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2구역 재건축 설계 공모에 참여한 업체들은 모두 세계적인 건축가나 설계 업체와 컨소시엄을 맺었다. 먼저 삼우는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미국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조경 전문가 토머스 볼슬리와 함께 아파트 설계도를 그렸다. 모든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게 특징이다. 아파트 최상층에는 층고 11m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20층 높이에는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는 인피니티풀을 배치했다. 삼우는 "네이버의 두 번째 사옥을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설계한 경력이 있다"며 "압구정2구역도 로봇 친화형 주거단지로 만들 것"이라고 내세웠다. 로봇이 보안 순찰에 나서고 택배 배달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ANU는 한남동 나인원한남과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ANU는 압구정2구역 설계 수주를 위해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를 디자인한 미국 설계업체 SMDP와 조경업체 SWA, 구조업체 LERA와 컨소시엄을 맺었다. SWA는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와 전 세계 디즈니랜드 조경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LERA는 롯데월드타워, 뉴욕 국제무역센터 등 초고층 빌딩 구조 설계 경험이 많다. ANU 컨소시엄이 만든 설계도는 아파트 단지를 최대한 한강변에 전진 배치한 게 특징이다. 전체적인 주제는 '클라우드 나인'으로 잡았다. 아파트 상층 테라스 공간 디자인에 특히 힘을 줬기 때문이다.
DA건축은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과 조선팰리스호텔 등을 설계한 업체다. 고급 주거 설계로는 여의도 아크로더원을 수주한 바 있다. DA건축은 이번 압구정2구역 재건축 설계도를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와 함께 만들었다. 페로 건축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독일 베를린올림픽 벨로드롬 등 설계를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제3회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 총감독이기도 했다.
DA건축 컨소시엄은 "압구정2구역 디자인 테마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차용했다"며 "단지 안에 공원 면적만 축구장 16개 규모인 11만9008㎡(약 3만6000평)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1924가구를 약 2700가구로 새로 짓는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24일 총회를 열고 3개 업체가 제시한 설계안 가운데 하나를 투표로 선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