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첫 직장에서 과로로 부정맥이 생겨서 ( 또는 의사표현으론 발견해서..) 몇년간 고생을 했는데요.
10년넘게 꾸준히 매일 운동을 하는 습관을 정착시키니 7 8년 넘게 그런 증상이 없습니다.
그럭저럭 심장관련은 이제 안심하고 살고있었는데...
지난주 금요일 토요일 해서 코로나로 고생하신 장인어른 뵈러 처가에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걱정하는 것처럼 이제 못뵈니 돌아가시니 하는 수준은 아니고 그냥 힘드신 상태인데요.
오히려 제가 요즘 간이 안좋다는 말씀을 들으시고는 직접 채취한 쑥을 건강원에서 달여다가 약포로 만드셔서 주셨습니다.
다른성분은 일체 안들어가고 쑥만 가지고 달이셨다네요.
저는 약은 아파죽을때나 먹지 평소에 한약을 먹는다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일단 어르신이 주신 것이니 박스에 갈무리해서 트렁크에 넣어놓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월요일 출근길에 아내가 한포 데워주길래 원샷을 하고 출근을 했는데..
11시쯤 갑자기 부정맥이 오더니 메스껍고 식은땀이 벌벌 나오는겁니다. 찌잉 하는 느낌으로 흉통도 살짝 남고요.
어어 이거 왜이러나..흉통은 이거 심각한거 아냐..하고 잠깐 빈회의실에 가만히 누워있으니 잦아드네요.
급한 업무 건 처리하고 병원 점심시간 끝나자마자 병원에 가서 심전도+흉부엑스레이+힘장초음파 세트로 돌렸는데 일단 정상이 뜹니다.
갑자기 부정맥이 왔고, 일상과 다른 점은 아침에 먹은 쑥 액기스 밖에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 같아서 한의사 친구한테 카톡을 해봤습니다.
어어 그거 하더니, 쑥을 캘 때 초오를 같이 캐면 바로 저 같은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바로 말해주고 그런 사고 사례도 많다고 기사도 링크해주네요- -;
아내한테 이러이러해서 액기스를 잘못만드신 것 같다 하니
처가관련되면 왜이리 민감하냐.
다른사람은 평탄하게 무던하게 그냥 사는데 너는 뭐가 그렇게 인생에 이벤트가 많냐.
사위한테 사약을 주겠냐.
안먹을거면 내가 먹겠다. 쑥이 여자한테도 좋다더라.
반응이 이럽니다;
일단 너도 먹지 않는게 좋을 것 같고, 굳이 먹겠다면 더 말리지는 않겠다.라고 하고 말았는데
오늘 아침에 또 권하는겁니다.
안먹겠다고 하니 짜증을 내면서 싱크대에 휙 버리네요.
아니 너가 먹겠다면서?..라고 말하고싶었지만 이 말은 겨우 참고 나왔네요.
초오가 부자입니다.
대충 쑥을 캐다가 비슷하게 생긴 초오를 같이 캐서 먹으면 큰일난다는 내용입니다.
https://veranda-project.tistory.com/445
즙 종류는 조심해서 먹어야 하는데 오히려 아내 분이 과민하신 것 같네요.
액기스를 장모님이 잘 못 만들었다기보다 그냥 체질이 안 맞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일반적으로 많이 팔리는 경옥고? 이런것에도 안 좋게 반응 올라오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다른것도 아니고 약초, xx즙(생물 포함)은 정말 조심해야죠.
평소에 무슨 상황들이 있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왜 화내시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는건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ㅠㅠ
말씀하신게 가장 명안입니다.
쌈닭이랑 살다보면 회피기술 만렙이 됩니다. ㅋㅋㅋ
사약에 쓰이는 부자입니다.
다른것도 아니고 건강상 문제가 왔는데 반응이 너무 서운하시겠어요.
먹으면 남편이 잘못될수도 있는건데... 진짜 좀 너무 하시네요..
초오랑 쑥 헷갈리는 일이 얼마나 자주 있는 일인지는 몰라도 실제로 자주 있는 일이고 저 액즙도 그런 게 강력히 의심된다면 장인장모도 드시지 않게 하는 면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것 같기는 해요.
그걸 장인장모의 실수에 대한 비난으로 읽지 않도록 이야기하는 게 어렵긴 하겠지만요..
한약이나 무슨 즙같은 건 진단하고 먹어야 한다고 들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간이나 신장이 망가진 사례도 있어서 조심해야 죠.
그리고 일반 성인 남성이 쑥 달인 물을 먹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비위가 허한(虛寒)하여 아픈 데, 한성 이질, 여러 가지 출혈, 대하증, 월경 불순, 태동불안(胎動不安), 불임증 등에 쓴다."
이렇게 되어있어요..
사람목숨이 달린 일인데
그걸 또 먹으라고 주는 사모님이 무서울만큼 대단(?)하신 분이네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따뜻하게 한사발씩 데워서 사모님 꼭 다 드시게 챙기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직접 당해봐야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 직접 채취한 쑥을 건강원에서 달여다가 약포로 만드셔서 주셨습니다. >
-> 채취한 것이 100% 쑥이었는가?
-> 채취한 쑥이 식용 가능한것이었는가?
-> 건강원에서 쑥을 적합한 방법으로 달였는가?
-> 건강원에서 달인 쑥을 적합한 방법으로 약포에 포장하였는가?
그외
-> 달인 쑥의 배송과 보관 과정이 문제 없었는가?
- > 달인 쑥의 섭취 방법에 문제 없었는가?
-> 달인 쑥이 글쓴분의 건강상태에 맞는 약이었는가?
등등 생각해볼 수 있죠..
전 그래서 즙 같은건 안먹는편입니다. 먹고 몸이 안좋아졌을 때 의심해볼만한 사항이 너무 많거든요.
아무래도 1번에서부터 의심이 많이 됩니다.
부인의 반응이 좀 과하시긴 하네요
암튼 저는 아이 생기고 나서 부터는 아예 못을 박았습니다.
누가 주는 것이든 남이 주는(처가, 본가 포함) 한약 같은 건 내 가족은 안 먹는 걸로.
사람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상황을 못 믿는 거니까요.
다행히 와이프도 저와 생각이 비슷합니다.
사람 몸은 뭘 못 먹어서가 아니라 과하게 먹거나 잘못 먹어서 탈이 나는 게 대부분이기도 하고요.
지방에 계신 처형이 미신을 쉽게 믿고(ex. 점쟁이 등등) 토속음식을 즐겨 찾아 다니고 그러는 분이라 처형 올라 오실 때 마다 바짝 긴장합니다.
행여 애한테 뭐 먹이실까봐.
백반 양보해서 아내분 입장에서 부모님 생각하면 섭섭한 마음이 들수도 있겟지만 남편이 죽을뻔 했는데 저라면 제정신이 안들것 같아요
그래서 신장질환자는 즙을 금기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