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반여동 동네 식당 탐방기입니다.
예전 부산 처음 왔을 때 터를 잡은 동네라서 지금도 시간이 나면 종종 들리는 편입니다.
반여동은 부산 해운대구 이지만.. 해운대구 같지 않은 동네입니다.
보통 부산 사람들에게 반여동이라고 하면 대부분 반여 2, 3동을 떠올립니다.
심지어 반여1동은 동래구와 붙어 있어서 동래로 착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반여동은 한창 경제성장기때 부산 전역의 재개발로 인한 철거로 이주한 철거민들이 거주하게 된 동네입니다.
해운대구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동네이며.. 동네 주민들의 연령대가 노령층의 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부산의 달동네로 유명한 초량6동을 제외하면 부산에서 가장 살기가 불편한 지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운대구에 속해 있지만.. 해운대의 발전된 모습에 가려진 또 다른 해운대의 모습을 가진 동네라고 하면 될까요..
노령층이 많고, 철거민들이 모여 생긴 동네라 이 동네의 물가는 부산 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도 굉장히 싼 편에 속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기본 이상하는 집들이 많아서..
지금은 살고 있진 않지만..
종종 식사하러 찾아갑니다.
1. 밀면
반여동의 유명 밀면집이라면 부X밀면이 유명한데..
제 기준에서는 아랫 집이 가격이 더 저렴하고 제 입맛에 맞습니다.
메뉴판입니다.
같은 동네 부X밀면이 6천원 정도 하고, 다른 부산 유명 밀면집도 6~7천원이라는 가격대를 형성하는걸 보면..
이 집은 4천원이면 밀면 한 그릇이 가능합니다. 아마 부산 최저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밀면은..
6.25때 부산으로 피난 온 이북사람들이 고향의 냉면이 그리워서 밀가루로 만든 면으로 만들어서 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냉면과 차이점이 꽤 많습니다.
예를 들면 냉면은 소고기 고명이 들어간다면, 밀면은 돼지고기가 고명으로 들어갑니다.
비싼 고기로 육수를 내지 못해서 각종 재료들도 독특한 육수 맛을 내고.. 집집마다 육수 맛이 다릅니다.
부산에는 이 집 밀면보다 더 맛있는 곳도 있겠지만..
아마 4천원의 가격에 이만한 퀄리티와 맛을 보장해 주는 곳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집은 직접 반죽하여 기계로 뽑습니다.
2. 칼국수
유명한 칼국수 집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저렴한 가격과 멸치로 육수를 내어 꽤 괜찮은 맛을 보여주는 집입니다.
귀가 좀 어두우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하시는 집인데 어디 시골 식당에 온 분위기입니다.
제가 이 집에 와서 먹는 메뉴는 칼국수 + 김밥입니다.
칼국수는 직접 반죽하고, 기계로 뽑습니다.
보통 칼국수와 다른 점이라면.. 국물이 굉장히 깔끔합니다.
밀가루가 국물에 풀어지지 않아서 걸죽한 칼국수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날씨가 쌀쌀 할 때.. 아니면 숙취로 고생할 때..
뜨끈뜨끈한 칼국수 국물에 빨간 양념을 적당히 풀어서 김밥 하나와 먹으면 속도 풀리고,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습니다.
이 집은 다른 메뉴는 개인적으로 비추천하고..
오로지 칼국수와 김밥 한 줄로 한끼를 하시면 딱 4천원에 든든한 한끼를 할 수 있습니다.
3. 냉모밀
이렇게 무더운 여름에 밀면을 안 먹는다면.. 제 발걸음은 이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메밀국수 전문점인데..
아주아주 저렴한 가격에 동네 어르신들이 줄 서서 먹습니다.
이 집 메뉴판입니다.
생모밀(냉모밀)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메뉴입니다.
아래 가격에서 500원만 추가하면 곱배기가 나옵니다.
제 와이파이님께서도 이 집에 가면 항상 곱배기로 먹는 집입니다.
