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펑을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6개월 된 신입이 그만 두었습니다.
신입을 뽑아서 키워서 쓸 수밖에 없는 중소 기업입니다.
학교나 이전 이력이 개발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만 본인이 노력하겠다고 해서 뽑았습니다.
보고서를 쓰는데 문장이나 단어가 너무도 일상적인 말투로 적습니다.
제 다음 결재권자에게 제가 결재를 했다는게 미안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문서용 단어나 명칭을 익히라는 의미로 아침마다 신문 사설을 읽고 내용을 요약 설명하는 것을 한달 정도 시켰습니다.
개발 경험이 없기에 인터넷에서 구할수 있는 가장 쉬운 예제들 (gps 시리얼 통신 예제))등을 1개당 2~3주의 시간을 주고 분석, 설명을 하라고 했습니다. 4번을 했는데 제대로 못 합니다.
기본 개발 언어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하루치도 안될 분량 입니다. 그래서 그에 비해 20~30배의 시간을 준것이죠.
지난 30일 날 그만 두겠답니다.
그 날 오전 3시간을 어디선가 잠수를 타서 나타나지도 않더니, 오후에는 친분이 있는 다른 동료를 붙잡고 또 3시간을 잠수 탑니다.
회사에 필요하여 붙잡을 만한 사람도 아니고, '그래 알았다 나가' 라는 말을 하기도 걱정스러운 상태라,
이런 저런 얘기를 좀 해줬습니다. [이직을 하려면 여기서 일을 하면서 찾아보라] 라는 말까지요.
그리고 생각이 바뀌어 계속 다니고 싶으면, 우리가 뭘 좀 해줬으면 하는지 화요일에 알려 달라고 했죠.
월요일 밤에 장문의 문자가 왔습니다. 이걸 휴대폰에 MMS로 보낼 정도로 타이핑을 했다는게 대단합니다.
대용은 이렇쿵 저렇쿵하니 이러 저러하게 해달라.
신문 사설과 소스 분석은 회사 업무가 아니니 빼달랍니다. 말을 아주 고상하게 해달랍니다.
이러 저러하게 해주면 뭔가 이렇게 하겠다는 빠지고 요구만 있습니다.
경력 20년에 그 사람이 빠지면 당장 큰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그 사람을 어떻게든 붙잡아야 할 정도의 내용을 적었더군요.
그래서 답을 보냈습니다. 이 회사에서 당신을 필요로 하는 이유 1가지를 아침까지 준비해오라고.
30분 뒤에, 생각해보니 이유가 없으니 그만 두겠답니다. 인수인계서도 정리하겠답니다.
이번 주 화요일은 일주일의 시작이라 팀장 회의가 진행되었고요. 11시 30분 쯤 그 친구와 한 20분 정도 얘기를 했습니다.
11시 30분 부터 12시 사이에 20분 정도만 저와 얘기를 진행했습니다.
점심 시간이 끝난 1시 부터 3시 반까지 어디서 뭘하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나타나서는 출장 중에 다른 사람에게 받아야 할 돈을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뭐 이건 당연한거죠.
이때까지도 사직서도 안 써. 인수인계서도 안 씁니다.
위에 적지는 않았지만 지난 금요일과 화요일, 이 사람 저 사람을 붙잡고 얘기를 많이 했나 봅니다.
점심 이후 사라진 2시간 반동안에도요.
근데 대부분이 이 친구를 걱정해서 [다른데 갈 능력이 안되니, 1년은 채우고 이직을 해보라고] 공통적으로 말을 한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니 다시 흔들렸는가 봅니다.
5시 반쯤 관리팀장이 부릅니다.
그 친구가 저에게 직접 얘기 할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데 저에게 다시 회사를 다닐수 있게 부탁을 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게 안되면 다른 팀에라도 보내 달랍니다.
몇 명이랑 얘기를 하면서 이제야 본인 상황이 판단이 된 거죠.
단숨에 거절했습니다.
그 다른 팀은 과제 관련 팀인데 업무량 대부분이 문서와 IEEE 표준 문서 원서를 보고 개발하는 팀입니다.
저희 팀 보다 시간적인 널널함이 아주 약간 있지만 일의 양이나 난이도는 훨씬 높은 팀이죠.
어쨌든 퇴근 시간이 되니 자기 자리 정리를 다 하고, 퇴근 복장을 하고 사직서를 내러 왔습니다. -_-;;
[인수인계서는?] 이라고 하니 메일로 보냈답니다. 결재 라인이 명시되어 있는데도요.
더구나 문서가 정리가 된게 아닙니다.
참고용으로 받은 문서에 글자 그대로 [xxx 관련], [xxx 설명], [xxx 이력] 등이라고 적어 놓은 것을 그대로 두고 추가적으로 3가지 정도만 적었더군요.
그래서 얘기를 했습니다. 문서 정리해서 다시 달라고.
어느 회사가 일을 이따위로 하냐고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그럽니다. 아침에 저랑 면담한다고 작성 할 시간이 없었다고. 그리고 이거 다시 작성하려면 내일까지 나와야 된다고.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죠. 전 아침에 겨우 20분만 그 친구의 시간을 소모했을 뿐입니다. 그것도 걱정하는 입장에서요.
