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 달에 한 번꼴로 종합병원에 가고 있습니다. 심각한 질병은 아니고요 당분간 모니터링이 필요할 뿐 약으로 관리가 가능하며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합니다. 그래서 집사람과 병원갈 때는 뭔가 나들이 나선 기분이기도 합니다. 긴장감이 전혀 없죠..
문제는 제 진료과가 무슨 이유에선지 암병동 맨 꼭대기에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항암치료 중인 듯한 분들이 보이는데 살짝 마음이 무거워지곤 하죠.
오늘 엘레베이터에 오르는데 머리에 털모자를 쓴 아이 하나가 버튼을 누르고 있더라고요. 예닐곱 살쯤 돼보이는 사내아이였는데 장난끼가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층에 닿으면 굳이 필요가 없는데도 열림 버튼을 누르고, 사람이 타고 내릴 동안 누르고 있다가 빠르게 닫힘 버튼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그 나이대 애들이 흔히 하는 장난스러운 행동이었겠죠...
저층에서 붐비던 사람들이 고층으로 갈수록 적어졌습니다. 거의 매층에서 엘레이베이터가 섰고 아이는 그때마다 버튼 누르기를 반복했습니다. 꼭대기층이 목적지인 저와 집사람은 아이가 내리기 전까지 그 모습을 지켜봤고요..
사람들이 모두 내리고서 아이가족과 우리 부부만 남았을 때 갑자기 가슴에서 뭔가가 욱~하고 올라왔습니다. 어떤 장면을 봐버렸거든요...
아이 뒤에 아이 엄마가 서서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습니다. 엄마 손에 휴대폰이 들려 있었는데요..화면에서 녹화 중임을 알리는 시그널이 쉼없이 깜박이고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는지 녹화시간이 꽤나 길더라고요...ㅠ.ㅠ......
갑자기 훅~하고 들어온 무방비 상태여서 눈물이 찍..하고 흐르더라고요. 내려서 보니 마누라 얼굴도 벌겋게 상기돼 있고...ㅠ.ㅠ 진찰실 앞 대기석에 나란히 앉아서 코를 풀었더랬습니다.
사람이 나이먹어 아프다 죽는 건 어쩔 수 없는 건데..아이들은 진짜 안 아팠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마음인지 알 갓 같습니다. ㅠㅠ
부모 입장에서... 어떤 마음일지... 저도 느껴지네요.
가장 큰 고통이 자식의 죽음이라고 하죠
그만한 아이도 있다보니, 감정이입이 됩니다. ㅜ.ㅡ
가슴이 애려 오네요...
입원실 같은 층에 어린이교실 같은게 있더라고요. 입원한 아동들 놀이 겸 교육을 시키는..
거기 입원한 아이들..병종은 하나였겠죠..저도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었네요..
아이가 아픈 모습을 볼때 가슴이 아려오는건 비슷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때 더욱.. ㅠ
몇년전부터 굿네이버스 후원 끊고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으로 후원 옮겼습니다.
세계 다른 어린이 돕는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들 많이 아프지 않게 후원하는것이 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일입니다.
글만 읽었는데도 너무 슬픕니다 ㅠㅠ
저희집의 경우도 가족 중 (건강한?) 한 사람의 상태 모니터링을 위해 대학병원을 1년에 2번 가는데요
병원 안에서 걸어 가면 소아암병동을 지납니다
현관이나 통로에서 어린 아이들을 보면 갑자기 정말 후욱~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ㅠ..ㅠ
아이들은 진짜 안 아팠으면 좋겠습니다.
이해가 되니 ... 그 맘이 전해져 옵니다
힘내세요
아이 아빠다 보니.. 글로 읽었는데도 눈물이.. ㅠㅠ
마음이 아프네요
아이들이 안아팠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토요일에도 일해서 애랑 저랑 병원으로 마중나가서 퇴근하길 기다리면서 장난치고 놀았거든요.
처음엔 몰랐는데 건강한 저희 가족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서 어느순간부터는 밖에 나가서 기다렸습니다.
어린이병원은 풍선기계라던가 이런저런 아이들 배려한 공간인데 막상 놀 수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는 게 씁쓸해요..
그 아이와 부모님, 윗 댓글 님과 아이 위해서 기도드렸네요. 꼭 기적이 일어나기를요!
기적이 있길 기도합니다🙏
병동쪽에 세미나 들으러 가는 길에 젊은 남자 분이 환자복을 입고 병동에서 오며 지나쳐서 별 생각 없이 돌아봤는데, 갓 걸음마 하는 아기를 번쩍 안더라구요.
한 8-9년 되어가는 일인데 지금도 그 모습 안 잊혀지고, 또 늦게 얻은 제 아이가 이제 곧잘 뛰어다니는데 안아주다보면 그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