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성공회의 한 신부님이 SNS 글로인해 사제직을 박탈당하셨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개신교인이기도 하고, 다른교단이지만 개신교 내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넘는 말이지만, 성공회 사제직 박탈은 좀 과한 처사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성공회의 입장문을 읽어보았습니다만, 입장문의 요점은 ‘성직자가 하느님의 허락하신 생명을 무시’ 하는 행위였기에, 하느님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는 행동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보다 더했던 사건이 1940년대 독일에서 있었습니다. 바로 전광훈이 그토록 말하는 본회퍼 목사님의 히틀러 암살 미수사건입니다. 그는 악을 보고 침묵하는 것은 악이라 생각했고, 히틀러를 죽여서라도 막는 것이야 말로 더 큰 죽음을 막는 것이라 생각했으며, 심지어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성공회에서 성인으로 추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각 교단마다 생명존중에 대한 성서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저는 지금 생명에 관한 성서해석으로 논쟁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를 언급하는 이유는, 비슷한 사건들이 같은 교단 내에서 다른 잣대로 평가되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존중하지 않다 못해 실제 실천으로 옮긴 사건은 성인으로 추대된 반면, 다른 사건은 개인 SNS에 쓴 글 하나로 사제직을 박탈당했습니다. 만약 성공회 입장문의 요점대로 ‘성직자가 하느님의 허락하신 생명을 무시’하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면, 본회퍼목사님 역시도 성인이 아닌 성직박탈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아야 일관성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히틀러와 윤석열을 비교할 수 없는 것 아니냐 라는 질문이 있을 순 있습니다만, 그러한 질문이야말로 이 사건이 ‘생명존중’ 이 아닌 ‘정치적 입장’에 따른 결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교단을 보며 감놔라 배놔라 할 순 없겠지만, 조금은 아쉬운 마음에 글 남겨 봅니다.
혹여나 성공회 교단에 계시는 분들 중 이러한 주제넘는 글이 기분나쁘실 분들이 계셨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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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중 말씀해주신 부분에서 본 회퍼 목사님의 경우 히틀러 암살에 대한 전적인 동의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추가정보를 알려주심에 감사드리고, 그러한 경우에서는 제 글의 논지와 달리 이번사건이 '생명존중'을 위배한 것이 되어 성공회에서 충분히 면직될 수 있는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이해했습니다. 위 글은 이번 사안에 대한 제 개인적인 아쉬움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네요.
그러나 같은 교단 내 다른 기준은 조금은 의구심이 들기에 글을 남겨보았습니다.
본문의 글은 히틀러와 윤석열을 비교하는 글이 아닌, 생명의 경중은 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없고 그것이 달라진다는 것 자체가 생명존중이 아닌 다른 가치판단이 개입된 것 아니냐 하는 내용으로 적은 부분입니다.
혹 제가 잘못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언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만약 말씀하신대로 성공회의 입장이 많은 생명을 위해 하나의 생명이 죽어도 된다 는 것에 동의하는 신학적 입장이라면, 그때부터는 신부직 박탈에는 정치상황까지 고려된 결정 이라고 봐야하지 않나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윤석열과 히틀러를 비교하는 것도 아니고, 신부님의 그 발언이 잘했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면직처분은 신학적 담론 위에 서있다기보단, 다른 상황적인 것이 고려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어서 글을 쓴 것입니다.
* 악마와 내기걸어~ 부터는 무슨말씀이신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적어도 윤석열이나 오세훈 둘 중 하나만 아예 죽거나 적어도 그 공직에 없었으면 158명 안 죽었어요. 2찍들이 욕해대는 문통 정도만 돼도 안 죽는데요.
그리고 히틀러만큼은 안 되니 총 안 들고 SNS만 했잖아요. 경중을 따져봐도 되게 공평한데요?
페이스북도 시끌벅적입니다
다만 본회퍼는 교단을 초월하여 모두가 인정하는 성인입니다. 그리고 그의 행보는 성공회 입장문과는 다른 내용이기에 생각해 볼 점이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저 문장은 함께 작전을 진행했던 카나리스 제독의 일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 분이 나치 치하에서 교회 회복 운동과 영국과의 관계로 인해 성공회 성인에 시성된 것은 맞지만, 공공대중을 향해 특정 누군가가 죽어야 된다고 이야기하신 적은 없습니다.
