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2년간 조름, 부탁, 읍소 끝에 고양이와 가족이 된 지도 어느 덧 80일. 고양이는 처음이라 초반 며칠은 정말 긴장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았는데 이제는 서로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외동으로 태어나 엄빠 뿐만 아니라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들에게 사랑과 예쁨을 듬뿍 받고 자란 딸아이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고양이에게 쏠리니까 처음 일주일 정도는 질투아닌 질투도 하더라구요^^ 엄마 아빠가 자기 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 거 같다고ㅎㅎ
하지만 그도 잠시 아이는 고양이 입양 당시 약속했던 대로 화장실 청소 돕기, 습식 사료 주기, 놀아주기 등등 양육의 일부를 담당하면서 나름 책임감과 배려를 배우는 중입니다. 언니가 잘 놀아줘서 그런지 고양이도 아이를 무척 잘 따라요. 공부하거나 피아노 칠 때 항상 주변에서 알짱거리다가 언니 발밑이나 책상 위에서 잠들기도 해요.
고양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새로운 모습도 많이 발견합니다. 아이가 자신보다 연약한 생명체를 대하는 말투를 들을 때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참 따뜻해져요. 가끔 할머니들께서 본인에게 해준 말을 고스란히 고양이에게 돌려줄 때는 웃기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그래요^^;;
예를 들면 "아이고, 우리 OO이 맘마 잘 먹었네. 밥 잘먹는 고양이는 예쁜 고양이지요." "OO아, 착한 고양이는 식탁에 올라가는 거 아니야! 자꾸 올라가면 언니가 이놈 한다!"
"OO이 언니랑 놀고 싶어요? 언니가 숙제 이것만 금방하고 놀아줄게요." 대충 이런 식이에요^^;;;;;
예방접종 할 때마다 꼬박꼬박 따라가고, 다녀오면 고양이 힘들다고 배려해주는 걸 보면 아이가 진심으로 고양이를 아끼는 걸 느낍니다. 가끔 조카들이 놀러와서 과격하게 놀려고 할 때는 꼭 나서서 방어(?)도 하고, 수시로 고양이 관련 책도 보면서 어떻게 행동할 지 고민을 하더라구요~(물론 책대로 안되는 것이 육아고 육묘라는 잔인한 진실은 아직 깨닫지 못한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 입양 전에 고민도 많이 했고, 여기서 조언도 구했었는데 결론은 조금 부족하고 서툰 부분이 있겠지만 가족 모두가 좋은 집사, 좋은 보호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 과정은 행복 그 자체구요. 무엇보다 아이와 고양이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가는 중이라 더할 나위없이 기쁘네요~
고양이 입양 전에 여러 조언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뜻에서 근황을 전해드립니다:)
근데 주인님 사진은요????!!!!!
어릴땐 저렇게 작고 귀여웠는데
지금은....좀 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