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용료 문제에 대해서 논란이 많은데, 제가 보기에 근본 원인은 다음과 같은 모순입니다.
인터넷을 고속도로에 비유해 봅시다.
현재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A. 고속도로에 들어갈 때 톨게이트에서 돈을 낸다.
B. 연결된 고속도로 안에서는 무료로 다닐 수 있다.
C. 우리나라(통일한국이라고 가정합시다) 고속도로망과 중국 고속도로망을 연결할 때, 중국 고속도로망이 더 크므로 우리나라 도로공사가 중국 고속도로공사(?)에게 통행량에 비례해서 돈을 내어야 한다. (중국에서 오는 통행량, 중국으로 가는 통행량 모두에 대해 한국 도로공사가 비용 지불)
그리고 국내 택배 회사들이 국내에서 영업을 합니다. 트럭이 고속도로에 들어갈 때마다 통행료를 냅니다. 물류센터가 국내에 있으니까 물류센터에서 고속도로로 들어갈 때마다 돈을 냅니다.
그런데 중국 택배 회사가 국내에 진출합니다. 물류센터가 중국 연변에 있습니다. 물류센터가 중국에 있으니까 중국 고속도로공사에 통행료를 냅니다. 한국 도로공사는 한국 고속도로 구간을 공짜로 이용하게 해 줍니다.
그러면 중국 택배 회사는 통행료 부담이 없으니 국내에서 장사가 엄청 잘됩니다. 그러면서 한국 도로공사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물류센터가 중국에 있어서 중국까지 왔다갔다 해야 하니까, 한국 도로공사가 중국 고속도로공사에게 연결비용을 많이 내지 않습니까? 우리에게 물류센터 부지를 주시고, 우리 물류센터에서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트럭은 통행료를 면제해 주시면 한국에 물류센터를 짓겠습니다. 그러면 한국 도로공사에게도 이익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국내 택배 회사들이 반발합니다. "우리는 물류센터에서 고속도로에 들어갈 때 통행료를 내는데 중국 택배 회사는 왜 면제해 줍니까? 이래서는 경쟁이 안됩니다. 그럴 거면 우리도 통행료 면제해 주세요. 한국은 고속도로 통행료 비싸서 장사 못하겠어요."
그리고 도로공사도 그런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고속도로에 들어오려면 통행료를 내어야 하는데 왜 면제해 달라고 하는 것이냐, 우리가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유지보수하는 비용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중국 택배 회사 입장은 똑같습니다. "싫으시면 물류센터 안 지을게요. 택배 시간 오래 걸리고, 고속도로는 더 혼잡하고, 중국이랑 연결비용도 많이 내시겠지만 싫으시면 어쩔 수 없죠."
자,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까요?
1. 중국 택배 회사가 중국에서 고속도로 들어갈 때 통행료 냈지만, 한국에서 고속도로 다니면서 장사하려면 돈 내세요. (망사용료 법안)
2. 중국 택배 회사가 한국에 물류센터 짓지만 통행료는 내세요. (통행료 면제 X)
3. 한국 고속도로는 무료로 전환하고, 도로공사는 세금으로 운영.
4. 중국 고속도로와 한국 고속도로를 연결할 때, A국가에서 B국가로 가는 통행량만큼 A국가 도로공사가 B국가 도로공사에게 비용 정산 (왜냐하면 A국가 도로공사가 통행료를 받았을 것이므로)
저는 4번이 가장 논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4번이 되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모순이고, 그래서 1번 같은 법이 나오는 것이죠.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에 붙어 있는 여러 작은 나라들이 똑같은 입장이고, 그래서 우리나라의 1번 법안이 큰 관심사가 되는 것이죠.
앱스토어 수수료 이슈, 유럽 디지털 세 이슈와 똑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구글, 아마존, 넷플등등...
그리고 본문의 비유에서 중국 택배 회사가 원하는 대로 해주면 국내 중소 택배 회사는 더 불리하죠.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회사도 많죠. CDN도 있구요. 그런데 넷플릭스 같은 회사가 공짜로 해달라고 하면서 분쟁이 생긴 거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83023
http://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2181
애시당초 KT LGU 다들 적절히 캐시서버로 잘 운영하던걸 SKB 혼자 소송전과 형평성 키워드 들고 언플 시작한게 이 논란입니다. ISP가 자기 망 내 CP한테 갑질해서 월세 뜯어내다가 해외 사업자한테도 뜯어내겠다는게 본질이에요. 망 유지비 핑계 대지만 그거 공개는 못한다죠.
A1. 업체에게서 돈을 받고
A2. 소비자에게서 돈을 받아서
B1. 망을 운영하고
B2. 해외망 접속요금을 내고
B3. 남은 돈은 이익이죠.
A1이 너무 크다면 그 돈은 어디로 가나요?
B3인가요? 그래서 통신사들이 수익률이 높나요?
A1을 줄이면 A2를 늘리거나 A3(세금으로 보조)을 추가할 수밖에 없죠.
