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으시고 잊어버리셔도 좋습니다 <(_ _)>
잘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미국입니다. 저는 1.5세대라서 고등학교 졸업후 99년에 미국에 왔고, 미국에 산게 한국에서 산거보다 긴, 영어 못하는 미국놈입니다 -_-;;; (현실은 0개 국어를 합...)
당연하지만 제 주변 혹은 한두다리를 건너서 이민오신 분들의 이야기/생활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분들 중에는 정말 대단하신 분도 계시고, 제가 존경스러울 정도의 분도 계시고, 왜저러나 싶은 사람들도 많지요. 그런 이야기 입니다.
이민을 온 분들을 보면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Latte is Horse 수준의 분도 계시고, 지금 잘 나가시는 분도 계시고, 이혼을 한 분도 계시고, 재혼을 한 분도 계시고... 뭐 다양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분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과 마찬가지로 굴곡이 있었고, 눈물이 있었고, 웃음이 있었고, 탄식이 있었지요. 부부 관계가 틀어진 분도 계시고, 더 좋아진 분도 계시고, 아이들과 소원해진 분도 계시고, 기러기가 되신 분도 계시고요.
사람들이 종종 간과하는 것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의 눈에 비친 삶만을 살고, 자신의 기억에 의거한 목소리만을 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민을 오신 분들 중에 상당수 분들은 "내가 희생해서" "가족을 위해서" 이민을 왔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이민을 온 경우, 모든 사람이 다 힘든거지요. 그건 단기간이건 장기간이건 말입니다
제 경우에는 정말로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저희들을 위해서 이민을 오신 경우지요. 그래도 한국에서는 나름 중산층은 되었고, 저도 공부를 못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미국에 와서는 나름 힘들게도 살았지요. 아버지께서는 영어도 못하시는데 우리를 먹이신다고 외삼촌네 일식집 식당에서 일하시고, 기타등등으로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꽤 지난 일이지만 어머니께서 아버지가 외삼촌 식당에서 남은 초밥용 밥을 가져오신걸 저희에게 주시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신 일도 기억이 나고요. 뭐 저는 밥에 간이 되서 맛있게 먹었지만요 ㅎㅎㅎ
뭐, 나중에 가게를 하고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열심히 일하시고 + 저도 대학교/가게/교회 외에는 다니는 곳도 없이 몇년을 지낸 것도 기억을 합니다. 제가 대학교 때 친구가 딱히 없는 이유죠 ㅎㅎㅎ 가게 하면서 각종 서류부터 전화 등등은 제 몫이기도 했고요. 정말 결혼 전까지는 거의 10년 동안 하루 쉬고 놀러간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뭐 ㅎㅎㅎ 나름 고생도 있었지만, 부모님도 고생을 많이 하셨으니 저야 아무것도 아니었죠.
이민 오신 분들 중에서 상당수는 혼자 단신으로 오셔서 + 가족과 덩그러니 미국에 오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당연히 어린 아이들은 영어를 못하고, 배우자분 (대부분 아내분) 도 영어를 못하시고요. 밖에 나가려면 표지판 보는 것도 어렵고 + 운전을 해서 가야하는데 그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운전 못하시는 분도 종종 계시고요.