그 친구의 학력과 기타 사항을 적으면 [그게 무슨 문제냐] 라고 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네 문제가 없다고 봤기에 저희가 키워서 쓸려고 채용을 한 거죠.
그러나 다른 회사에서 이 친구를 받아줄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개발 분야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분야를 찾아야죠.
그러나 어딜 가든 이 친구를 키워서 쓰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친구는 이번 같은 일을 또 겪을 겁니다.
이 신입 한명이 6명이 넘는 사람들의 업무 시간과 회사 분위기에 영향을 주고 참 요란하게 그만 두네요.
쓰레가 왔네요.
폐급은 신속히 버리는게 좋습니다. 오히려 다행이네요.
#CLiOS
from CV
근데 아직 어린가봅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거 보니...
#CLiOS
from CV
정독했네여ㅠㅠ
from CV
전 전형적으로 이런게 젛은거다 방식으로 교육과 다양한 배울것 던져주고 3번 기회줍니다
모르면 언제든 물어 보라고 하고 물어보면 열일 제쳐두고 제가 배워서라도 알려주고요
근데 단순히 초급이여서가 아니라 그냥 본인성향이 그거 못떠라오는 사람들 많습니다
해줄만큼 해주면 결국 죄송합니다 하고 나가더군요
전 si쪽이라 이런게 가능하긴합다
#CLiOS
끌량 모공에 신입옹호하고 원글분 까시는 용자 나올때 되었는데요.
#CLiOS
from CV
근데 저걸 소화 못시킬뿐더러 ...
이러저러한 변명을 대는건 그쪽 친구의 얘기를 들어봐도 별반 차이 없을꺼 같아요
제 예측이 적중했네요.
끌량다운 무책임한 댓글이네요. ㅎ
#CLiOS
#CLiOS
사실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업무부적응 부적합 인재 넘칩니다. 다만 대기업은 .. 중소기업에 비해 교육기관에 몇번 보내주고 1-2년 공백으로 잡아둘 여유가 있죠.
아니 제 주변봐도 4-5 아니 10여년차 임에도 기본문서철자부터 업무접근조차 못하는사람 많아요.
결국 사람하나가 절박한 중소기업의
한계 인것같기도 합니다.
1차적인건 그친구의 탓이지만
현재 인력시장이 스펙은 번지르르하지만
대학이 실리적인 일꾼, 전문가 육성을 못한다고밖에...
그래서 요즘 대기업은 대부분 인턴을 뽑더라구요..
그리고 그중에서 고르죠..;;;
그리고 대학의 문제라기 보단,,
이건 개인실력이나 마인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신문 사설과 소스 분석은 회사 업무가 아니니 빼달랍니다. 말을 아주 고상하게 해달랍니다."
라고 하셨다는데...
문서용 단어나 명칭을 익혀야 되는건 맞는데 신문 사설 요약은 군대로 치면 가혹행위 느낌 아닌가요..?
그냥 이러저러하게 적어라 라고 간단 명료하게 가르치고...
안되면 차라리 그냥 그 본인이 민망한 상황 당하게 놔두시지 그러셨어요..
그리고 소스 분석이 업무가 아니니 빼달라는 이야기는
해당 신입에게 다른 업무가 있기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 아닌가요?
신입한테 업무 시키면서 따로 그런 숙제를 내주면 다소 부담스러울수도 있죠...
물론 만약에 다른 업무 없이 그것만 시켰는데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면...
저같으면 그분 관둘때 아쉬움 없이 속 시원했을거 같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사회생활에서 위로든 아래로든 말을 고상하게 하는건 기본인거 같은데...
이건 어찌보면 당연한건데... 그런 요구가 왜 나왔는지 약간 궁금하네요...
키워주고 욕하려면 정말 학교에서 가르치듯이 가르쳐서 키워줘야지
애매하게 대접해놓고 "내가 이렇게 해줬는데 니가 감히?"
이런 사람들을 많이 알아서 섣불리 판단이 안되네요...
아무쪼록 고생하셨습니다... 다음에는 더 잘 맞는분과 함께 하시길...
신문 사설과 소스 분석을 숙제처럼 내주기는 했지만, 업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을것 같아요
제 기준으로는 이유도, 설명도 없는 보고서 반려나
신문 사설 요약이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소스 분석은 충분히 시킬 수 있고, 또 유익하고 알맞은 방법임에 정말 너무나 동의합니다.
그러나 비전공 신입에게 시킬때는
'신입사원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자원을 남들의 20~30배 줘 봐야 별 효과 없을때가 더 많은거 같습니다.
그보다도 신입에게 투자되는 '사수의 시간'과 '사수의 지식'이 더 값진 자원이 되는 경우를 더 많이 봤습니다.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CLiOS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기회를 너무 값싸게 본 게로군요.
당분간 기회 갖지못하게 되면 땅을 치며 후회할 겁니다.
from C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