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0여년전. 와이프랑 결혼날짜 잡아놓고 얼마 안되서 벌어진 일입니다.
와이프 일 다닐때라 차 니가써라~ 하고 보험가입 해주고 몰고다닌지 몇일 안됬었습니다.
와이프는 사회복지사였는데, 일하는 센터 주변이 주차하기가 무지 까다로웠습니다.
그래서 퇴근할때 차 돌려 빼려고 원룸촌에 들어가서 돌리다가 주차되어 있는 차랑 접촉사고가 났습니다.
그때도 와이프는 보험회사에 전화 안하고 저한테 바로 전화했었어요.
"오빠야 차 빼다가 주차된차 박았다!!"
"위에 보니 위에서 어떤 아저씨가 담배피면서 계속 보고있다 무섭다!! 우짜믄 되는데!"
저는 그때 출장중이였는데, 결혼하면서 보험을 바꿨거든요.
다이렉트에서 부모님 아시는 보험아줌마 (동네 보험왕?)분께.. 가입을 했는데
이때다 싶어 보험아줌마한테 전화했습니다.
"이모야 전데요. 와이프가 차 긁었다는데, 아지야들 중에 제일 무섭게 생기고 덩치 큰 사장님 보내주세요"
이랬더니 껄껄 웃으시면서
"있어봐라. 오분안에 간다"
라고 하더라구요.
한시간 뒤.
모든 상황이 정리됬다고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어요.
저한테 전화하고 오분쯤 뒤에
겨드랑이에 검정색 일수가방 (?)을 끼고 차렷자세도 안되는 엄청난 거구의 빡빡이 사장님이
"고객님 계십니까? 차주분 계십니까?" 소리치며 찾길래
와이프를 만나니.
그분 왈
"고객님은 차 안에 들어가 계세요 나오지 마세요" 하더니
그 차주분과 이야기를 대신 해줬답니다.
위에서 쳐다보고 계셨던 분이 차주가 맞고.
와이프에게 내려와서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답니다. 와이프는 겁먹고 연신 사과하고 있었구요.
그리고는 보험회사 직원분이 와이프보고
"고객님~ 이제 가셔도 됩니다. 제가 처리할께요"
하길래 다시한번 사과하고 그냥 왔답니다.
와이프랑 전화를 끊고 조금 지나니
보험회사 직원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분 되시죠? 제가 이야기해봤더니, 범퍼랑 휠 살짝 까졌는데 휠 4짝 교환이랑 범퍼 교환을 요구를 하네요.
근데 고객님 이거는 제가 열받아서 안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까진 휠만 교환해야지 4짝 교환은 자존심이 허락을
안합니다!"
이러더니..
다시 연락준다고 하고
몇일뒤..
"고객님~!! 제가 잘 타일(?)러서 미수선처리로 싸게싸게 처리했습니다. ㅇㅇ원 인데 괜찮나요?"
...
이건 뭐
대박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친절한 보험사 직원이 없네요.
왜 보험아줌마가 보험왕인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였습니다.
와이프도 그 이후로 좀 비싸더라도 같이 차 타는 동안에는
그 보험왕 아주머니에게 가입하자고 이야기 했네요.
현재도 가입해 있구요.
와이프가 차 운전하는 동안에는
무서운 빡빡이 일수가방 보험사 직원께서 쭉 함께했으면 합니다 껄껄
잘 모르는 초보운전자에게 겁줘서 휠 4짝 다 갈아보려다,
칠 까진 손상부위인 범퍼, 휠1쪽만 교체했으니
눈탱이 실패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맞습니다.
보통 지인이나 아는 사람 통해서 보험이나
물건을 사면 그냥 모르는 사람한테 들었을때보다 안좋은 경우를 많이 봐서...
저도 그런 인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보험설계사가 보험사 사고담당 직원을 직접 지정할 수 있나요?
직접 처리해주는 설계사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다 되는 모양이더라구요
아무리 gr해도 안먹혀요. 보험사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사고나서 전화했더니 회식중이셨는지 보험사로 전화해서 처리하라고 답변을 하시더군요.
두번째 사고 났을때는 첫 사고때 못챙겨준거 때문인지 접수도 알아서 해주시고 처리도 엄청 잘해주시긴 했는데 이미 떠나간 마음이 돌아오지 않아서 그 다음부터 다이렉트 보험 가입했습니다.
단, 취급자가 보험왕이라고 하면 고객한테 분명 더 친절하게는 할 겁니다. 괜히 회사에 컴플레인 들어오면 더 문제가 커질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