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이된 지금까지 17년 정도 함께 했습니다.
형은 저보다 9살이 많으셨어요.
학생 운동 하시다 감옥에 다녀오셨고, 정치권에 기웃거리는 대신 세상과 소통하시고 방황도 하셨습니다.
20대 후반에 형을 처음 봤을때 정말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거의 17년전 신촌 우드스탁에서 술먹고 블로그에 저도 형 같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포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형이 아프시고 곧 돌아오실거라 생각하며 2년간 방치했던 먼지 가득한 책상을 정리했습니다.
이것저것 버리고 형수에게 드릴 물건은 베이스 기타 하나와 두툼한 낙서지 박스 하나 뿐입니다.
형이 돌아가시고 2주 만의 첫 술자리 인데 다들 일찍가서 저도 집에 왔습니다.
오늘은 진탕 취하고 싶었습니다.
형!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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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고 댓글보다가 거실에서 혼자 펑펑 울었습니다.
형 가시는 길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