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와서 친해진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오늘 있었던 정기 모임이 끝나고 기차역에 데려다 주던 찰나에 그 친구가 오늘 자기가 사는 마을에 마을 축제가 있다고 초대하길래 쫄래쫄래 좇아갔습니다. (여사친이긴 하지만.. 그쵸 그냥 친구죠 ㅎㅎ)
제가 사는 슈투트가르트 시에서 약 한 시간 반 가량 떨어진 곳인데, 진짜 middle of nowhere입니다. 나름 큰 도시까지 가려면 차로 20분 걸리고,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한 시간마다 한 번씩 오는 버스가 전부 (그마저도 막차가 저녁 8시반)죠.
암튼 도착하니 대충 저녁 6시 쯔음 되었고, 인구 수 900명인 마을의 축제는 시끌벅적하니 재밌었습니다.
마을 밴드(오케스트라)는 마을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20명이 넘는다는것에 놀랐고 (인구의 거의 3%네요 ㅋㅋ), 실력이 생각보다 좋아서 또 놀랬습니다. 그냥 흥이 많네요 ㅋㅋㅋ
거의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테이블에서 맥주 (500ml 3.5€)랑 감튀(2.5€), 또는 목살 스테이크 (5.5€) 하나씩 먹고 있는걸 봤습니다. 독일 물가 생각하면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가성비가 최곱니다 ㅋㅋㅋ
암튼 도착해서 친구랑 맥주 한 잔을 하는데, 이 친구가 제 뒤를 보고 누군가에게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네… 부모님입니다^^ 어쩌다보니 친구 부모님께 인사까지 드리는데 제 이름도 벌써 아시고 하하.. 놀랬습니다.
암튼 맥주 한 잔 마시고 동네구경을 갔는데 언덕위에서 본 마을 풍경 (네번째 사진)은 정말 이뻤습니다. 근데 저 사진에서 보이는게 마을 전부에요. ㅋㅋㅋ
암튼 마을 구경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큰 나무를 봐서 신기했는데 지나가는 동네 할아버지께서 저 나무가 둘레로 따지면 독일에서 두 번째로 두꺼운 나무라고 막 자랑을 하셨습니다 ㅋㅋㅋ 친구도 저도 둘 다 놀랬어요 ㅋㅋㅋ
마을로 돌아오니 여전히 마을 밴드는 줄창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거의 세 시간 째인데 엄청나더라구요. 분명 아까 들었을 땐 독일 노래였는데 어느새 비틀즈의 헤이쥬드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ㅎㅎ 당연히 노래를 안주삼아서 맥주도 더 마시고, 이동네 유명한 와인도 마셔보고 (첫 사진이 다 포도밭입니다) 마을에 있는 동네 친구들도 만나서 놀았습니다 ㅋㅋㅋ
기억에 남는 친구는 독일 우파 정당 소속으로 난민에 반대하는 친구인데, 뭐 이민을 전반적으로 반대하는건 아니고 저소득/무슬림 난민 때문에 국가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문화적으로 고립된 공동체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는 주장이었는데, 가만히 듣고보면 아주 틀린말은 아닌지라 끄덕거리면서, “근데 한국도 난민 안받아 ㅋㅋㅋ 바로 위에 2천만명의 예비난민들이 있거든”이라고 받아치니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더라구요ㅎㅎㅎ
하.지.만.! 즐겁게 놀다보니 시간은 벌써 11시가 넘었고…
이후 DLC 결제는….!!!!
이라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구요, 친구 부모님이 차로 가까운 기차역까지 데려다주셨습니다 ㅎㅎ 한 20분간 친구, 저, 친구 부모님 이렇게 넷이 차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습니다.
암튼 결론을 내리면, 그… 상견례가 먼저인가요 아님 유치원 알아보는게 먼저인가요? ㅋㅋㅋㅋㅋ
——— 추가 ———
자고 일어났더니 댓글이 엄청나네요. 하나하나 다 읽고 덕분에 아침부터 큰 웃음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 답글 못달아드려서 죄송하구요 ㅠㅠ
사진도 몇 장 추가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욤
라는 댓글이 줄줄이 달릴겁니다!
저는 또 독일 음식이 무척 입에 잘 맞더군요. ^^
유럽에서 먹은 음식중에 독일 음식이 가장 최고였어요.
저만 이 생각을 한건 아니군요.
먹을껄 잘 주다니 위험한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제가 이상한건 아니었어요.
911이면 당연히 포르쉐 아니겠습니까 ㅎㅎ
/Vollago
데리고 간 친구도 이런 촌동네도 마다않고 열심히 일할 남자인지 알아보려고......
아니면 오늘 특별한 손님이 온다고 원래 축제는 없는데 마을 사람들이 합심해서 연기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동네는 꼴마르 독일인마을 검은숲 부근하고 가까울래나요
제일 중요한 여친사진은 어디간거요~!
사실 우파친구 말도 구구절절 맞죠. 유럽의 원죄같은 것이니 벗어나려고 해도 쉽게 벗어날수 없고 그런...
요즘 리슬링 와인에 빠져 있어요 ㅎㅎ
그래서 나와 결혼해 우리나라 국민이 되어야겠어.
서독도 동독지원에 인색했을지는.
즉, 독립적인 성격에 국가에서도 지원 잘 해주기 때문에 꼭 결혼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그냥 자연스럽게 함께 사는 경우도 많죠. 결혼까지는 아니여도 마음이 잘 맞다면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참고로 난민의 경우, 500만 정도로 추산되는 터키 이주 및 후손 거주민들이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폐쇄적인 공동체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인 이슈가 있죠. 그래서 본문에 언급된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겁니다.
한국이면 어린이집예약
아닌 모양이네요~ㅎ
ㅋㅋ
일단 성당 입장해봐야 알듯
암튼 이쁜 사랑을 키우보셔용 화이팅
2년전 안식월에 부모님 모시고 유럽여행 한달했는데요, 마지막에 스위스 웅프라우도 갔었는데, 제가 고산병이 있기도 하고, 이미 너댓번 가봤던지라 부모님만 올려보내고 주차비 내기 싫어서 근처에 있기 싫더군요. 반나절 인터라켄에서 수킬로 떨어진 이름없는 시골 마을을 산책했어요.
진짜 좋았습니다.
스위스 사람들은 이런곳에서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명한 관광지가 유명한 이유가 있죠. 볼만하니까.
하지만 진짜 유명하지 않은 동네도 그나라를 진짜 알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ㅎ
그래서 장모님댁에 다녀오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아 근데 여기 동네 이름 여쭤봐도 돨까요? 유럽의 이런 시골마을 여행하는게 제 로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