한국에서면 하다못해 친정에 전화라도 해서 도움이라도 요청하는데, 여기는 그것도 불가능하지요. 마트에 갔는데 필요한 물건이 어디있는지 몰라서 30분 이상 해매다가 못 찾아서 안되는 영어로 손짓발짓해가면서 물건을 물어보는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아시는 분은 많지 않을겁니다 ㅎㅎㅎ 지금은 그래도 키오스크에서 주문하지만 맥도날드에서 세트메뉴 주문하는거도 못해서 덜덜덜 거리는 이야기나, 가게에서 물건 사는 것도 못해서 어떻게 하는지 눈치보고 물건을 사는 이야기나, 식당에서 메뉴를 못 읽어서 손가락으로 주문했는데 정말 먹지도 못할 것이 나왔다는 이야기는 다들 한두번은 경험하는 이야기지요 ㅎㅎㅎ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그때 생각만 하면 정말 이불킥 각입니다 ㅎㅎㅎ
주변에 친구도 없고, 말이 통하는 사람도 없고, 나갈 수도 없으니, 대부분의 배우자분들은 집안에서 집순이가 됩니다. 거기에 아이들이 어리면 아이들을 보살피는데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회사에 간 남편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합니다. 혹시라도 남편이 회사에서 무슨 안좋은 일이 있지는 않을까 하고 ㄷㄷㄷ 하고 조마조마해하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겨서 병원이라도 가야할 상황이 되면 돈 때문에 진통제나 먹고 남편에게 말하지 못하는 분도 많이 계시지요. (미국에서 앰뷸런스 타고 10분 거리의 병원에 가면 앰뷸런스 비용만 100만원이 넘는거 아시나요? X레이 찍고 치료제 처방 받았더니 150만원이 나온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죠.)
하루 종일 집에 있고,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지속 되거나 위험한 도시에 사는 경우라면, 집 밖을 나가는게 남편과 함께 장 보는 것 외에는 없다는 분들 이야기는 다들 겪는 이야기 입니다. 코로나 동안 방한칸 20평짜리 집에서 한달동안 나가지 못한 이야기는 베이 지역에서는 흔한 이야기라고 하고요.
그렇게 하루하루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게 미국으로 이민을 온 남편을 둔 배우자분의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고 그런 분들이 그냥 취집을 간 분들도 아니지요. 그렇게 오신 분 중에는 박사 학위 받고 한국 큰 회사에서 일하던 분도 계시고, 선생님이나 공무원이었 분들은 흔하고, 친정집이 상당히 잘 나가는 분들인 경우도 많이 있지요. 남편이 미국에서 박사과정 한다고 친정집에서 생활비 받는 분도 많이 계십니다.
아무튼 그런 많은 분들이 "집 밖에서 사람과 만나면서" 힘겹게 일하는 남편을 따라 미국에 와서, 집안에서만 그냥 지내고 지내면서 하루하루를 살고는 하지요. 그게 자의로 하는 분도 계시지만, 솔직히 대부분은 타의인 경우가 많지요. 아이는 심심하다고 해서 뭔가 해줘야 하고, 아이 밥도 해줘야 하고, 남편 밥과 도시락도 챙기고, 집도 청소하기도 해야 하고.. 솔직히 힘들지요.
저희는 와이프님이 미국 회사에서 오래도록 일하다가 몇년 전에 스트레스로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들을 보면서 지냈는데, 제가 재택하면서 아이들 둘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입니다) 의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고 + 숙제를 도와주고 + 아이들을 피아노 등을 보내고 (미국은 학원이나 개인집 등으로 직접 운전해서 가야합니다. 편도 10~20분은 기본이지요) + 4인 가족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등등 정말 바쁜 생활을 한걸 직접 봤지요. 지금은 거기에 다시 일도 시작해서 더 바쁘고요;;;
종종 "집에서 쉬는 아내" 라고 커뮤니티에 이야기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솔직히 그런 글 쓴 사람 중에서 하루라도 제대로 집안일을 다 한 분이 얼마나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뭐 집에서 청소, 설거지, 빨래, 요리 까지도 해봤지만, 솔직히 어려워요 -_-;;;
근데 미국에서 누구하나 기댈 사람 없는 곳에서 얼마나 고립된 생활을 하고 + 자신의 유일한 편인 남편만 바라보고 전전긍긍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아는 분만 아실겁니다. 물론 회사일도 고되고 힘들지만, 더 좁은 집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고립된 공간에서 사는 아내분에게 고생했다는 말이라도 건내면서 다독여주는 분들은 얼마나 되실련지요. 에혀...
