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된 소설 읽는데,
" 필치로 쓰인 소책자, 음유 시인을 자처하는 신학생이나 회개한 여성학자가 들척지근한 문체로 써낸 분홍색 하드커버 소설 등속이었다. 그중에는 "
들척지근한 문체라는 게 나옵니다.
들척지근이 좋은 의미는 아니고 뭔가 얕고 좋지 않은 단맛이라는 뜻 같은데 문체가 그렇다면 뭘까요? 단맛이 느껴지지만 뭔가 좋지 않은? 또는 좋지 않은 단맛이 느껴지는? 수준이 낮지만 볼 만한? 그런 뜻일까요?
이런 형용사가 문체라는 말 앞에 붙어서 쓰이는 게 의아하긴 히지만 재밌다는 생각도 들어요. '쌉쌀한 문체' 이런 표현도 가능할 듯 해서 이상한 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매칭이나 이해는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
그런데 단맛 류는 가능한데 짠맛 쪽은 또 전혀 안 붙는다는 ㅎ
짠 문체, 짭짤한 문체, 짭쪼름한 문체 등등...
이런 표현이 우리말에는 별로 없는, 어쩌면 번역체라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어떻게 생걱하시나요?
너무 달아서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는 의미가 확장되어서
과하게 감정을 비치거나 소모하는 인물이나 문체에 쓰이기도 하는 거 같은데...
Saccharine/ Syrupy/ Cloying / treacly 정도의 형용사적 표현이 있을 거 같네요.
최근에 본 표현으로는 Cloyingly sentimental이 떠오릅니다.
인터넷에 굴러다니는 번역본이랑 불어 판본 있길래 보니까 불어로는 "style douceâtre:"라고 되어 있고, 영어로는 "honied style"로 되어 있더라고요.
개떡같은 댓글에 이리도 정성스럽게 응답해주시다니. 우리가 사는 모습이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단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제가 읽어본 바론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써주신 "과하게 감정을 비치거나 소모하는 인물"이 문득 이 소설의 주인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말을 꺼낸 '들척지근하다'는 것도 지나가는 한 문장 속 단어만은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좋은 댓글 써주시지 않았다면 제가 이리 생각을 확장할 수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마담 보바리 나머지 읽으면서 아라굴드 님과 여기 댓글 적어주신 분들의 고마운 마음을 떠올려 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곳에 있는 책들이라곤 서툰 솜씨로 쓴 얇은 책자나, 시인인 척하는 학생 혹은 갑자기 태도를 바꾼 학자가 쓴 느끼하고 오글거리는 내용의 예쁜 소설책들 같은 것들이었다. 그중에는..."
아직도 알듯 말듯 아리송하지만 느낌은 대충 알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마담 보바리 번역본들을 찾아보니까 이렇게 되어 있네요.
(을유_진인혜)
음유 시인을 흉내 낸 신학생이나 회개한 여류 작가가 달콤한 문체로 쓴 장밋빛 하드 커버 소설류들이었다.
(민음_김화영)
발그레한 두꺼운 표지에 달콤한 문체로 음유시인 흉내를 낸 신학생이나 회개한 여류문인이 지은 소설류들이었다.
(문학동네_김남주)
음유시인을 자처하는 신학생이나 회개한 여성 학자가 들척지근한 문체로 써낸 분홍색 하드커버 소설 등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