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와이프에게 큰 맘먹고 등산을 가자고 제안하여 해발 1천미터가 넘는 큰 산인 치악산을 다녀왔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치악산의 치(雉)자가 꿩 치(雉)자라고 하네요.
원래는 단풍이 고와서 적(赤)악산 이었는데, 왜. 그 전설 있잖아요?
구렁이에게 잡혀 먹히려던 나그네를 새가 은혜를 갚으려고 죽어가면서 머리로 종을 세번 울려 나그네를 살린 전설요.
그래서 그때부터 꿩 치(雉)자로 바꿔서 치악산이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아무튼 찍어온 사진들 감상하시고 나른한 오후에 눈정화들 하세요.^^
저는 제일 높은 봉우리인 비로봉에 오르고자 구룡사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신라시대에 지어진 구룡사 입니다. 규모가 크고 유서 깊은 사찰이었습니다.
구룡사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초입의 출렁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은 작게 나왔지만 계곡물의 스케일이 상당히 크고 수심도 꽤나 깊었습니다. 사진상으론 작아 보이지만 수영장 만큼 넓었습니다.
계곡을 따라 거의 평지로 올라가면 계곡길 코스와 사다리병창길 코스로 등반코스가 나뉘어 지는데 저는 계곡길 코스를 택했습니다.
사다리병창길의 '병창'은 영서지방 사투리로 벼랑, 절벽이라는 뜻이라네요.. 그래서 계곡길 코스로^^ ㅎㅎ
시원한 폭포를 만나서 와이프랑 준비해간 복숭아를 먹으며 계곡길로 시원~하게 올라가자는 계획을...ㅎㅎㅎ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ㅠㅠ;;
말이 계곡이지 산이 높아질 수록 계곡은 물도 마르고, 가파른 바위 투성이의 벼랑의 연속이었습니다...ㅠ
(와이프가 계속 먼저 올라가서 저를 독려하며... 제가 올라오면 다시 출발하는.. 그런 양상으로 계속 등반;;)
결국 무려 네시간 만에 맛이 간 저질체력의 노구를 이끌고 정상에 도착... (광각으로 찍으니 좀 왜곡되었네요;;)
저질 체력에 이어지는 고소공포증으로 저 난간에 다가가질 못해 와이프 손을 잡고 겨우 사진 촬영과 경치를 감상했습니다.
비로봉 정상엔 저런 석탑들이 여러개가 있는데 1962년에 원주에 사시는 어떤분이 자력으로 4년에 걸쳐 쌓으셨다가 70년대에 무너져서 다시 수선한 석탑이라고 합니다.
악산...! 악자들어가는 산이 험하다 말도 많지만 진짜로 악산 등반의 험난함과 산의 장대함을 체험한 산행이었습니다.
내려올때는 사다리병창길 코스로 내려왔는데, 문자 그대로 사다리 처럼 가파른 계단이 끝없이 이어져 스틱을 짚으며 옆으로 내려오지 않았다면 무릎 나가기 딱 좋은 코스였고.. 무엇보다 저같이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주저앉아 울고 싶은 고행의 연속이었습니다.
등산하기 너무 좋은 계절인데 클리앙 여러분들도 좋은 산을 찾아 힐링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 못갈것 같아요...ㅎㅎㅎ ㅠㅠ;;)
근데, 주소를 찍고 달렸는데 그만...그게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였어요. 당연히 횡성쪽으로 잘못 간거죠. 저 코스와 비로봉은 그냥 실수에 의한 강제적인(?) 선택이었지 절대 저의 선택이 아니었습니다ㅎㅎㅎ 그렇지만 덕분에 가장 험한 코스와 높은 봉우리를 가보고 오니 후련하긴 하네요.^^
저도 예전에 황골에서 구룡사쪽으로 갔는데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네요
그때는 전날 소백산 타고 다음날 쉬고 치악산 가고 그런 체력이 있었는데 현재는 무릎이 아프죠
어릴때부터 치악산은 험하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1000m 넘는 산을을 왕복 7~8시간 하셨으면…
전 다음날 죽음입니다.
산에 가면 서로 많이 힘드니까^^ 조금만 힘네세요. 거의 다 왔어요.. 하면서 서로 격려하는데...
ㅎㅎ
80년대 후반 대학시절 친구가 치악산 하산하는 길에 사다리 병창 근처에서
조그만 더 가시면 됩니다~~~~. 한 ~~ 두~~~시간!!
이랬다가 올라가시는 분에게 엄청 혼났던 기억이 나네요.
2.
군에 가는 친구가 있어서 친구들과 4월말에 구룡사 세연폭포 위에서 켐핑하다 얼어죽을뻔 했습니다.
덕분에 남자끼리 꼭~~ 껴안고 자서 우정을 깊어졌습니다.
치악산 산이 좋습니다^^
좋은 추억이 많네요.
그나나 쉬운 등산 방법은 황골 입석사 방향으로 올라가서 구룡사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이 제일 수월합니다.
(추가: 저가 잠시 착각했네요. 새벽전경은 상원사인데 잠시 착각하였습니다. 꿩 전설도 상원사의 전설입니다. 그래서 착각한듯요. 죄송합니다)
고생하면서 올라가신 보람이 있네요
혹시 북한산, 소백산 올라가보셨다면 비교는 어떻게 되는지요?
치악산이 아무리도 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훨씬 힘들겠죠?
저도 언젠가는 와이프 델꼬 가야하는데 ㅎㅎ
그리고 치악산의 치가 꿩치이고 그 전래동화의 현장인건가요? 6살 아들이 은혜갚은까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덕분에 또 해줄 얘기가 생겼네요.
덕분에 상식이 +1 되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