왜 버스회사가 제발로 찾아간 손님 모셔왔다고 가게한테 리베이트 달라 배짱인건지 모르겠네요.
"돈잘버니 통신회사 돈 많이 받아도 된다는 논리로 접근하시면 안됩니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 통신회사가 폭리 취하는 것 아니라는 얘기죠.
본문을 잘 읽어보시면 넷플릭스가 원하는 대로 해주면 국내 토종 OTT가 오히려 더 불리하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가는 사람이 많으면 도로 확장도 해야되니 일부 요구할수는 있겠습니다만, 그게 서비스 사업자 수입의 대부분을 갖다바칠정도의 폭리를 취하고 안내면 도로 끊겠다고 협박할 근거는 못됩니다.
핵심은 망이나 도로나 공공성을 띈다는겁니다
sltx님의 비유에서 고속도로는 택배회사만 쓰는게 아닙니다. 애초에 서비스 사업자를 택배회사로 비유한거 자체가 잘못됐다는거죠. 톨비도 받으면서 목적지에서 돈 뜯으면 그게 이중과금이 아니고 뭡니까...
거기 세금이 들어갈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A1부터 A5까지 5명의 사용자가, B라는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칩시다.
모두 1원씩 낸다면, 통신사가 받은 요금은 총 6원입니다.
근데 여기서 통신사가, B를 5명이 쓰고있으니 B는 5원 더 내라고 요구합니다.
웃기는거죠. 결국 B를 많이 쓴다는건, B의 요금을 A1부터 A5까지 사용자가 분담해서 내고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여기에 더해서 B한테 돈 더내라고 요구하는거니까요.
고속도로는 일반도로도있지만 고속환경을 사용하고싶다면 수혜자부담으로 추가금을 받는거지 그게 사용료의 전부가 아니에요
백화점 마트같은 대형시설등은 그 도로에 추가적인 수요를 유발하기때문에 혼잡유발분담금을 내게하고있구요.
한국의 망 접속비용이 안드로메다가있는게 문제지 논리가 이중과금이니 뭐니 하기만들기위해 고속도로 이야기하는것부터가 틀린거에요.
그러니까요.
이게 자꾸 비유를 하려고 하니까 문젭니다.
도로교통은 심지어 혼잡분담금까지 있어서 트래픽 유발 비용을 부담시키는게 법칙인데
통신은 그게 아니거든요.
확실히 망한 비유 같습니다. 본질 이해가 안되어있어요.
통신 대역폭은 한정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애시당초 대역폭이 유한하다고 보는 것은 통신사 입장 아닙니까.
유한한건 오히려 물류죠.
사람이 살면서 무한한 정도의 물질을 소모할 수는 없으니까요.
통신 트래픽은 무한히 증가 가능합니다.
종국적으로 물리적 물질의 한계가 있긴 한 물류와는 이 점에서 차이가 크죠.
그렇기 때문에 애시당초 무한히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인터넷의 법칙이 망 중립성으로 결정된 거고요.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맞지도 않는 비유 가져오시면 통신사에 편향적인 해석을 하게 됩니다.
통신사에 줄 서셨으면 할 말은 없지만요.
"망중립성"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요.
이게 참 설명을 잘 하려면 너무너무 긴데요.
아주 초간단하게 설명드리면,
"통신망" 이라는거 자체가 공공적 성격이 매우 강하고,
이런 통신망 사용에 있어,
"차별"을 허용하게 되면,
결국에는 "이익" 논리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서,
"공공성"이 퇴색할 수 밖에 없으므로,
통신망 사용에 있어 "차별" 적 요소는 원칙적으로 배제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차별적 요소가 필요할 때에는 최소한의 차별만 허용한다.
아주 아주 많이 간추려서 적기는 했는데요.
핵심적 논리는 저거에요.
미국도 몇년전 "망중립성" 문제로 엄청나게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망중립성"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그렇기에 통신사들의 불만이 매우 많았습니다.
구글, 아마존,페이스북 등의 플랫폼 대기업들은 엄청나게 성장하는데.
통신사들은 이익 별로 얻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봐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되고,
저 "망중립성" 원칙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래서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컨텐츠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인터넷 컨텐츠 사업 지각 변동을 불러올 수도 있어서요.
하지만 바이든 정부로 바뀌고,
결국 다시 "망중립성" 원칙 고수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번 "망이용료" 관련 이슈는
결국에는 "망중립성"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꺼냐의 문제라서.
관심있으신분들은 "망중립성" 관련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듯 해요.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철도 설치. 유선 전화 통신망 까지 올라가면서 이야기 나오는데.
찾아보면 나름 재미있어요.
1. 우리나라 통신사가 cp로부터 받는 요금이 다른 나라보나 5~10배 이상 비쌉니다
2. 덕분에 한국에 서버두고 사업하는 동영상 기업들은 문 닫거나 서비스가 축소될수밖에 없었습니다..
3. 그러는 사이 해외에선 유튜브나 ott등 서비스가 날로 번성했습니다.
