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매 동기
클리앙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자바 만년필이 가격 대비 상당히 괜찮다는 글을 본 적이 있고.
오픈 마켓에서 자바 만년필이 워낙 싸길래 하나 구매했습니다.
제가 본 리뷰는 매트릭스였지만 아모레스에 할인 쿠폰을 적용하니
매트릭스와 별 차이도 없는 가격이더군요.
금닙에 만년필의 검은색 도장이 뭔가 더 제대로 된 만년필다운 느낌을 받았기에
저는 아모레스 쪽을 택했습니다.
2. 첫인상
2-1 케이스
택배를 이틀만에 받았는데, 처음 택배 상자를 뜯고 케이스를 봤을 때 놀랐습니다.
만원대 만년필에 이런 좋은 케이스를 줄 줄이야, 리뷰를 이미 봤음에도 감동이더군요.
이거 하나는 정말 자바가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2 구성
그러나 케이스가 중요한건 아니죠. 일단 내용물을 봤습니다. 구성이 알차서 또 마음에 들었습니다..
카트리지야 만년필 사면 다 주는거지만, 카트리지 2개에 컨버터까지 같이 주는 만년필은
정말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2-3 만년필 외양
이제 만년필을 봤습니다. 솔직히 아모레스가 비싼 모델은 아닌만큼
그야말로 만년필의 원초적인 모습과 같이 생겼습니다.
만년필 이미지 그대로랄까. 검은색 몸통에 금색으로 포인트가 된 모습.
무슨 만화에서 만년필 쓰는 인물 나오면 손에 쥐어줄 듯한 디자인?
그러나 요즘 저가형 외산 만년필이 그러하듯, 일반 펜과 비슷하게 생겼다든가,
팬시한 디자인으로 좀 가벼워 보인다든가 하는 모습은 전혀 없이
제대로 된 만년필의 외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점이 저는 마음에 들더군요.
다만 제가 제트스트림 멀티펜을 즐겨 쓰는데 자바 아모레스는 그에 비해 참 작고 얇습니다.
마감은 가격을 고려하면 그리 빠지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빼어난 것도 아닙니다.
도장은 틀림없이 긁힘에 취약하게 생겼네요.
자잘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정도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가격이 모든 것을 합리화 해줍니다.
2-4 펜촉, 닙
닙은 슈미트 사의 닙을 사용한다고 하더군요.이 가격에 닙에 음각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게 ,
이 부분만큼은 비싼 만년필을 쓰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성능도 기본은 한다는 슈미트니까 어느정도 보증이 되겠죠? 피드나 닙은 좀 더 써봐야 알기에 지금 할 말은 없습니다.
사실 만년필이라곤 집안에 굴러다니던 파일롯 만년필을 잠시 쓰다가, 라미 사파리를 몇 번 매장에서 써본 후,
전에 제대로 제돈주고 산 만년필이라곤 카쿠노 밖에 없는 제가 뭘 알겠습니까?
2-5 카트리지 컨버터
카트리지는 평범합니다. 그냥 잉크통인데 뭐 별다를게 있겠나요. 꽂아 쓰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바로 하나 크게 아쉬운 점이 생겼네요. 카트리지 용량이 정말 적습니다.
다른 만년필 카트리지의 2/3는 되나 싶네요. 이건 매우 아쉽습니다.
컨버터는 나사식으로 돌려서 충전하는 모양인데 이것도 슈미트 물건입니다.
생김새가 그리 고가형 물건같지는 않지만 제대로 작동하게 생겼습니다.
일단은 카트리지를 사용 중이니 나중에 사용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역시 슈미트 컨버터니 기본은 할거라 믿습니다.
그러나 카트리지를 따라가는지 컨버터도 참 용량이 적네요.
원래 컨버터가 카트리지 대비 용량이 적긴 한데, 우습게도 자바는 컨버터와 카트리지 용량이
거의 비슷한거 같습니다. 둘 다 적어서 비슷합니다.
자바에서 카트리지를 싸게 팔기는 하지만, 그냥 쿨하게 다양한 잉크를 사서 컨버터로 쓰면 되겠네요.
그건 좋은건지...
3. 성능
3-1 시필
만년필을 샀으니 몇 줄 써봤습니다. 처음엔 잉크가 굳었는지 안나와서 당황했지만,
몇 번 펜촉을 물에 넣고 삽질을 좀 하니 잘 나오네요.
나름 부드럽게 써집니다. EF 촉이니만큼 사각거리지만 원래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파일롯같은 일제처럼 얇지는 않고, 슈미트 닙이라 그런지 잠깐 써본 라미랑 비슷한 굵기같네요.
이건 취향차니 그렇다 칩시다.
제가 악필이라 좀 그렇지만 펜은 아주 잘써집니다. 당연히 그래야겠죠.
3-2 그립감
아쉬운 부분입니다. 만년필이 너무 얇습니다. 고가형 모델까지 디자인을 거의 공유하던데
같은 문제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금속 바디를 쓴 모델이라 원가절감을 한 것인지,
조금만 더 두꺼웠으면 그립감이 훨씬 나았을텐데요.
다만 이 얇은 바디를 선호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그러나 자바의 경우 제품 라인업의 문제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면에서 참 아쉽습니다.
