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어떤 본문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먹었는데요
'차를 끌다' 라는 표현이 웃어른에게 쓰기는 부적절하다는 글이었어요
ex) 차 끌고 오셨나요? (X), 차 가지고 오셨나요? (O)
그런데 저는 이게 예의에 해당되는 문제인지 전혀 모르고 살았었는데
댓글보니 좀 갈리는 것 같더라구요
회원간에 분란을 일으키고 싶은건 절대 아니구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분이 많은가 알아보고 싶어서요
제가 잘못 알고있다면 이번기회에 고쳐보려구요 ㄷㄷㄷ
'차 끌고 오셨나요?' 이 말이 다른 분들은 예의가 없는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댓글 쓰기엔 너무 핫해서 패스 하긴했지만 사람마다 꼭지가 도는 부분이 다른거 같긴하더군요
'혹시 오늘 차 끌고 오셨나요?'
저도 이제 회사에서 나이 많은 편인데 전혀 기분나쁘게 생각해 본 적 없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댓글에서는 이게 나를 '친구처럼 만만히 봐서 할 수 있는 소리다'라는 해석까지 나오는 것을 보고 정신이 좀 멍해졌습니다.
그럼 '차 끌고 오셨나요?'의 명확한 높임 표현이 있는건가요? 다들 '가져 오셨나요' '몰고 오셨나요' 가 그것이다고 를 말하시고, 또는 격식있는 자리에서 '끌고 오셨나요?'를 해보면 분위기가 이상하지 않겠느냐? 라고만 하시지 그래서 상대적인 높임/낮춤 표현 관계로 정의 되어 있는지를 물어보면 '그냥 느낌이 그렇다' 라고 하시는데요.
그 느낌이란것은 본인들이 만들고 계신것 아닐까요? 이제 클리앙도 평균 연령이 낮은 커뮤니티가 아닌데 여기서 조차 의견이 이렇게 갈린다면 앞으로 인식이 어떻게 변해갈지 예상이 되서, 오히려 저는 이 표현이 혹여 언젠가 기분나쁘게 들리더라도 내 인식을 바꿔야겠구나 하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 존가(尊駕)로 왕래하셨나이까?” 라고 하니까 비아냥 같다는 의견이 둘이나 달렸더군여 ㅠㅠㅠㅠㅠ
올려도 맘에 안 들고 내려도 맘에 안 들면, 아예 “이동(차량=True, 목적지=회사, 의문문=True)” 이렇게 해야 하나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175610&pageIndex=1
딱히 예의에 어긋난 표현은 아니랍니다.
애초에 운전하다라는 뜻으로 '끌다' 라는 표현을 요새 오히려 더 안 씁니다.
리어카 끌차 같은거나 끌다를 쓰지..
압존법 얘기나 사물을 올린다는 지적도 맞는 지적이 아닌게..
차를 끌다가 싫다는 말이 차를 모시고 왔다 라고 써달라는게 아니잖아요.
이미 늬앙스 자체가 부정적인 방식으로도 많이 소비되는 단어니까 충분히 고려할 필요는 잇습니다.
압존법과는 별상관이 없죠.
압존법은 청자가 문장의 주어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경우 주어를 낮추는 표현이지 저건 주어도 청자도 같은 사람입니다.
그건 아니죠. 차를 높이는 게 아니고 끌다라는 동사가 뭔가 이상해서 불편하게 느낀다는 게 핵심입니다.
차는 목적어라서 생략된 주어인 청자를 높이는 것이라서 사물을 높이는 것도 아니라서 압존법이나 사물높임말과도 상관이 없습니다.
끌다란 동사를 높임말에 사용하면 부적절한가가 핵심입니다.
"밥을 드시다"라고 밥을 높이는 게 아니죠. 주어가 생략되어서 마치 밥을 높이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죠.
네, 말씁하신것 처럼 경우가 다르지만, 청자와 화자사이에서 극도로 리스크를 줄이려는 목적이니 맥락상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커피 나왔습니다' 에 기분 나빠하는 사례가 있으니 틀린 표현이지만 그냥 '커피 나오셨습니다'로 해버리니...
