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태어난지 6개월된 아가새를 데리고 왔더랬죠.
강아지랑 고양이보다.. 더 오래 살고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했거든요.
실제로 사람과 살았을 때 수명이 60년까지도 산다라고 합니다..
평균 40~60년 정도의 수명이라고 이야기를 듣고 데려왔던 뉴기니아 앵무 뚱이.
만 3년정도는 제 자취방에서 함께 살았고, 이후에 제가 결혼하게 되면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어머니가 돌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혼해서 분가한 저와 동생을 대신하여 어머니의 세 번째 자식이 된 뚱이였어요.
어머니는 어딜가든 뚱이를 데리고 다니셨고, 뚱이 또한 어머니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잘 따랐더랬죠.
(강아지보다 더했으면 더 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엄청난 껌딱지에요.)
집안에서는 풀어두고 키웠고, 밖에 나갈때도 겁쟁이라서 엄마 어깨나 손위에서 떨어지지 않던 아이였습니다.
잘 때는 머리맡에서 얌전히 앉아서 함께 잠들기도 했었죠.
앵무새 모임에서도 얌전하고 말도 잘 듣고, 누구보다 특출나서 꼭 2세가 나오면
분양 해달라고 했었던 분들도 매우 많았습니다.
그만큼 똑똑하고 말도 너무나 잘 했었더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전화가 왔네요. 뚱이가 아프다고.
조금만 아파도 병원을 데려가서 애지중지 살펴보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정도로 아끼며 키워왔는데
어느날 없었던 병이 생겼다고 하네요. 폐에 종양인지.. 뭔지 무서운것이 말이죠.
수술도 불가능하고, 점점 폐가 쪼그라드는 통에 언제 무지개다리를 건널지 모른다는 의사에 말에
어머니는 너무나도 힘들어하셨습니다.
그렇게 진단을 받고 얼마 한 달도 안되서 어머니가 전화를 하시더니
제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음을 토해 내시네요. 뚱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전날까지도 잘 먹고 잘 놀던 아이가 아침에 갑자기 피를 엄청나게 토하면서 짧은시간에 바로 저세상으로 가버렸다고..
그런데 또 옆에서 뚱이를 좋아하던 암컷 땡이가 뚱이가 하늘로 가는 장면까지 봐버렸다고..
저도 오랜시간 키웠고.. 항상 본가에가면 반기던 뚱이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저두 눈물이 쉴새 없이 흐르더군요.
내가 아주 늙을 때 같이 늙어갈 수 있는 반려조라고 생각했으나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서..
충격이 심헀네요.. 어머니는 더더욱 말 할 것도 없구요.
몇일 뒤 어머니께 전화드리니 뚱이는 잘 보내줬다고.. 이야기 하시네요.
지금은 땡이를 잘 케어해줘야할 때라고.. 새들은 짝이 있을때 한 마리가 죽게 되면
나머지 한마리는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를 받게되고 따라죽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땡이가 뚱이의 마지막을 목격한 이후로는 집안에서 잘 나오질 않는다고 하네요.
땡이도 잘 견뎌줘야 할 텐데 말이죠..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그냥.. 뚱이가 너무 생각이 나서 적어보았습니다.
좋은 곳으로 갔을거라 믿고... 나중에 하늘나라 가게 되면 꼭 마중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좌측이 땡이 우측이 뚱이입니다. 땡이와 뚱이의 첫만남일 때 사진이네요.
뚱이를 데려온 후에 아주 나중에 땡이를 데려왔답니다.
뉴기니아는 암컷과 수컷의 색깔이 다르기에 구분이 바로 가능한 점이 있어요.
다른 앵무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성별을 식별하게 됩니다.
좌 뚱이 우측은 깐돌이입니다.
뚱이보다 먼저 사고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던 깐돌이에요.
뚱이 혼자 키우다 어머니께서 한 마리 더 키우고 싶다 하셔서 분양받아 드렸던 아이인데요
코뉴어임에도 불구하고 말을 할 줄 아는 아주 똑똑한 아이였습니다. (파인애플코뉴어입니다.)
깐돌이는 외출을 갔다왔는데 불의의 사고로 새장 구석에 다리가 낑겨서 빼지못해 발버둥 치다가 충격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네요..
그때도 너무나 큰 스트레스였는데 깐돌이는 그나마 2세들이 집에 10마리나 있어서.. 유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절대 낑기지 않도록 전부다 예방을 해뒀구요.
반려조 너무 좋은 아이들이에요. 강아지 고양이보다 다른 아이를 키워 보고 싶으시다면
반려조를 추천드려봅니다.
간밤에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예쁜 아이라 하늘에서 빨리 데려갔나 봅니다.
어머니와 가족들의 슬픔이 어느 정도일지 대충 상상이 갑니다. ㅠ.ㅠ
(저도 불과 한 달 전에 자식같은 아이를 보낸터라)
마음 잘 추스리세요.
+ 반려조 관련 궁금증이...
풀어서 키우면 분변 문제가 좀 심각하지 않나요?
잘 못가릴 거 같은데...
많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그리워하시고 다시금 기운 내시길 바랍니다.
가족을 잃어서 남은가족 모두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잘 추스르시길 기원합니다.
* 덕분에 (일부)조류의 수명이 그렇게 길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좋은 주인을 만나서 행복했을거에요 힘내세요 ㅜㅜ
무엇보다도 글쓴분 어머님이 걱정됩니다. 충격이 크실 거예요. 자주 안부인사 드리셨으면 좋겠어요. 글쓴분께도 위로 드립니다.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지만, 당시엔 며칠간 쉼없이 울었던 기억...
심심한 위로 드립니다.
완젼 껌딱지랍니다...올 초 부화한 모란앵무도 두마리 있구요..(부모는 입양보냈어요)
저의 애들 코뉴어 병원비도 돈백 들었구요. 애들이 망가뜨린 비싼 이어폰이나 화초 등도 2~300만원 될것입니다.
그래도 정말 귀엽습니다. 제 자식이나 다름 없어요.
그래서 반려조를 떠나 보내신 분들의 심정 이해합니다.
저희집도 강아지가 떠났을때 너무 슬펐어요.
그 녀석 덕분에 집이 굉장히 화목해지고
자식들 떠난 집에서 부모님을 항상 웃게 해주던 효자였어요. 먼 훗날 다시 만날 거라고 믿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