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0대 초반 아재는 시골에서 부모님이 아들을 위해 며느리와 손주들 눈치보며 보내주신 홍어뼈를 냉장고 한구석에 비닐로 세번 밀봉하여 보관해 놓고는 침을 질질 흘리면서 때를 기다립니다.
드디어 오늘...
와이프와 막내가 1박2일로 놀러갔고 큰애도 아침부터 외출하여 부엌으로 달려가 홍어뼈탕을 끓였습니다.
뼈에 붙은 살을 발라 먹는 맛과 재미가 쏠쏠하네요.
제가 끓였지만 속이 뻥 뚫리고 너무 시원하고 얼큰하고 맛있네요.ㅎ
어릴때 어머니가 한번 끓여준걸 먹어보고는 그 기괴한(?) 맛을 못잊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어른이 되어서 어느 시점에서 홍어에 대한 갈망이 폭발하더군요.
사실 저희 아부지가 호남 출신이시긴 하지만 홍어를 싫어하십니다ㅋㅋㅋ;;
저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는데 30대가 되어 경상북도 토박이 후배랑 홍어집 답사를 다니기 시작합니다.^^
이 후배도 처음엔 저를 따라와 먹고 토하려고 하다가ㅋㅋ
며칠 후 홍어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홍어탕은 아무리 잘 끓여도 좋은 비쥬얼이 나오지 않습니다.
홍어의 독한(?) 성분들이 같이 넣은 식재료 들을 모두 녹여버리고 퇴색시켜 버립니다.
그래서 묵은지와 야채를 넣고 먼저 끓이고 되도록 홍어를 나중에 넣어 줘야 합니다.
너무 먹고 싶었던 음식이라 오롯이 이녀석만 마주했습니다.^^
아... 먹다보니, 예전 후배와 찾아다니던 집중,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할머님께서 하시던 홍어집이 생각나네요...
한 15년도 넘었는데.. 저희가 소주에 쩔어 3차로 가던 집이었는데 거기엔 맛있는 홍어애도 잔뜩 들어었었거든요.
참 싸고 맛있던 집이었고, 모시고 갔던 분들도 감탄을 하던 집이었는데...
땀 흘리고 먹고 전체 집 환기 시키고 이제 에어컨을 틀어야 겠네요ㅎㅎㅎ;;
나머지 홍어는 잘 숙성시켜 놓고 또 기회를 엿봐야 겠어요.
돈 들고 달려갑니다.
하지만, 저것을 부엌에서 끓이셨다면 집 전체에서 냄새가 날텐데..
후환이 두렵지 않으시군요. ㅎㅎㅎㅎㅎㅎ
저 빼고는 다들...극혐하더라구요.
다행히 길건너 홍어요리 전문점이 있어서
가끔 홍어회와 홍어애를 혼자 먹으러 갑니다.
뼈탕은 어떤 맛일까 궁금합니다.
저희집은 와이프가 딱~ 3합은 좀 먹더라구요.ㅎㅎㅎ;; 다행입니다.^^
고소하니 맛있어요
순서대로 좋아합니다.
드럼통 테이블 3개짜리 작고 허름한 가게에서
여름 소낙비 추적추적 내리던 오후에
가게 문 활짝 열어놓고
현장일 일찍 끝나고 먹던 홍어 삼합에
취하는 줄 모르고 막걸리 사발 계속 들이키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동대문 어딘가 였던것 같은데..그 순간만큼은 행복했어요.
그리고
..
.
그다음날 하루가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했더랬지요..
어찌저찌해서 '억지로' 먹어보고 으악 했었는데, 어느순간 갑자기 생각이 난다고.....
아 침나오네요....
저도 20후반에 첨 먹어보고 오우 존맛탱! 이랬어요.
두*홍어에서 시켜먹는데 맛있다고 하시더군요
돈 없을때는 신길동 가서 사먹었고, 요즘은 그래도 불혹의 아재라서 쫌 조은데 가서 사먹습니다. ㅎㅎ
집에 냄새 잘 안빠질텐데요. ㅎㅎ
정말 제대로된 홍어에 막걸리 한 사발 해보고 싶네요 ㅎㅎㅎ 마트 홍어는.. 많이 아쉽습니다..
마트홍어는 무슨무슨 보건법에(?)의해 식중독을 크게 의식해서 팔아서 그렇습니다. 사실 홍어는 대부분이 수입산(...)이고 이게 숙성방법에 따라 맛이 갈리더랍니다. 짚으로 삭힌 홍어는 칠레산도 흑산도라고 홍보하는 홍어 맛 나고, 오는길에 컨테이너서 삭은 홍어는 그냥 삭은 홍어이고, 흑산도 홍어는 잡히면 항아리로 들어가 a급 맛이 나게 숙성해서 VIP들만 맛볼 수 있게 팔리고.. 그런거지요 뭐..ㅡㅡ;
드실때면
강아지가 방으로 안들어왔어요ㅋㅋㅋ
연신 재채기하면서 현관에 짱박혀 안들어왔었는뎅ㅋㅋ
그리고 또 한번씩 찾는 그런 음식입니다 저에겐 ㅎ
유튭에 나오는 진짜 맛집가서 먹으면 그맛이 다를지..
넘나 궁금하네요
홍어전은 엄마가게가 아니라 종로 어디 홍어가게에서 서비스로 주신게 처음 맛 본 것이었는데 그 충격은 어마어마 했습니다.
하하하
이 글의 핵심이군요
애가 정말 매력적인데, 이사한 뒤로 접할 수가 없네요 ㅠㅠ
그런 제가 홍어회도 맛있게 먹을수 있을까요…?
무침과 회는 완전히 다른 음식입니다ㅡㅡ;
홍어회는 간택(?)된 사람들만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종류입니다. 일단 가성비 홍어집에 도전 한번 해 보시고 홍어의 길을 선택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