 결제 방식입니다.
- 폭넓은 신용카드와 연동이 됩니다. 각각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록이 되는 카드가 바로 이용 가능한 카드입니다.
- 애플페이의 경우, 지원하는 국가에 가면 해외 결제도 가능합니다. 한국에 와서도 EMV 방식은 해외 애플페이 등록 상태에서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결제 수수료는 본인의 부담이지만요.
단점
- 구글의 경우 하드웨어의 한계로 이용 가능한 기기가 한정됩니다. 해외폰은 기본적으로 불가하고, 일본 내수에서도 한정된 기기만 가능합니다.
- 별다른 캠페인이나 쿠폰이 없습니다.
그 외
- d바라이 (d払い): 도코모 휴대폰 요금과 통합 청구도 가능하고, 신용카드 등록도 가능합니다. 가입자가 많은만큼 독자적인 캠페인이 풍성하여 메루카리, 아마존 기간한정 혜택도 있습니다.
- au pay: au 이외의 사용자도 이용 가능합니다. Ponta 포인트랑 연계가 되어 포인트 활용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파미페이 (ファミペイ): 편의점 패밀리마트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충전도 점포나 파미마T카드(신용카드)로만 가능합니다. 전용 캠페인이 많으므로 이 편의점 이용이 빈번한 사람만 유용할 듯 합니다.
- 유초페이 (ゆうちょペイ): 우체국 계열인 유초은행 계좌만을 결제 수단으로 지정 가능합니다. 가맹점은 처참하지만, 역내 발매기에서 출금할 수 있고, 미성년자 가입이 가능한 점 등 사용이 편리한 점으로 광고하고 있습니다만, 출발도 늦었고 일반인에게 메리트는 적습니다.
오리가미페이 (Origami pay): 일본 최초의 QR 결제 서비스였으나, 2020년 2월에 메루카리의 자회사가 되면서 4월 29일 부로 코드 결제 서비스를 종료, 6월 30일에는 모든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여담
여담①: 중국의 돈이 필요해
페이가 보급되지 않았던 시기에도, 카드 가맹점이 아닌 곳에서 알리페이, 위챗페이 스티커가 붙어있는 가맹점이 많았습니다. 내국인은 현금 지불에 저항이 없으니 현금만 받겠지만, 중국인은 위조지폐 의심 문제로 페이를 더 많이 쓰니까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선 페이가 필수적이었던 모양입니다.
무엇보다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하지 않고 상점 주인의 스마트폰 앱이나 QR 패널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니까 도입 비용도 없다시피 하니 저항이 적습니다.
개인적으로 관광지 위주로 돌아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페이페이를 도입한 소상공인 가게도 알리페이로 일찌감치 QR 결제의 맛을 본 분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QR 결제에 비용 부담이 줄어들자 뛰어든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여담②: 세븐 페이 잔액 탈취 사건 by 7-11
2019년 7월 1일 세븐페이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시작부터 다소 개그였던 것이, 원래 있던 나나코 충전 카드의 포인트 적립률을 1%에서 0.5%로 삭감하고는, 세븐페이 이용시 포인트 적립률이 2배라고 광고를 때린 겁니다. 이게 거짓말은 아닌데 사기당한 느낌이네 싶어서 애초에 이용할 마음이 사라졌던 게 사실입니다. 천만다행인 일이죠.
그런데 출시 직후 해커들이 타인의 계정에 접속하여 충전금을 탈취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생년월일이 입력되지 않은 경우의 기본값을 이용하여 본인확인을 이용하여 비밀번호를 재설정하는 방법으로 계정을 도둑질해버린 겁니다. 2단계 인증도 없어서 다른 서비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취약했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한편, 핵심 범인이 검거되지 않은채로 전자담배를 사재기 하던 외국인만 검거되었습니다.
4일만에 서비스가 완전히 정지되었고, 동년 9월 30일을 기해 세븐페이는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2020년 2월까지 피해 사례를 접수받아 전원의 잔액을 순차적으로 환불하였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서비스가 돈을 다루면 이렇게나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신용카드에 만족합니까?
삼성페이조차 신용카드 가맹점에 탑승하기 위해 루프페이 기술을 이용하여 신용카드의 자기장을 흉내내는 한국의 상황을 생각하면, 오히려 신용카드의 압도적 보급률이 부담스럽습니다. 새로운 결제 방식으로 넘어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IC 카드로 전환이 이뤄지면서도 NFC 결제 방식은 필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전히 폰을 카드 긁는 곳에 들이대는 것이 상식처럼 자리잡아 있습니다.
QR 코드 결제의 1-2년 사이의 폭발적인 일본내 보급을 실제로 느끼면서 한국의 변화도 기대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애플 페이를 여전히 쓸 수 없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결제 단말기의 보급, 그리고 수수료 문제에 있다고 하니까, 경색되어 있는 건 한국의 결제 시스템이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페이의 춘추전국시대가 열어준 할인 경쟁과 같은 신선한 변화가 한국에도 비슷하게 다가올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 공유해봅니다.
