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의 실사화는 언제나 논란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만화는 만화적 표현으로 캐릭터를 독특하게 그리고, 이는 실제 사람과는 많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실사화는 언제나 논란이 됩니다. 현실로 집어넣으면 그 캐릭터와 다르다고 논란이 되지요.
동시에 너무 애니메이션을 따라가면 일반적인 사람/배우들은 현실과 동떨어지게 됩니다. 만화의 독특함이 실제 사람의 얼굴/모습과는 동떨어지고 비현실적이 되어서, 이도 저도 아닌게 되지요.
넷플릭스에서 준비 중인거 말고, 예전에 원피스 실사화라고 도는 사진에서 사람들이 조롱(?) 한 부분도 비슷합니다.
쵸파 대신 진짜 ‘사슴’ 등장한 ‘싱크로율 0%’ 원피스 실사화 광고 영상 - 인사이트 (insight.co.kr)
일단 캐릭터성이나 다른건 다 둘째치고, 그냥 만화에 가깝게 하려고 억지로 현실의 배우를 비틀어 버리지요. 특히 쵸파는 그냥 사슴... (아놔...)
그래서 대부분의 만화/애니메이션 원작의 실사화는, 원작이 현실적으로도 큰 차이가 없는 경우 외에는 대부분 논란이 되고, 대부분 괴리감으로 인해서 부정적으로 평가를 받지요.
특히 원작 캐릭터를 현실로 옮기면서,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그냥 본연의 모습만 보여주는 경우는 더욱 더 그렇고요. 기본적으로 연기는 배우가 하나의 인물을 오롯이 투영하는 것인데, 종종 캐릭터가 아닌 배우만 보이는 경우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배우는 연기를 할 때마다 다른 모습의 "유리가면"을 쓴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예를 들자면 알라딘 실사판의 지니 라던가 말이지요. 윌스미스는 자신을 죽이고 완벽에 가깝게 지니를 보여줬다고 봅니다. 물론 중간중간 윌스미스 특유의 모습은 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지니의 모습을 보이지요. 물론 지니 역의 윌스미스도 지니를 연기하기 위해서 지니의 특징인 "파란 피부색" 을 그대로 썼기에 그런 것도 있을겁니다. 만약 윌스미스가 파란색으로 하지 않았다면, 그것도 꽤나 위화감이 들고, 저평가가 되지 않았을까 하고요.
비슷하게 소닉 실사판의 악당을 연기한 짐캐리 역시 악당 특유의 콧수염과 복장 외에는 닮은 점이 딱히 없지만, 완벽하게 악당을 보여줬죠. (영화 자체는 별로였지만요.)
인어공주는 신데렐라, 백설공주, 오로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와 더불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공주 시리즈의 가장 유명한,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공주 캐릭터 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에어리얼 (인어공주) 의 특징은 두 가지 입니다. 빨간머리, 하얀색 피부톤. 물론 백인이라는 부분은 당시 시대상으로 (바비를 위시한 예쁜 백인 캐릭터들) 미녀를 기준으로 가장 극화한 부분이 있지요.
그리고 이번 캐릭터는 그 캐릭터의 특징을 전부 무시하고, 배우가 그냥 본인의 모습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외모 부분도 그렇지만, 하다못해 머리를 염색할 수 있는데, 그런 노력/변화도 없고요. 뭐, 흑인이니 레게머리가 맞고 어울린다...고 할 수 있지만, 그건 인어공주는 아니니까요. 그건 그냥 배우 본인일 뿐입니다.
즉, 이번 에어리얼의 모습은 단순히 배우가 흑인인게 문제가 아니라, 에어리얼의 특징을 전혀 잡아내지 못했다는 점이지요. 예쁘건 흑인이건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원작 캐릭터와 전혀 동떨어진 것이라는게 문제죠.