'끌다' 라는 표현에 기분 나쁜 사람도 있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굳이 트러블을 안 일으키려면 '끌다'라는 표현을 안 써버리는게 편하죠. 그런데 이런 현상이 지금 논의 하는 주제의 논거로 쓰일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국립국어원의 의견이 어떻든 단어의 개념이 어떻든 "들어서 기분 나쁜 사람이 일정 수 있다" 는게 중요하죠
차 가지고 오셨어요? 해서 기분나쁜 사람 없지만 차 끌고 오셨어요? 해서 간혹 기분나쁜 사람이 있으면 전자로 쓰면 되는거죠...
솔직히 저도 윗사람한텐 끌다는 표현은 안쓸거같습니다
그걸 적당한 선에서 컷 안해서 ‘커피 나오셨습니다’ 사태가 벌어지는 거죠…
그리고 '커피 나오셨습니다'는 평범한 일반인이라면 이상하다고 생각할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커피 나왔습니다에 난리를 치는 사람이 많아서 커피 나오셨습니다로 보편화 된 겁니다… 봇물, 짤짤이 사태 같은 거죠. 자신의 무지를 상대한테 문제삼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ㅠㅠ
‘가지고’가 진짜 올림이 아닌 것도 같은 발상의 연장선이죠. 올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저 자기가 익숙하다는 이유로 예의바른 표현이라고 착각하고 강요하는…
하긴 요새는 이게 얼마나 무식한 용법인지 많이 퍼져서 약간 줄어든 느낌이긴 하네요. 십년 전만 해도 진짜 큰 사회적 논란이였잖아요.
제가 말하는건 단어의 뉘앙스에 가까운 것이라서 예시가 좀 잘못되셨다고 봅니다
애초에 근데 언어라는게 항상 변하는거다 보니 문법도 바뀌어갈수 있는거고요
확실한 팩트는 "현재 일부 사람들은 기분나빠하는 경우도 있다" 라는거고 그럼 좀 가려가면서 사용하는게 편하죠
“커피 나오셨습니다”의 맞춤법은 틀리지 않았죠 용법이 틀렸을 뿐. 아니, 사실 용법도 틀린 건 아닙니다만 단지 커피를 존대하는 게 웃길 뿐이죠.
“끌다”라는 단어의 뉘앙스도 틀리지 않았고 단지 착각하는 사람이 많을 뿐이고요.
언어라는 게 바뀌는 건 사실입니다만 동시에 최소한 같은 시대 같은 사회를 사는 사람들끼리 표준화된 소통을 위해 용법을 정해놓은 것이지요. 그리고 그 용법에서는 그걸 기분 나쁘게 생각 하는 건 틀렸다고 하는 거고요.
일부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니 보가 무너져서 농사용수가 쏟아져도 봇물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고, 일부 사람들이 짤짤이를 딸딸이로 잘못 듣고 난리법석을 치니 짤짤이라는 표현도 쓰지 말까요?
어디까지나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차이인겁니다. 지금 여기 글에 달리는 다른 댓글만 보셔도 의견이 갈리는거잖아요?
지금 끌다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건 착각의 문제가 아니라,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거나 친한 사이에서 가볍게 주로 쓰니, 우리가 그럴 사이는 아니지 않나? 싶은 뉘앙스의 문제로 번질 수 있는거구요.
저한테는 같은 상황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제대로 된 용법을 모르고 본인이 착각해서 기분 나빠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니까요.
@힘내셈님
왜요, 커피가 신성시 될 수도 있죠.
생각해본적이 없는 문제였는데 이 글의 댓글들을 보고나니 자체적인 결론이 났습니다.
1. 나는 이 표현을 그 사람의 예의없음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하지 않겠다. (내 앞에선 상대가 어떻게 사용해도 상관없음)
2.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안좋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듯하니 나는 아예 사용하지 않겠다.
생각해본적도 없는 문제에 대해 결론까지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글쓴님과 댓글 작성해주신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좋은 요약과 결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완벽히 동의 합니다.
커피 나오셨어요 라는 말고 커피 나왔어요 라고 해서 싫어하는 냥반들도 있어서...
문제는 저런 한국어들이 넘 많아진다는게 참
보통 어르신에게는 "연세(춘추)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