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둘러보다가 "역사교과서 전부 바뀝니다 영국 BBC가 한국 시골마을에서 발견된 '이것' 특집보도하자 발칵 뒤집힌 전세계 상황" 이런 요란한 제목의 영상이 눈에 뜨이더라구요. "또 다른 과다 국뽕 영상인갑다... 그래도 뭐 가지고 요란 떠는지 궁금?" 해서 봤거든요.
영상 봤더니, 벼농사의 기원이 한국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이네요. 벼농사의 기원에 대해서는, 중국 아니면 인도에서 기원했을 거라고 논란이 되었다는데,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 결과는 중국 쪽으로 기울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국이 벼농사 기원이라니? 이건 또 무슨?????" ....... 일단 위키에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어 위키에는 관련 내용이 이렇게 올라 있습니다. 논란의 근거가 발견된 것은 1998년이라서 벌써 20년이 지났네요?
https://ko.wikipedia.org/wiki/%EB%B2%BC
1998년 4월, 충청북도 옥산면 소로리 구석기 유적에서는 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으로 1만 3000년 ~ 1만 6000년이 나오는 볍씨 11톨을 포함, 고대벼와 유사벼 59톨이 출토되었다. 이들은 출토 이후 1999년 제4회 국제 벼 유전학술회의와 2003년 제5차 세계 고고학 대회에서 세계에서 발표되었고, 2016년 국제 고고학 개론서, Archaeology: theories, methods and practice 개정판에서 쌀의 기원지를 한국으로, 그 연대를 13,000년 전으로 개정하여 출간하는 등 국제학계에서 이 쌀을 세계 식용쌀의 기원이란 설이 점차 기정 사실로 굳혀가고 있다.
그리고 영문 위키에도 관련 내용이 올라 있더군요.
https://en.wikipedia.org/wiki/History_of_rice_cultivation
In 2003, Korean archaeologists announced they discovered burnt grains of domesticated rice in Soro-ri, Korea, which dated to 13,000 BC. These antedate the oldest grains found in China, which were dated to 10,000 BC, and potentially challenge the explanation that domesticated rice originated in the Yangtze River basin of China. The findings were received by academia with strong skepticism at first, but later accepted in secondary sources such as the archaeology text book Archaeology: Theories, Methods and Practice.
물론, 위키는 작성자의 학문적 전문성과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나무위키나 네이버 지식인보다야 낫겠습니다만 그래도), 위키에 관련 내용이 올라 있다는 것과 정말 학계에서 인정 받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긴 합니다. (위키에 오른 내용이 학계에서 인정 받은 내용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뜻)
그래도 이 정도면 국뽕 채널의 흔한 과장*과장으로 넘겨버릴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과연 벼농사의 기원이 한국이라고 고고학계에서도 인정 받고 있는 걸까요?
왜 흔한 과장X과장이라고 하시는가요?
사람이 재배한 것으로 보이는 볍씨 중에 가장 오래된 볍씨라는 것인데요.
볍씨만 나오니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할지 난감해 하는 것 같습니다.
후속 연구와 발굴이 이뤄져서 역사적 배경을 밝혀내야 할텐데요.
그런데 발굴 현장이나 주변이 보존이 잘 안되고 있다네요.
아래에서 다른 분이 올려주신 링크 기사에 따르면요.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191203060000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_share
예전에 아래 같은 말 했다고 아직도 앙심 먹고 있었군요.
사람답게 살기 힘들어도 괴물이 되지는 말자는 말도 있던데...
"@복싱노망주님 그런 면도 있겠지만 그것 만이 아니예요.
자세히 살펴보시면 왜 극렬 문빠들을 태극기부대 못지 않다고 비교했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반사드릴께요!
박제 링크 걸었다고 님에게 훈계당하고 있죠.
반사드릴께요!
좋은 하루 되세요! 사전선거 꼭 하시고요!
객관적인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계의 편견이 이를 인정하고 있지 않죠. 모 학자는 소로리 볍씨가 한반도에서 발견된 이유를 중국에서 새가 가지고 왔을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한 적도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처구니가 없죠.
사실 이런게 한 두가지가 아니에요. 전남 영암군 장천리 청동기 유적은 기원전 30~25세기 사이에 해당하는 청동기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학계에서 인정 안하고 있죠. 방사성탄소 측정에 오류가 있을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하고 있어요.
: 학계에서 인정 안 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 입니다. '한반도는 문화적으로 중국보다 뒤떨어져 있으므로 그럴리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유물이 기존에 같은 종류 유물이 발굴 되었던 곳과 한참 떨어진 곳에서 뜬금 없이 발견되면, 대부분 의심을 갖게 되죠. 오류가 있는 거 아닌가, 발굴자의 사심이 들어간 것 아닌가 등등의 의심을 갖게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 의심을 학문적으로 명백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로 해소해야 하는 거죠.
소행성 충돌에 의한 공룡 멸종설도 처음 근거라고 제시됐을 때는 다들 의심을 가졌어요. 기존 고생물학 상식에서 벗어난 뜬금 없는 주장과 근거였으니까요. 그러다가 차츰 관련된 다른 증거들이 많이 발굴 되어서 인정 받게 되었거든요.
소로리 볍씨도 학문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근거를 가졌다면 마찬가지 과정을 밟게 될 겁니다.
