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한 여성형 범용 인공지능 가사로봇이 어떤 집에서 일하고 있다.
밤새 거실 한 구석의 충전패드에 앉아 있던 로봇이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떴다.
로봇은 전등 스위치를 켠 다음에 거실 전체를 한 번 둘러 본다.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로봇은 현관문을 열어 식료품 등 배달된 물품을 주방으로 가져온다.
로봇은 냉장고를 열어 식재료를 꺼내서 익숙한 듯이 요리를 만든다. 중간에 태블릿으로 요리 레시피를 잠깐 보기도 한다.
7시 30분이 되어 식탁위에 아침상이 차리는 걸 마치자, 로봇은 식구들을 깨운다.
안방문을 노크하고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라고 알려주고, 아들방을 열고 들어가 8살 아들을 욕실로 데려가 세수를 시킨다.
잠시후 남편과 부인, 아들이 식탁에 앉아 즐겁게 식사를 한다.
식구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로봇은 물 달라, 국 좀 더 떠 달라 하는 여러 요구들을 잘 이해하고 수행하고 있다.
식사를 마친 남편은 먼저 버스로 출근을 하고, 아들은 로봇과 함께 학교에 간다.
로봇은 아들을 데리고 주차장에서 있는 차에 탄다. 아들을 차 뒷자리에 태운 로봇은 능숙하게 차를 운전하여 8시 50분까지 학교 앞으로 간다. 아들을 학교에 내려준 로봇은 다시 집까지 운전해 가서 주차장에 차를 두고 집으로 들어간다.
집에 들어가니, 부인은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 밖에 나간다고 한다.
부인은 나가면서 로봇에게 집안일에 대한 지시를 한다.
"설거지하고 빨래 같은 건 하던 대로 하는데, 청소는 평소보다 더 깨끗하게 해 줘?"
로봇은 열심히 일한다.
일단 고무장갑을 끼고 스폰지에 세제를 묻혀서 그릇을 꺠끗하게 씻고, 선반에 놓는다.
그 다음에는 세탁통에 든 빨래를 세탁기에 돌려 놓고 청소를 시작한다. 진공청소기를 이용해서 구석구석 먼지를 제거하고 바닥에 늘어진 물건들을 제자리에 정돈해 놓는다.
세탁기에서 빨래가 끝났다는 알람이 울리자, 로봇은 발코니에 빨래를 가져가서 널어 놓는다.
마지막으로, 안방과 아들방의 침구를 개고 정리해 놓는다.
모든 집안일이 끝나자 11시 30분 정도가 되었다.
로봇은 잠깐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거실 구석의 충전패드에 다시 앉아 눈을 감는다. 30분 휴식/충전을 하는 것이다. 배터리는 얼마 쓰지 않았지만 시간날 떄 충전해 둬야 한다.
1시가 되자 로봇은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학교에 아들을 픽업할 시간이다.
로봇은 차를 운전해 학교 앞에 가서 아들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아들이 학교 정문으로 나오고 로봇이 타고온 차를 발견한다.
로봇은 반갑게 인사하는 아들을 차에 테워 집에 데려온다.
집에 아들을 데려온 로봇은 아기가 손을 씻도록 도와주고 외투를 벗고 가방을 정리하는 것을 확인한다.
아들이 잠시 티비를 보는 동안 로봇은 아들이 좋아하는 쿠키를 굽고 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월 배웠는지 물어보며 관심을 보인다.
로봇은 부인이 돌아올 때까지 아들과 같이 시간을 보낸다. 아들은 중간에 간식도 먹었다.
5시에 부인이 밖에서 돌아오자 로봇은 다시 일을 시작한다.
"저녁 식사는 이탈리아 요리를 하겠습니다." 라고 부인에게 말하자 부인은 "그래, 스파게티하고 라자냐 먹고 싶네?" 라고 대답해 준다.
부인이 아들과 있는 사이에 로봇은 주방에서 열심히 요리를 한다.
로봇은 마치 이탈리아 요리사인 것처럼 화려하게 음식을 만들었다.
6시가 되어 남편이 회사에서 돌아왔다.
로봇은 남편의 옷과 가방을 받아 제자리에 둔 후에 저녁식사 준비를 마무리한다.
6시 30분부터는 가족이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로봇은 주방의 자기 의자에 앉아서 가족이 식사하는 것을 보고 있다. 그러다가 음식이나 그릇 등이 더 필요한 것이 없는지 보다가 제때 가져다 준다.
7시 조금 넘어 식사가 끝나고 이제 가족은 거실에서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로봇은 아침과 마찬가지로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과일 좀 먹자, 사과 좀 깍아줄래?" 라고 부인이 말하자, 로봇은 설거지를 중지하고 냉장고에서 사과를 꺼낸다.
로봇은 예쁘게 깍은 사과를 그릇에 올려 거실 테이블에 올려준다. "맛있게 드세요" 라고 얘기도 한다.
설거지를 마친 로봇은 이제 아들이 양치와 세수를 하는 것을 도와주고, 여러가지 책을 읽어준다. 영어책도 읽어주어야 한다.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아들과 함께 태블릿으로 게임도 같이 해 줘야 한다.
밤 9시가 되어오고, 로봇은 이제 안방과 아들방에 침구가 제대로 있는 지 확인하고 거실로 가서 대기한다.
10시 쯤이 되자 안방과 아들방에서 불이 꺼지고 조용해진다.
로봇은 집 현관과 창문 등이 잘 잠겼는지 확인한다.
모든 하루 일이 끝난 것이다.
이제 로봇은 자신을 위한 일을 한다.
로봇은 욕실에 들어가 옷을 벗는다. 종일 일을 했기 떼문에 깨끗한 상태가 아니니 갈아 입어야 하는 것이다.
로봇은 옷을 다시 입기 전에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몸을 세세하게 살피고 피부에 손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실리콘 재질의 인공피부이기 때문에 인간의 피부처럼 외부의 자극에 손상이 쉽게 온다.
이후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얼굴 화장을 고친 로봇은 다시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욕실에서 로봇이 나오는데 ...
남편이 로봇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 방으로 좀 따라올래" 남편이 상냥한 목소리로 로봇에게 말한다.
"네" 로봇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
마누라님: "이거 마지막에 뭐야?? 이 다음에 뭐 하는데?"
"몰라~~"
집안일도 하고 섹스도 해야하는군요.
심지어 옷도 갈아입구요.
필요하지도 않지만 가슴도 커야겠죠.
남성형 로봇도 집안일도 하고 섹스도 하고 옷도 갈아입어야하지 않을까요.
커야하는 부분도 있을거고요.
(남녀평등 뭐 이런 얘기는 아니구요 남녀바꿔도 똑같은거니..)
사실 제 마누라님은 직장 + 사이버대 + 육아 + 교회까지 신경쓰시는 슈퍼우먼 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