이 집은 비좁고 손님이 많습니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까지인데 재료가 떨어지면 그 전에 문 닫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맛있으면 이웃에게 알려주고, 맛없으면 주인에게 알려달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냉모밀(생모밀) 곱배기 3천원짜리 입니다.
그날그날 생면을 뽑아서 만든다고 하는데..
면식 수행으로 내공을 쌓아온 제 입맛에는 반죽 비율을 어느 정도 공장에 주문해서 받아오는 면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메밀함량은 높지 않은데, 그래서 메밀이 조금 들어가있는지 아주 살짝 메밀향이 나긴 합니다.
아마 단가 때문에 이럴 수 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2500원에 판모밀을 한 그릇 먹을 수 있으면 혜자라 생각합니다.
4. 고깃집
고기도 저렴하긴 한데.. 돼지고기 집이 대부분입니다.
그 중 한 군데가 가성비가 괜찮은데, 이 동네 거주하는 친구들과 소주 한잔할 때 종종 가는 집입니다.
무한리필집이긴한데..
저는 그냥 고기류에 있는 100% 생삼겹살 1인분 5500원짜리를 먹습니다.
소주가격도 3500원으로 다른 집보다 500원이 저렴합니다.
고기 2인분과 소주 1병하면 만오천원 정도로 딱 기분좋게 혼자서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100% 생삼겹 5500원짜리 2인분입니다.
특징은 첫 상차림만 해주시지, 밑반찬이 떨어지면 직접 리필해드셔야 합니다.
고기는 대형마트에 파는 한돈 냉장육과 같은 비주얼입니다.
물론 거기에서 사갖고 와서 파는건 아니라 따로 공급처가 있겠죠.
결론은 고기질이 평타이상은 한다는 말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이상 동네 식당 탐방기를 마칩니다.
동네 특성상 주차장이 굉장히 멀리 있고, 주차하기 굉장히 불편하고 어려워서 대중교통을 타고 지나가시다가 한번씩 들려보시면 괜찮을 듯 합니다.
가게 홍보차 올린 글은 아니니 혹시 문제가 생기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론 부산에서 먹은 국밥 중, 부산역 근처 유명한 모 가게가 맛도 서비스도 제일 별로였습니다
좋은 정보글 잘 봤습니다!!
부산역 주변에 국밥 맛집이 있다는 이야기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클량에 몇번 언급 했는데
부산에서 국밥은 사상역 합천돼지국밥이 최고십니다.
합천은 진리죠
부산역 근처는 그나마 본전이나 잔치잔치..
가야밀면, 개금밀면 무지 좋아했었는데...
돼지국밥은 동의대 뒷편에도 몰려있는데 깔끔하니 좋습니다.
서울에서도 와서 먹어보고는 엄지 척하고 다시 먹으러 오곤 했습니다.
뭐 한 동네로 치부되긴 합니다만..^^
양정 부산여대 근처에 2호점을 냈다는데 가보진 못했고.
가격에 비하면 훌륭한곳 맞습니다
여기 반여동이 본점이라 하더군요.
카운터가 있는거 같긴한데 분위기상 현금을 내야할 것 같은 곳이죠..
감사합니다.
맛도 깔끔하고 개성있고 친절하셔서 가끔 들립니다 ㅎㅎ
여담으로 모밀 -> 메밀이 맞는 표현이랍니다. '메밀꽃 필 무렵' 소설 제목을 떠올리면 쉽죠ㅎㅎ
그러곤 부다밀면을 알고서 몇번 가보면서 주변에 숨어있는 진주 같은 집들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가끔씩 155번 버스타고 가서 시장도 돌아다니고 식당도 돌아다니곤 합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이런집을 가보고싶었어요..
동네맛집.
내차키가 어디 있지...
지하철이랑 가까운가요?
해운대에서 검색해서 버스타고 가봐아겠네요
저번에 칼국수 보고 혹했었네요 ㅎㅎ
4천원에 김밥에 칼국수는 대단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