지난 십여년간 디즈니는 PC를 주장해 왔습니다. 사실 PC 라고 하지만, 인종차별에 대항하고, 여성의 권위를 이야기 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권리를 이야기 하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이게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PC를 주장하기 위해서 나머지를 무시하고 있지요. 팅커벨이 백인일 필요는 없고, 인어공주는 흑인일 수 있으며, 여성도 남자 이상으로 자신의 길을 주장할 수 있고 (스타워즈), 우주 특공대원이 동성애자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을 위해서 원작을 무시하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다면, 그건 그냥 망한 영화인거죠.
그런 점에서 이번 인어공주는 그냥 원작을 무시한 작품인 것이라고 봅니다. 캐릭터를 무시하고 (세바스찬이 달랑게로 나오는 부분 포함) "인어공주가 백인+빨간머리 일 필요는 없다" 는 주장만 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사판 인어공주를 보는 것은 아이들이기도 하지만, 결국 인어공주를 보고 자란 엄마들이기도 합니다.
미국에 살기에 미국인들과도 이야기를 하는데, 이번 인어공주를 이야기 하면서 자신이 부모님과 보던 것을 아이와 보게 되었다고 이야기 하면서, 동시에 "나의 에어리얼은 이렇지 않은데..."라고 말하는 것을 듣기도 합니다. 자신이 알던 캐릭터가 아닌, 그냥 "다른' 영화가 되었다고요.
영화건 소설이건 노래건 뭐건, 결국 그것을 즐기는 것은 일반 시청자이고, 독자이고, 팬인 것이지요. 근데 이번 인어공주는 그 팬들과 시청자들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생각만 넣고 + 가르치겠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보는/보여줄 엄마들은 자신이 알던 에어리얼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지, 디즈니가 주장하는 새로운 캐릭터가 아닌데 말이지요.
디즈니는 그냥 [실사화]를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 인어공주를 만들던가요
관객은 [실사화]했다고 불러모으고 저런 식이면
사기치는거라고 봅니다.
내 에리얼은 저렇지 않아요 ㅜ
원작에 애정이 없다면 거창하게 외모지상주의고 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정말 에리얼에 애정이 많아서요ㅜ ㅜ
봐줄수가 없네요 내 에리얼 ㅜ
움짤만 봐도 사랑스럽네요
내 에리얼 ㅜ
진저 지우기 캐스팅으로 되려 반 PC적이라는 비난도 들었죠.
알라딘은 캐릭터는 여전했기에 좋았는데 말이죠.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영화 티켓값이 비싸지다 보니 더 안가는거 같아요.
인어공주는 사실상 에어리얼 원맨쇼에 가까운 것도 큰데, 그게 무너졌죠.
- 봉준호
개인적으로 영화를 많이 보지 못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주토피아 이상 가는 PC 영화는 못본거 같아요.
주토피아가 PC 영화였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네요. 사실 PC들은 주토피아 싫어하지 않을까요? .. 주토피아의 주인공은 갖은 고생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획득하지만, PC들은 노력없이 권력을 얻고 부리기를 좋아하잖아요.
하지만 그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따라 그 메시지를 시청자가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죠.
결국 디즈니는 메시지에만 집중하고 그걸 어떻게 젼달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부재로 영화가 산으로 가는 것 뿐입니다.
메지지가 중요한 사람도 있고 단순 그 메시지를 감싸고 있는 오락적인 부분이 중요한 사람도 있는거죠.
재활용을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고 재활용 하자는 메시지는 나쁜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말하는지는 중요하죠.
피씨가 나쁜게 아닙니다. 다만 지금 피씨들은 그 메시지 전달 방식이 잘못됐습니다.
피씨: 나는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데 왜이래?
듣는 사람들: 왜 말을 그따위로 하는거야?
피씨: 아니 지금 내 메시지가 잘못됐다는 거야? 너는 차별주의자야!
듣는 사람들: 뭐 내가 차별주의자라고?? 무슨 이따위 메시지가 있어
도돌이표입니다
다큐멘터리 조차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디즈니가 정말 어찌 될련지....
