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야... 어릴때 산 중턱에 자리잡은 무당촌에 살았는지라..... 이상한 것들을 많이 보며 자라서 어린 시절에는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던거 같아요...
밤에 (당시에는 촛등 이라고 하나요??? 초를 넣은 등을 가지고 다녔어요.. 전기가 그 마을까진 안들어왔거든요) 길을 가다가 뭔가 이상해서 보려고 하면, 무당 할아버지가... "저긴 보지마라.. 그냥 조용히 가라" 라고 한 적도 많았고요...
어찌되었건 귀신과는 직접적인 커넥션(?)이 없어서 별로 할만한 이야기가 없는데요...
저주와 관련된건 직접 겪은 일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거 같아요..
때는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지만요;;) 2학년 때 였어요..
어릴 때 가난했지만, 세상을 몰라서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던 시기였죠..
전기는 당연히 안들어오고, 물은 우물에서 길어 마시고, 목욕은 어른이든 아이든 동네 냇가에서 같이 하는 걸로 알았어요..
(누나들 목욕하면 동네 어른들이 왜그렇게 냇가 옆에 숨어 있는지 모르던 시기였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눈이 안좋아진다고 생각했는데, 저만 그런게 아니라 저희 형도 눈이 잘 안보이기 시작했었죠..
동네 병원에 가봐도 딱히 이상한 증상은 없는데, 눈이 나빠진다고 하니 TV 같은거 가까이 보지 말라고 하더군요
집에 TV도 없는데 말이죠..
그렇게 3개월 정도 지나니... 이젠 눈이 잘 안보이는 것을 떠나서, 눈동자의 검은색이 점점 회색으로 변하더군요.
저희 형도 마찬가지라서, 동네 종합 병원을 떠나 마산 병원을 통원하기 시작했어요..
여전히 병원에서는 원인을 모르겠다고 하며, 부산에 있는 종합 병원에 가보라고 하더군요..
물론, 부산에 있는 큰 병원에서도 원인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이 증상은 점점 심해져서 앞이 잘 안보이고, 눈동자는 점점 희게 변하고...
여기에 더해서 몸이 점점 약해져왔죠..
어머니는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어떻게든 병을 낫게 해보려고 했는데...
별로 소용이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꿈을 꾸게 되었는데요...
그 꿈이 정말 희안했어요...
어릴 때 저희를 버렸던 아버지가 굿을 하던 꿈이었데요...
그 꿈 속에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새 부인(그러니까 저한테는 작은 어머니겠죠...), 고모들, 삼촌이 모여서 굿을 하고 있었데요..
그 꿈에서 누가 무당에게 얼마를 주고,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어머니가 다 기억을 하면서 깨어났죠...
그 다음 날 아침에 어머니는 그 꿈이 너무 생생해서 그나마 친했던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니....
고모가 울면서 이야기를 해줬데요....
아버지는 저희 형제가 다 크면 자신에게 해코지를 할 것 같다는 이유로, 저희 형제가 죽기를 바라는 굿을 했다는 거죠..
신기하게도 그 굿을 통한 저주가 딱 저희 형제에게 걸렸고... 그 결과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다는 겁니다..
(어머니는 이 꿈을 계기로 신이 내리게 되어, 평생 굉장히 고생을 하시게 됐고요...)
다행인지 어쩐지.... 사는 곳이 무당촌이라 옆집의 친한 무당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니...
원인을 알았으니 해결할 수 있을 거라면서 몇일에 걸쳐 굿을 했고...
그 뒤에 그렇게 원인을 알 수 없었던 병이 하루 아침에 나아서 멀쩡해졌죠....
그 이후 저주라는게 실존한다고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요...
이게 그저 꿈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게....
지금도 아버지와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가끔 이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아버지는 정말 미안해하죠..;;)
이 세상에는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은거 같아요....
가족을 버린데다가 자식이 죽길바래 굿까지 하신 아버지를 지금도 만나고 계시다니....멘탈이 부처급 이시군요...ㄷㄷㄷ
#CLiOS
전국민의 염원을 모아모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