: 허나 과학적 결과로 얻어낸 사실을 신중한 학문적 태도를 이유로 무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자들도 다양한 성향을 가졌거든요. 신중하게 검토하는 학자도 있고, 태도 나쁜 학자도 있는 거죠. 학자들이라고 모두 태도가 같을 거라고 오해하지는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 그런데도 우리나라 고고학계와 역사학계에서는 거의 무반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그런데 소로리 볍씨에 대해서는, 관련 사실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사람들이 한국 고고학계 사람들 아닌가요?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191203060000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_share
다만 학계에서는 아래 문제 때문에 소로리볍씨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링크 올리신 경향신문 기사에서 일부를 발췌했는데요.
: 또한 ‘벼농사의 기원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려면 고고학적으로 연속적인 성과물이 축적되어야 하는데 소로리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약점도 있다. 즉 중국의 경우 소로리와 비슷한 연대의 벼 유적인 중국 후난성(湖南省) 유찬얀(玉蟾岩) 동굴을 비롯해 허무두(河姆渡) 유적(7000년전)까지 벼농사 역사의 흔적이 계속 나온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1만5000년전(소로리)와 5000년전(고양 가와지) 사이에 무려 1만년의 공백기가 있다. 소로리 단 하나의 에피소드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이것은 벼농사의 기원·발전을 언급할 때 하나의 약점일 수 있다.
팩트는 간단합니다.
'소로리에서 탄화된 볍씨가 발굴되었고 이것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볍씨이다. 그것은 야생벼가 아니라 재배벼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럼 소로리에서 벼가 재배된 것이 맞다고 해석하는 것이 당연하죠. 1만년 공백기는 위의 팩트를 부정하는 논거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소로리 볍씨에 대해 제대로 연구한 우리나라 학자들은 고고학이나 사학을 전공한 분들보다 기사에도 언급되는 허문회 교수처럼 농학을 연구한 분들이었어요. 우리나라 주류 고고학, 역사학계는 냉담한 반응입니다. 오히려 다른 나라 고고학회에서 나오는 소로리 관련 논문들이 더 진지한 모습을 보여줄 정도 입니다.
팩트가 너무 간단한 게 문제라는 뜻입니다. 팩트는 "13,000년 전에 농경 재배한 것으로 추정되는 볍씨가 소로리에서 발견됐다"는 겁니다. 연관 지어볼 수 있는 다른 유적이나 유물이 없어요. 때문에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이런 볍씨가 나오게 되었는지도 몰라요.
따라서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그런 볍씨가 나오게 된 것인지 알 수 있도록 추가적으로 유적이나 유물이 발견되어야 좋은 거죠. 그래서 위에 올리신 경향신문 기사에서도 추가적 발굴 작업이 이뤄지면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여건이 별로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구요.
팩트1.소로리 볍씨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볍씨이다.
팩트2. 소로리 볍씨는 야생벼가 아니라 재배벼이다.
팩트3. 소로리 볍씨 중 일부에서 볍씨가 달린 줄기 부분에 울퉁불퉁 잘린 흔적이 있다.
팩트4. 볍씨가 발견된 문화층에서 사용 흔적이 있는 홈날연모가 출토되었다.
위 팩트를 종합하면 소로리 볍씨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재배한 것이 맞고 과학적 연대 측정 결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맞으므로 벼농사의 기원이 한반도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를 부정하려면 다른 지역에서 소로리 볍씨보다 연대 측정이 더 올라가는 볍씨를 발견하거나, 아니면 소로리의 볍씨가 한반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생산되었으나 어떤 연유로 인해 한반도에 들어왔다는 증거가 있어야 되는데, 이런 증거가 있나요? 아직까지 없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증거를 토대로 말한다면 한반도가 벼농사 기원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류학계는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를 들며 그 '가능성' 조차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지요.
님이 말씀하시는 그 역사적 맥락이라는 것이 다소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가능성'마저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그냥 역사를 '방치' 하자는 말 밖에 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더 잘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속 발굴과 연구가 이뤄져서 명쾌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힘들어도 괴물이되지 맙시다.>
동감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박원순, 안희정을 그렇게 날리고 이제 빅지현이 들어오니 속시원 한가요?
지금 행동이 지지하는 그 누구 혹은 정당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262366?c=true#126112704CLIEN
이 이미지 글은 제가 글올릴때마다 덧글로 올려둬야겠네요. 자료감사합니다.
: 고인돌 한반도 보다 많은 곳 없지 않나요?
: 고대문명이 발달한 곳이라는 이야기인데...
: 이 사람들이 농사짓고 살았다고 하면 그게 뭐 문제인가요???
: 농사기원이 됐고...
: 아래 쌀기원 갖고 자기 비하 사고 가진 사람 있네요 ㅎㅎㅎ
: 그 자기비하 사관이던 가치관 이던
: 일제 식민지배 시절 일본인들이 만들어 주고 간 거라는 건 확실 합니다...
: 고고학 (맞나요? 이런 학문분야가 뭐죠???) 교과서에 저렇게 실려 있다고 알고 있네요
: 당연히 한국 교과서 아니고 서양인들이 보는 책...
거기 댓글에도 적었지만 아래 다시 적어드립니다. 너무 황당합니다.
논란의 소로리 볍씨는 13,000년~16,000년 전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구요.
한반도 고인돌은 약 3,000년 전 청동기 시대 유물로 봅니다.
논란의 소로리 볍씨는 고인돌 문화와 완전히 다른 시대의 것입니다.
위키에 오른 글이 학문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거 맞는지 의견을 들어보자고 했죠.
엉뚱한 얘기 자꾸 하지 마시구요.
그리고 이 문제는 우리민족에 대한 편견과 연결지어서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제가 비슷한 댓글을 몇개 적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