그나저나 저 드레스... 누가 디자인한겁니까... 에혀...
... 헤르미온느는 예뻤습...
“애들이랑 갔는데 무서워서 울었다.”
"대체 왜 인어공주를 저렇게 만들었데? 왜???????"
제가봐도 당췌 이해가 안가는것 투성이 입니다. 대체 디즈니는 무슨생각을 하는 걸까요?
다만 방식이 잘못된거라는걸 알면서도 밀어붙이기에 끼치는 해악이 너무 크다고 생각되구요
기존 흥행하던 내용에 무임 승차해서 더 알리려고 하는게 오히려 더 부정적인 요소로 사람들이 받아들인다는걸 깨달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싶구요
언제나 기존 질서가 바뀌는 시기엔 저항과 진통이 있었죠.
어떻게 보면 기득권 중의 기득권인 디즈니가 앞장서서 PC를 작품에 적용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꿈과 희망을 팔아 먹던 기업이 이젠 현실을 직시하라며 아프고 불편한 부분을 드러내니까요.
똑같을 필요가 없어요.
디즈니가 실사영화 개봉하면서 기존 애니를 부정하거나 없애 버린 게 아니잖아요.
추억과 환상이 필요하면 애니를 보면 됩니다.
영화는 판타지이기도 하지만 현실이기도 합니다.
인종/성별/외모 워싱, 원작 파괴 이런 모든 문제를 차치 하더라도,
왜 백인이 아닌 케릭터는 '예쁘고 잘생긴' 배우를 안 쓰는 거죠?
흑인도 아시안도 그들의 스테레오타입에 들어 맞는 케릭터만 쓰냐 이거에요.
인어공주만 봐도, 백인인 왕자는 왜??? 당연히 이런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어요.
백인 외의 인종도 충분히 매력적인 배우들 많습니다.
? ?? 이건 무슨 무리수이신가요?
흑인이 없는 덴마크의 동화작가가 흑인을 주인공으로 쓰지 않아서 백인 우월주의라고요? 그럼 우리나라 작가가 미얀마인을 주인공으로 쓰지 않으면 동남아시아 혐오이고 한국인 우월주의입니까? 일부 백인우월주의적인 작품들이 없진 않을지 몰라도, 흑인을 제대로 본적도 없는 사람이 흑인이 주인공인 작품을 안썼다고 백인우월주의라는건 대체 무슨 논리적 귀결인지 상상조차 안되네요. 모든 작품은 시대상과 그 당시의 역사, 문화를 반영합니다. 동화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까, 위에서도 다들 말하잖아요. 그런 시도 응원하신다는데, 하고 싶으면 세상이 변한 지금, 인종차별이 완화되고 세상이 좀 더 나아진 지금에 와서 다채로운 인종이 주인공인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들라고요. 근데 안하잖아요. 무리하게 원전 비틀고 역사왜곡하면서 성공이 보장된 작품만 건들고, 존재하는 성공작에 숟가락만 올리잖아요. 저건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비틀린 욕심이죠. 그딴게 무슨 용감한 시도입니까. 새로운 스토리의 개척이라는 진짜 시도는 하지도 않는데.
그림 형제의 동화들은 기존의 민담/동화/전설 등을 편집하면서 나온 책이지요. 과연 그 당시의 독일 지역 이야기에 흑인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 있었을까요?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요?
홍길동전의 주인공이 조선 사람이 아닌 서역 (이슬람) 사람인 소설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콩쥐팥쥐 주인공이 미얀마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요?
깊은 마음 속으로부터 Racism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 봅니다.
PC 주장하는 사람들 중 동양인을 차별하지 말자 라고 하는 사람은 아직 못 본듯 합니다.
... 이기는 한데, 현실은 그냥 정치적인 부분이 더 큽니다
진보적인 정도가 아니라 성소수자 관점의 은유동화입니다. 정설이죠.
그래서 되려 이번 인어공주가 퇴보적, 반동적이라는 비판도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