여러 가지 포스팅해야지 하고 쟁여둔게 많은데, 마음처럼 업데이트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갤럭시를 쓰는데 일본에서 접촉식 결제를 못하는게 제일 답답합니다. 그래도 페이 덕분에 입국하기 전에 걱정했던 동전 계산하는 문제는 덜어서 다행입니다.
페이페이 같은 적자를 감수한 시장 점유로 충격을 가져올 업체가 없으려나요.
무엇보다 터치용으로 나온 저스터치가 서비스 범위도 그렇고 가맹점의 준비도 미비해서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애플 유저가 아니지만 차라리 제발 애플페이가 확대되었으면 싶을 정도에요. NFC 결제 보편화를 위해서요.
메루페이가 iD 가맹점을 지원한다는게, 메루페이 가맹점이 아니어도 된다는 소리였군요. 그냥 QR 찍으면 되지 저게 무슨 의미가 있나 좀 그간 이해를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제 폰이 오사이후케타이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폰도 아니라서 말이죠.
라인페이는 개악이 많이 진행되고 있지요. 페이 부문은 회사 상태도 안 좋아서 페이페이와 한 식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나마 페이페이로 통폐합은 아니라 다행인가 싶긴 합니다. 라인페이가 편의성에서 우월한 부분도 상당히 많거든요.
그나저나 말씀하신 대로라면 스벅 카드를 라인페이로 충전하는 건 호구짓이었네요. 앞으로는 그냥 스벅 앱에 신용카드 등록하는걸로 해야겠어요. 다행히 잔액이전도 스벅 앱 내에서 되는군요.
페이페이로 도쿄 가스, 도쿄도 수도국 청구서 결제 가능 합니다. 제가 매달 그렇게 결제 하고 있습니다.
https://paypay.ne.jp/bill-payment/?yclid=YJAD.1593947008.AdixfFmdcq38BMRPUVnHL_NZlB3_K1tlYi209.RqhCt9mwnD2ppnGSzXD9uUrA--
청구서 대응 기관 목록 입니다.
정부에서 하는데도 안되니 참.. 언젠가는 따라가겠지만 서로 하기싫어하는거같습니다.
타이밍과 계기 모든 것이 딱 들어맞지가 않는 상황인 것 같네요. 그만큼 이해관계가 치열하고 모험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페이페이로는 저도 전액환급받아서 스위치를 샀었습니다. 요즘엔 환급률이 떨어져서 좀 안타깝지만요 ㅠㅠ
얼마전까지만해도 1.5%였는데...
잡소리(?) 개인팁을 말씀드리자면
라인페이는 퀵페이에도 대응이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퀵페이만 써지는 곳에서 써먹고 있습니다.
파미페이는 깔아만 둬도 무료 음료수 (저는 왜 때문인지 술만 주더군요) 를 받을 수 있는데다가
포인트만 쌓고 결재는 다른 걸로도 가능한게 좋더군요.
세븐...은 세븐페이말고 회원가입 해두면 세븐일레븐의 와이파이를 무료로 쓸 수 있고 요즘에는 가끔 주말마다 (방사능 쌀로만든) 삼각김밥을 하나씩 주더군요
미지원 단말기 유저는 부러울 따름입니다.
파미페이도 등록은 해둬야겠군요. 세븐은 라면류만 사서 필요한게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세븐 회원이라 마일리지 한동안 열심히 적립했는데 도저히 혜택을 받을 각이 안 나와서 적립을 그만둔 적이 있었네요.
NFC는 삼성페이도 지원한다면서 가맹점별로 되는 곳 안 되는 곳이 갈리고, 어디는 NFC 결제기가 있는데 연결 안 되어 있고 알바도 모르고 난장판이죠...
그리고 프라스틱 하나로 뭐든지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의 한국에서 QR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걍 카드결제가 제일 편하던데.. 비자/마스터 카드 한장이면 전세계 어디든 결제가 가능한데...
그런데 여기서는 QR 결제, IC카드 결제(는 비밀번호 패드 일체형이 대부분), NFC 터치 결제 모두 고객쪽에 가까이 있고 그래야 절차가 수월하다보니 이쪽이 편리합니다. 남한테 넘긴다는 부담감도 적고 절차 진행이 빠르고요.
삼성페이 탓에 폰 넘겨줬는데 시간초과는 예사로 걸리고, 점원이 폰 떨어뜨려서 파손되었다는 경험담이 들리는 거 보면 이것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제가 갤럭시 기어 s3 삼성페이 루프페이 내장형을 한국에서 쓸 때 느낀점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손목을 꺾어서 점원의 POS기에 들이대거나 시계를 풀어야 했거든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플라스틱 카드는 하나만 쓰면 모를까 많으면 불편하죠. 저처럼 폰에 다 넣고 싶은 욕심이 있는 사람도 꽤 많을 겁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0429145200017
그런데 사용자 앱에서 스캔만 되고 가게에서 폰 화면을 찍는 스캔이 안된다는 것은 뭔가 특이하네요.