4. 임시 결론
고객감동을 주는 제품 케이스, 합리적 가격에 제대로 된 만년필 외양, 독일 슈미트 사의 닙과 컨버터.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카트리지, 닙 등 사후대처, 이 모든걸 고려했을 때
자바 만년필은 만년필계의 듣보잡에 가까운 현 위치가 참으로 안타까울 정도로 괜찮은 물건으로 현재까진 보입니다.
최근 할인 행사전에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았고,
만년필 쓰시는 분 중에 자바 만년필을 언급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기에 몰랐는데,
이정도면 가성비 면에선 중국 만년필도 어떤 면에선 능가할 정도로 우수합니다.
중국 물건이 AS가 되지는 않을테니까요.
다만 몇 가지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1. 너무 얇은 굵기에서 오는 그립감 문제
2. 컨버터 및 카트리지의 너무 적은 용량
3. 도장이 쉬이 벗겨진다는 일부의 제보
4. 가격 때문에 참아주는 사소한 마감 문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모델이 나와주고, 전반적인 퀄리티가 조금만 더 개선된다면
비싼 외산 만년필에도 그리 꿀리지 않을듯한 물건이 될 듯하다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가성비 때문에 쓸만한 물건이라는 말도 되겠죠.
결론적으로 저는 만족합니다. 가격 대비 이만한 만년필은 정말 별로 없다고 봅니다.
물론 현재까지의 결론에 불과하고 이런 물건은 장시간 사용해봐야 진짜 가치를 알 수 있겠죠.
애국심이라곤 쥐뿔도 없는 저지만 그래도 몇 없는 국산 만년필 자바 화이팅입니다.
몸체가 조금만 더 두꺼우면 사볼텐데 약간 얇은 듯해서 망설입니다.
파커51 정도가 제 손엔 딱인 듯 합니다.
만년필을 잘 아시고 좋은 만년필을 여럿 가진 분이 관심을 가질만한 물건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립감은 그냥 참고 쓸만은 한데, 제가 주로 쓰는 펜이 제트스트림 멀티펜이라 상당히 두께가 있거든요.
익숙치 않아 그런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두께가 연필 쥐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자바 홈페이지 들어가서 상위 모델 스펙도 다 봤는데 두께는 다 비슷하더군요.
제조공정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뻔하겠죠.
그래도 카쿠노나 프레피보다는 비주얼적으로 만족감이 있습니다.
저도 파커 51과 45밖에 모릅니다. ㅎㅎ 부친과 모친이 쓰시던 것들인데 제 기준으로 굳어져 버렸죠.
51 두께가 말씀하신 제트스트림 느낌과 비슷합니다. 두께도 그렇지만 무게중심에서 오는 느낌도 펜마다 다른 거 같습니다. :)
명품 클래식 차 타는 분이 모닝 탈 필요는 없으시겠죠...^^;
자바 만년필은 저가형 프레피, 카쿠노, 라미 사파리, 프레라 같은 팬들부터
중국산 펜까지 다 수집하는 분들도 언급 한 번 안했던 모델이라 신기합니다.
컬렉터 입장에서 컬렉팅할 가치조차 없다고 본건지;;
제가 보기에 이정도면 괜찮은데요. 뭐 제가 아는게 워낙 없으니 하는 말이겠죠.
무게 중심은 만년필에서 고수분들이 중요하다는데, 저는 아직 체감을 못하겠습니다.
사실 막손이라 볼펜이 가볍든 무겁든 상관없이 그냥 썼거든요.
제품 자체는 만족하지만.
카쿠노는 팬시하니 이쁘긴 한데, 역시 30대 남자가 쓰기엔 뭔가 만년필같지가 않네요.
프레피는 그냥 일반 펜 같은 느낌.
중국제는 진하오나 영웅이 좋다는데 써본 적도 없고, 직구하기도 귀찮습니다.;;
라미는 좀 더 비싸기도 하고, 어차피 만년필은 제트스트림 펜을 주로 쓰고
보조로 쓸 물건인데 자바 만년필 정도면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얇은 두께는 정말 아쉽지만 저는 적응하리라 믿습니다.
주문하셨다는 트위스비도 찾아보니 제 펜에 비해서는 까마득히 비싼 물건이군요..^^;;
그건 그렇고 대만 브랜드인데 as도 좋다니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제가 자전거를 좋아하는데 자이언트나 메리다 등 대만 브랜드 자전거를 보면
제품의 전반적인 질이나 qc는 대만이 중국보다 우월한게 맞거든요. 만년필도 아마 그렇지 않을지....
저도 기회가 닿으면 하나 구하게 트위스비 기억해놔야겠네요.
트위스비 580ALR 니켈그레이 저도 샀습니다. 저는 아예 오늘 방문수령했네요;
이거 좋은데요. 자바만 해도 만족했지만 솔직히 급이 다르네요..ㅠ
그립감이 너무 좋습니다. 무게가 있어서 더 강한 힘으로 눌려서 그런지 더 부드럽게 써지고요.
트위스비 다 좋은데 손잡이가 라미에 비해 절반수준이라 손을 더 움켜지게 되어 장시간 필기가 힘드네요. ㅠㅜ
다행히 쓰다보니 저는 그럭저럭 익숙해지더라고요.
그때는 없던 ef촉이 새로 나오고 도장 벗겨짐 문제 개선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