네, 이민은 힘듭니다. 동아줄 하나 달랑 있는 바다 위에서, 살기위해서 그거 하나 겨우 부여잡고 살면서 가족이라는 食口 (식구, 같은 밥을 먹는다는 의미의 한자) 는 그 동아줄에 매달려서 따라오는게 아니라 자기 목을 부여안고 등에 매달려 있으니, 남편은 얼마나 힘들까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동아줄도 못 잡아서 남편에게 매달려 있는 + 그리고 그것이 미안해서 한마디 못하는 아내분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지 한 번 생각해 봐주셨으면 합니다.
인생이라는게 그렇듯, 100명의 사람들은 100 가지의 이야기를 가지고 100가지의 고뇌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건 이민을 온 남편만이 아니라, 그 남편을 따라 더 고립된 곳으로 온 아내가 그렇고 아이들이 그렇지요.
이민은 그래서 힘들고, 많은 분들이 많은 일들을 겪고, 안좋은 경우가 벌어지기도 하는듯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서로 보듬어줄 기회가 되고, 서로가 서로를 볼 기회가 되고,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갈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상처입은 동물이 다른 상처입은 동물을 핥아주면서 서로 도와주듯, 사람도 그럴 수 있죠. 더더욱 그것이 가족이라면 말이지요.
부부이니 싸울 수도 있지만, 부부이니 그 싸움조차 물베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칼로 물을 베도 다시 합쳐져서가 아니라, 칼로 물을 베도 그 상처가 쉽게 아물수 있도록 서로 다독여줄 수 있기 때문에 말이지요.
삶은 힘들고, 이민은 그 중에서 더 힘들지요. 근데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 돌봐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하네요.
그리고 그건 이민이 아니라, 부부 생활에서 서로가 맞지 않고 + 서로가 이해를 못해서 이혼을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문제 아닐까 싶네요.
사랑해서 결혼 했으니, 사랑이 식으면 다시 데우면 되는게 아닌가 싶네요. 차갑게 식은 국도, 다시 뜨겁게 데울 수 있는 것 처럼요.
처음글읽고 와이프 게으르다 생각했고 남편 자살한다고 하니 "나가 죽으라고" 할때 미웠는데
처남글 다시 정독해서 읽으니 육아에 많이 지친거 같기도 하고요 상담과 대화가 필요해보이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두분 사이가 보통이 아닌데요~
어느 쪽이 더 행복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결정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의 삶이 더 행복할 것 같으시면, 한국에서 사시는 것이 더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제 개인적으로는 한국이나 일본에서 사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 같은데, 아이들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고, 아이가 셋이라 그냥 미국에서 정착하는 것으로 선택했을 뿐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여기에서 학교 다니는 쪽을 더 좋아했었구요.
저야 뭐 1.5 세대이니 잃은 것보다 얻은게 많지 않나 싶네요. 부모님은 잃으신게 많으실테고요. 그래서 늘 죄송한 마음이기도 합니다.
세상일에 if 가 없다지만, 과거와 오지 않을 현재를 생각하고 주저하는 것보다, 오늘 하루의 작은 일에 감사하면서 살고 싶을 따름이네요.
P.S. 아이가 셋이나 있으신건 몰랐습니다 ㄷㄷㄷ 저희는 둘로도 힘들어요 ㅋㅋㅋ
뭐 좋아지겠죠 ㅎㅎ 지금은 못알아 듣는 말이 더 많아서 매일매일이 스트리스 이지만요.
아이들의 미래도 중요하지만 저와 와이프의 행복도 중요한데 지금 당장은 여러가지 이유로 어려움이 많네요 ㅎㅎ
미국이나 캐나다 이민 가서 정착하신 분들 보면 많이 부러웠었는데,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역경을 이겨냈는지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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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모든 사람의 삶이란건, 결국 본인이 주인공인 하나의 드라마가 아닌가 합니다. 드라마라는 것 자체가 긴 시간 중에서 몇가지 이야기만 추려서 보여준 것이라는 부분을 생각해 보면, 제 이야기도 결국 수 많은 드라마의 몇가지 에피소드만 추린 이야기라서 그렇게 느끼신게 아닌가 싶네요 :)
아무쪼록 꿈을 이루시고 + 그 이후로도 꿈처럼 사시길 빌어봅니다 'ㅁ')bbb
이민 오신분들께는 뭐 뻔한 말이지만..