카카오페이 앱에서는 페이페이 QR 코드를 읽고 입력한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데, 가게측 결제기로는 카카오페이의 QR 코드를 읽을 수 없다는 소리네요.
전자는 소매 상점이나 양판점 결제 방식이고, 후자는 편의점 결제 방식입니다. 사용처가 제한되겠네요.
예전에 도쿄에 갔을 때에는 스이카가 편해서, 우리는 이런 거 안 된다고 생각하니 참 부럽더군요. 지하철 탈 때마다 애플워치를 슬쩍 갖다대기만 해도 되는데 이 좋은 걸 한국에서는 아직도 못 쓰다니요. 지금도 제 워치에는 스이카 잔액이 심어져 있습니다. 심어져 있기만 합니다...
QR 코드 결제는 이런 불편함이 없고 아이디 비밀번호 로그인 기반이라 기기 변경시에도 편리합니다.
휴대폰이나 워치 내장형도 해당하는지 모르겠지만, 스이카는 10년간 미사용시 완전 무효화되므로 유의하세요. 그 사이 한 번이라도 쓰면 유효기간이 연장되는 방식이라네요.
장기미사용 카드는 역에 방문해서 재발급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애플페이는 카드 재발급이 손쉽겠지만 잔액이 걱정입니다.
이미 그 때 스이카로 안 되는게 없더라구요. 신카 안 되는 동네 구멍가게조차도 스이카는 다 받는 거 보고 놀랬죠
다들 그런 거 모르고 일본은 현금이래 이 이야기만 듣고 동전지갑 주렁주렁 챙기는 와중에
스이카 덕분에 일행 중에 저만 동전 없이 다녔습니다 ㅎ
근데 거기서 이제 페이까지 되면...
근데 솔직히 id는 안되는데가 많아서.. 지원하는데가 많은 페이페이를 메인으로 쓰고있네요
개인적으론 스이카가 쫙 깔렸으면 좋겠는데 이제와선 무리겠죠... ;
결국 직결제의 답은 애플페이와 구글페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매년 초에 출장을 가다가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는데, 1년 넘게 못 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한 듯하네요.
경쟁은 무조건 옳은 것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선두주자가 됐습니다만, 앞으로도 쓸지는 모르겠습니다. 단순 소매점 캐시리스는 스이카만 해도 꽤 되니까요.
또 갠적으로는 QR코드 방식보다는 한국은 NFC가 활성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결국엔 라쿠텐 신용카드로 1퍼센트 포인트나 쌓고 결제대금에 쓰는 게 속편하더라구요.
그간 직결제로 0.5%를 버리고 있었던 거였죠...
회사에서 이야기 나눠보니 가정을 꾸리면서 후루사토 납세 공제 같은 낯선 개념을 자꾸 찾아보게 된다고 하더군요.
카드사가 주도한 기술인 이상 단말기 보급은 따질 필요도 없더군요. Suica되는곳 + 카드받는곳 + 메르페이 받는곳 이라는 폭넓은 사용처가 있다보니 위세를 펼치던 페이페이 안쓰고 메르페이만 쓰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주말마다 500엔 페이백에 10엔쿠폰 매주 뿌리고 하면서 혜택은 많이 받았습니다.
애플페이에서 바로 결제 가능한게 제일 강점이네요. 앱을 켤 필요도 없이 NFC로 된다는 소리니까 압도적으로 유리하네요.
개인영업식당은 현금위주가 많긴 하지만...
라인페이 페이페이도 거의 안쓰게되고, 홈버튼 두번 클릭으로 0.5초 만에 꺼낼 수 있는 퀵페이가 그냥 편리함 끝판왕이죠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는 간편결제가 카드를 연동하는 방식만 많이 사용되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간편결제가 이용자의 편리성 뿐 아니라 미들맨이 적어지는 효율성의 증대도 있는데, 도리어 카드 + 간편결제 수수료가 되어서 미들맨의 증가와 함께 판매자의 부담도 증가하는...
일부러 통장연결로 간편결제를 이용해보려고 해도 딱히 이익을 제공하지 않아서 저만 손해보게 되더군요.
삼성페이나 엘지페이 같은 제조사는 카드사랑 연계하려고만 하는데 그러다보니 수익성도 제한되는 것 같고요.
일본에선 카드 수수료가 원래 미친 수준(?)이어서, 결제 단말기도 지원하고 유혈 경쟁을 하는 QR 코드 결제가 자영업자에게 신선한 충격이라 그런 걸수도 있겠습니다.
마침 옆 나라의 사례를 한데 모아 정리해주셔서 지금 읽고 있습니다.
좋은 자료 정리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