김규돈 신부님의 행동도 이해가 되고 성공회의 행동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제가 하고싶었던 말은 생명존중을 위해 종교적 관점으로 사제를 박탈해야 하는 경우라면, 악인의 죽음에 관한 것 역시도 사제를 박탈해야하는 것이 일관성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여나 제가 이해하는 내용이 틀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본 회퍼 목사님이 암살방법을 부정하며 히틀러를 막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셨던 분이라면, 말씀하시는 부분이 맞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추후에 암살 진행 이후 연합국(영국)과의 협상에서 본 회퍼 목사님의 종교계 영향력을 발휘하기로 되어 있었고, 이 내용들이 밝혀지면서 종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교수형을 당하셨습니다.
즉, 일반 대중에게는 반나치 교회 활동을 하던 뛰어난 신학자/목회자로 알려져 있었지 암살 작전에 가담한 목회자로 알려진 분이 아닙니다. 목회자로써는 생명존중이라는 것을 반대하는 말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성공회에 "시성"된 것은 아니고 20세기 순교자로 봉헌되었고( https://www.westminster-abbey.org/ko/about-the-abbey/history/modern-martyrs ) 돌아가신 날을 축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순교자로 봉헌 사유는 고백 교회라는 교회 개혁 운동 및 성공회 수도회에서 함께한 신학 업적, 다시 독일로 돌아가 지하 비밀 신학교를 새우고 한국의 '기복신앙'과 같은 맥락의 '값싼 은혜'에 대한 신앙관으로 유명해지며 본인이 충분히 안전을 추구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독일로 돌아가 지하교회 활동을 펼쳤던 것에 있습니다.
또한 본 회퍼 목사님은 '루터교'의 목회자지 '성공회'의 목회자는 아닙니다. 성공회의 영향력 안에 있는 신부님이라면 면직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본회퍼 목사님에 관한 부분 수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저야말로 그 부분에 대한 무지로 잘못된 두 부분을 연결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본문에 글을 수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윤석열에게 돌아가야 할 것은? 전 저 목사님께서 돌려줘야 할 것을 제대로 줬다고 봅니다만.
전광훈과 비교에 대해서, 저 역시도 심적으로는 화가 나기도 합니다. 다만 그 문제는 결국 위 사안과는 또 다르게 '종교인의 정치활동은 가능한 일인가' 라는, 다른 주제가 되는 것 같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또 또 말씀드리지만 저에겐 그 내용에 관해서 설명할 만한 능력도 없구요)
다만 제가 굳이 예상하건데, 중앙에서 컨트롤하는 성공회와는 달리, 장로교단이야 한 교단에서 잘리면 다른 교단 만드는 것은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만약 한 교단에서 목사직을 박탈당한다 하더라도 1인교단체제로 스스로 목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은 드네요..
전광훈 씨는 이미 19년도에 원소속 교단에서 목사직 박탈 당했습니다. 거기서 뛰쳐나와서 스스로 자기가 목사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타교단도 이단성이 있어 집회 참여 금지 결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타교단의 입장이 너무 약하지만 말입니다.
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25006
아닌 건 아닌겁니다...
분노 앞에서 신앙의 본질을 잃지 맙시다.
(신부님의 행동이 거룩한 분노로 받아들여져야만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뭐가 문제라고 성직을 박탈하는 건가요?
아, 하긴 예수님도 그 문제로 십자가에 돌아가시긴 했습니다.
물론 신앙과 신자와는 별개입니다.
해당 발언은 성직자로서 해서는 안될 소리임에 분명 합니다.
일반 국민이 홧김에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정치인, 성직자, 교사, 공직자 등은 그 직에 걸맞는 발언을 해야함임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구약의 신이 그토록 많은 생명을 말살한 건 다른 하느님인가 보죠?
'성직자'로서 절대 해선 안될 말이었다는 점도 맞는 말이기에 성공회의 처분도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개신교의 전광훈과 많이 대비되네요.
하긴 고모부를 고사포로 날려도....쩝.
왜 우리만 한 점 티끌없는 잣대로 우리 스스로 자해하고 있는지 속상하네요.
저 악마놈들 이기려면 더 악마같아져야 하는건지...
괴물들 잡겟다고 괴물되지는 않아야 되는거니까요.
일정부분 그 신부님이 하고 싶은 말과 본심은 이해가 되지만... 신부라는 직책을 가지고 바깥에 공개적으로 한 말로는 너무 과격하고 선넘었다고 보는게 맞지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