한국이 살기는 가장 좋은것 같아요.
이민을 꿈으로 갖기 보다는 기회되면 갈수도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해 보시는게 어떨까 싶어요..
아무리.욕해도 한국 사람은 한국에 사는게 젤 편한것 같아요..
나름의 생각이 있으실텐데 오지랖 부린듯 싶어서 죄송합니다.
어차피 굴곡진 인생. 헬조선 기득권들의 개돼지취급이나 유럽인종차별이나 불편함이나 크게 차이없어서...
나중에 해외로 가실 경우,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부부와 아이들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모든 가족 관계는 대화에서 시작된다고 보니까요
어렵더라도 인생의 소중한 추억아닐까요?
오랜만에 긴글인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민을 쉽게 이야기했다가 그 용기로 여기서 더 잘살아보자라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저보다 더 대단하신듯. 좋은글 감사합니다 종종 등판 부탁드려요.. 그나저나 요즘 랜쪽은 잠잠하던데 그래픽사업부에 소식이 밀린탓일까요? 표준이 너무 빨리 나오는 탓일까요? (퀄컴 ㅠ)
유선랜도 무선랜도 이런저런 준비 중인거죠 :)
이번에 미국 좀 다녀올 일이 있어서 베이 에리어에 있었는데, 확실히 미국은 치안 문제가 있는거 같더라구요.
(괜히 동양인이라고 흐긴 한마리가 조그만 과도하나 들고 시비걸고 물건 발로 차고, 홈리스들은 어딜가나 넘치고, 밤에는 10시만 되어도 사람이 거의 없고 그러더라는...)
오죽하면 더 약자인 여성분들은 더 그러시겠어요. 그러니 밖에를 못다닌다는게 엄청엄청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러니 밤에는 무조건 집에 있다보면 답답하겠죠. 아이만 봐야되거나.
영어가 좀 통해도 시스템적 환경적인 답답함이 느껴지던데, 오죽 이민자 배우자로서 의사소통까지 안되면 얼마나 외로움에 사무쳐 지내실까가 뻔히 보입니다.
저희는 그래도 둘 다 먹고 살 정도의 서바이벌 영어는 해서 잘 살고는 있는듯합니다 ㄷㄷㄷ
물론 동네 바이 동네는 맞습니다.
배려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이 온전히 짊어지기에는 짐이 너무 크고 그걸 감당할 사람이 거의 없죠.
외국에서 1년은 너무 짧더라구요.
적응 좀 하려니 돌아와야 하는 느낌이랄까요...
저희는 그 1년 덕분에 부부가 많이 친해졌습니다.
다음 번에는 몇 년 살아보고 싶은데 기회가 오려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미 1년간 좋은 경험을 하셨으니 다음에 기회가 오면 더 잘 하실겁니다.
저는 영어는 현지인 만큼 하는데도 이민은 엄두가 안나요. 이민에 영어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낯선 환경에서 삶을 다시 개척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적극성 같습니다. 이건 그냥 타고난 성향 같아요.
일례로 제 주변에 어릴때 외국에서 살다와서 서구문화나 영어에 막힘 없는 사람들 많은데도 시민권이 있지 않는 한 한국을 안 떠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영어 한마디 못하던 사촌 부부는 이민 가서 마치 자기 나라로 간 것 처럼 너무나 잘 살더라고요.
제 성격때문인지 별로 크게 스트레스 받는경우는 없는데 정말 어쩌다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나온게 2007년인데 2013년에 한국 딱 한번 들어가봤습니다.
음식은… 한국음식 먹고 싶으면 제가 알아서 해먹죠….