4. 한국 사용자들이 망해서 없어지는 국내 서비스 대신 해외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5. 해외서버로의 접속이 많아지자 통신사가 해외 통신사에 지불해야하는 트랜짓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6. 국내통신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시서버를 도입해서 트랜짓비용도 줄이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 캐시서버를 도입한 kt와 lgu와 다르게 skb는 이 솔루션을 거부하고 해외에 서버를 둔 사업자에게 니네 돈으로 skb망에 서버를 두고 10배 비싼 트래픽 비용을 내기를 요구했고
2. 협상이 되지 않자 사용자들을 볼모로 특정 서비스에 qos를 걸어버린 것으로 추정되었고 (넷플릭스 킹덤 나왔을때 skb사용자들은 거의 볼수가 없었죠)
3. 이후 사용자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자 망무임승차라며 소송전에 들어가기 시작해 애국 언론플레이를 시전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제 사견입니다.
1. skb가 캐시서버든 뭐든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이라도 했는가. kt와 lgu는 캐시서버 도입해서 두마리 토끼를 잡았는데..
2. 이 사태의 본질은 해외보다 10배 비싼 망사용료 인데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고 시장을 내주었고 이건 고객사를 스스로 죽인것과 마찬가지입니다.
3. 통신사가 원하는 대로 법안이 정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줄 아십니까.
당장 트위치처럼 비용 줄이기 위해 품질을 떨어뜨리고 유료구독서비스들도 가격을 인상할수 밖에 없습니다.
4. 다시 문제의 본질로 들어와서 국내 기업들도 해외와 같이 싼 망사용료로 사업을 할수 있게 해주면 정부가 나서서 k유튜브 같은거 만든다고 안해도 별의별거 다 생깁니다.
5. 통신사 탐욕이 사용자,cp를 비롯해서 우리 미래 컨텐츠 사업을 좀먹게 될겁니다.
그럼 국내 ISP들이 미국 ISP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나요? 예를 들어 KT가 AT&T보다 수익률이 높나요?
국내 CP 업체는 인터넷 사용료 내는데 넷플릭스는 캐시 서버를 공짜로 운영하면 누구한테 유리한가요?
국내 CP 업체도 공짜로 한다면 망 운영 비용은 누가 내야 할까요?
통신사에게만 이런 변화를 바랄게 아니라 국가 정책적으로 IT인프라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개념으로 봐야하는거죠.
ps. 한국이 산업용 전기가 싸기로 유명하지만 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서버팜 구축 안할까요? 전기료는 싸지만 망사용료는 살인적이라서가 아닐까요?
그동안은 해외망 사용이 적어서 큰 문제가 없었지만,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해외 비디오 서비스가 흥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거죠.
현재 구조로 해외 업체에 캐시 서버를 공짜로 제공하면 국내 업체는 경쟁이 안되는 겁니다.
ISP보다 국내 CP 업체들에게 더 문제입니다.
국내 업체에도 망을 공짜로 제공한다면 개인 소비자 요금을 올리거나 세금으로 운영하거나 같은 답밖에 없는 거구요.
대충 껴맞춰서 문제를 설명드리면...
쟁점 1. 톨게이트를 들어갈때 한번, 나갈때 또 한반 돈을 내라는거죠 하나는 인터넷 사용자에게 또 하나는 인터넷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한테요
쟁점 2. 인터넷으로 서비스 제공하는쪽 한테 돈을 많이 걷는것이죠. 국내 사업자는 돈 많이 내고 해외 사업자는 돈은 안내서 국내 사업자들 한테 이득을 주는 듯 했지만 결과적으로 해외 사업자한테 이득인 꼴이 된거죠 그래서 국내 사업자가 배아파 하죠
쟁점 1. 그러면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컨텐츠 소비자에게만 돈을 받고 제공 업체에게는 인터넷 회선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러면 지금보다 소비자가 내는 요금이 훨씬 올라갈 텐데요?
쟁점 2는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래서 국내 업체에게도 돈을 안받거나 적게 받으면 모자라는 돈은 누가 내나요? 소비자가 내거나 세금으로 메꿔줄 수밖에 없죠.
그게 ISP의 관점이죠. 양쪽 관점을 생각하지 않는 ISP의 생각입니다.
애초부터 인터넷의 설계는 공동입니다. 여기서는 누구가 만들어준 구간, 다음은 다른업체에서 만든 구간 이지만 다 같이 사용하는 공동망이죠. 그게 싫으면 전용망 깔면 되지만 애초부터 꿀 빨던건 애초부터 공동망을 제공한 KT나 SK같은 ISP였죠.
전용망깔고 지금 해저케이블로 연결한거 끊고 자기네전용망이다 하면 돈안줄 이유야 없죠 근데 그게 아니니 징수가 논란이죠.
무료로 사용하지 못하는건 우리 ISP들이 1티어에 돈내고 붙어야 하는 2~3티어 급이라 그런거죠
1티어가 왜 못되냐면 국제망을 안깔았으니까요
본인들이 투자 못해서 꿀빨다 안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