영어는 뭐.. ^^; 포기했습니다. 미국에서 15년 정도 살고 있는데… 좀더 어렸을 때 나왔더라면 달랐겠지만 25살에 나와서^^; 억양은 죽을 때 까지 안 고쳐지겠네요. 와이프는 제 영어 고쳐주기보다는 콩글리시를 잘 알아듣게 되서 도움이 안되고…
한국어는…^^; 쓸 일이 한달에 한번도 없어서…^^; 점점 어눌해집니다.
와이프야 스트레스 받을 일이…^^; 그냥 일상 스트레스 말고는 없을 듯 하네요. 미국 사는 백인에 가족들도 다 미시간에 있고… 장인 장모님 두분 다 돌아가셨지만 와이프 새 어머니께서 애들도 봐주고 이것저것 챙겨 주시기도 하고…
얼마전 마더스데이 선물도 못받고 넘어가준 아내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정독했네요.
LA로 이민 왔는데 저희 부모님은 아직 영어 못하십니다.
그래서 당연스럽게도 이민 20년이 넘었지만 제대로 자리 잡지도 못한 상황이구요.
저는 미군지원해서 4년있다가 제대하고 이제 다시 학교 가서 학사 하나 더 할 생각입니다.
공대 쪽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아마 가게되면 NJIT를 가게 될거 같네요.
졸업해서 좋은곳에 취직하고 사는게 소박한 꿈입니다.
모국에 살아도 어느 집에나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게 이민 가정일 경우는 모국에 사는 것과 달리 주변 사람들 - 부모, 형제자매, 친척, 하다못해 학교 동창이나 기타 친구들 - 의
아주 약간씩의 도움들 - 실질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가끔 만나서 술 한잔 하면서 하소연 하고 푸는 심정적인 일말의 의지 조차도 할 수 없다는 점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저도 미국에서 6년 정도 직장생활 하면서 한국 이민자들과 좀 지내본 바로는
핵가족(남편+아내+자녀)이 뚝 떨어져서 이민 생활 하는 경우보다 어느 한 가족이 이미 정착한 곳에
형제자매, 부모, 친척 들이 차례차례 더 이민 가서 근처에 사는 경우 훨씬 안정적으로 들 사는 걸 많이 봤습니다.
물론 어느 한 가족이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정착을 했으니까 일가친척들에게도 이민을 권하고 협조한 것일 수도 있겠죠.
어느 쪽이 원인이고 어느 쪽이 결과인지... 어찌 보면 안되려는 집은 어딜 가도 안되고, 잘되려는 집은 어딜 가도 살 길을 찾아 잘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땐 이민을 꿈꾸기도 했었는데, 이민 가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냥 꿈으로만 놔두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고 자란 조국보다 더 좋을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 치러야할 고통과 희생의 크기가 만만치 않은것 같습니다.
내 나라 내땅에 산다고 해서 먹고 사는게 편한건 아니지만 말과 물이 낯선 땅에서의 고생은 차원이 다른거니까요.
젊을때야 현실 보다는 꿈을 따라 훌쩍 떠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나이들면 쉽지 않겠지요.
그런거 보면 나이 들어서 자식의 미래를 위해 건너가신 분들은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역시 하늘아이님 글은 길이 상관 없이 술술 읽히네요.ㅎ
의지할 곳이 없을 수록 가족끼리 똘똘 뭉쳐야 되는데,
힘든 일이 닥치면 가까운 곳부터 탓할 거리를 찾는게 사람인지라 참 쉽지가 않아 보이네요.ㅠ
저는 그냥 태어난 땅에서 열심히 살다 가는걸로 해야겠습니다.
그 때 유학은 가도, 이민은 어렵겠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내가 능력과 친화력이 특출나서 가자마자 자리 잡을 수 있으면 몰라도요.
이민의 삶이 아니라도 현제의 삶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됬습니다.
저도 미국에서 유학생활하는 친척네에서 잠깐 있었는데
도전의 연속이었어요. 버거킹주문미션은 떨리지만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때 생각이 많이 나네요.
언제나처럼 하늘아이님의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