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학교 선택에 고민이 깊어, 이에 대한 글을 올렸었습니다. 각 학교들로부턴 여러 연락을 받고 있고... USC, PennState, Purdue, University of Toronto 지금까지는 이렇게 어드미션 연락을 받은 것 같네요.
다만, 최근 USC 합격을 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원하는 지도교수님이 아닌 다른 교수님이 제 예비 지도교수님으로 적혀있더라구요. 제가 몸 담고 있는 건축공학은 크게 "구조/재료/환경/건설관리" 정도로 분야를 나눌 수 있고, 사실 각각의 분야가 정말 접근 방법이 완전 다른데, 예비교수님으로 적힌 분은 "건설관리"에 매우 가까운 분이라고 저는 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건축환경에 몸 담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 게시물에 학계에 계신 많은 분들이, "박사 주제는 뭘 하든 상관없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고, "주제를 벌써 가리면 나중에 힘들어진다"고도 하셨어서 많은 생각을 했었지만, 제생각에는 거의 화학공학 <-> 기계공학 급으로 분야차이가 나는 지라... (LA가 예비 와이프가 살기에는 확실히 좋지만), 고민이 많이 되네요.
와이프랑 이야기를 해보니, 예전에 제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시절에 제가 일터에서 행복감을 못찾으니 오히려 본인이 꽤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종종 제가 죽상인 모습으로 데이트에 나왔었나봐요. 그래서 와이프는 본인은 어떻게든 할테니, 제가 행복한 삶을 영휘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하는게 어떻냐고 하고,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연구로부터의 행복만 찾으러 가는거면 토론토가 가장 좋을 것 같은데, 이후에 미국 faculty position을 노릴때 어떻게 작용될 지 모르겠네요. Stipends도 타 대학보다 적은것 같구요.
세상에 완벽한 선택지는 없다는걸 계속 느끼면서, 오늘 밤도 고민이 많네요. ㅠㅠ.
지도교수는 임시로 지정이 된 걸 수도 있고 완전히 정해진 걸수도 있는데, 어드미션 쪽에 물어보시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북미 대학에서는 박사과정때 지도교수를 바꾸는 일도 꽤 흔하구요.
/Vollago
제 곤조가 또 있다보니 선택이 어렵네요. 참...
오늘 이 글을 보고는 님께서 남기신 글들을 제목만 훑어 봤는데 rent와 노트북 고민글이 보이네요..
분야는 완전히 다르지만 석/박사/포닥을 미국에서 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님의 글에 관심이 생겼나 봅니다.
또한 그렇기에 그냥 한자 적고 싶었어요..
아시겠지만 박사 과정이라는 것은 박사 후 독립된 연구를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 경험 그리고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입니다. 정답이 없거나 정답을 아무도 모르는 것에 대해 결과를 내는 것이구요.. 그렇기에 나의 결론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나마 박사과정 때는 실험/연구를 통해 얻어낸 결과를 들고 지도교수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교수님 이렇게 결과가 나왔어요.. 하면서 본인의 실험 결과에 대한 맞고/틀리고 아니면 긍정적/부정적 의견을 얻을 수 있죠. 하지만 박사 후에는 그렇지 못해요.. 본인이 박사이기 때문에 본인 연구 분야에서는 본인이 가장 전문가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 있어 우리나라의 교육 과정은 부족한 점이 많죠.. 초중고등학교 심지어 대학 학부교육까지는 답을 찾는 교육이었으니까요. (문제풀고 정답보고. 시험치고 내가 이 문제를 틀렸는지 맞췄는지 책찾아보고 교수한테 물어보고 하는...)
본인도 모르게 물들어온 이런 습성을 깨고 독립된 연구자로써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님이 여기 푸념과 고민글을 올리는 것은 클량 20년 경력이라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맥북 프로를 사든 에어를 사든, 렌트를 어떻게 하든, 대학교를 어디를 가든, 주제를 무엇을 잡든, 지도교수를 누구로 결정하던지 간에 이 모든 결정을 위한 모든 정보는 님만이 가지고 계시며 불특정 다수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조언밖에 하지 못합니다. "아이폰13미니는 얼마에요? 어디가면 싸게 살 수 있어요?"와 같은 명확한 정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이라면 상관없지만 님께서 올리시는 정답이 없는 이런 질문은 어떨 때는 결정을 하기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많아요..
Listen to your heart 라고 하지요.. 마음의 소리를 들으세요.. 그리고 님께서 올리신 이런 질문 자체는 아무도 정답을 알려드릴 수 없고 그것은 아마 본인도 잘 아실 것이고 정답을 바라고 쓴 글도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글을 쓸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저는 일련의 글을 읽으며 님께서는 스스로의 강단으로 결정을 할 수 있는 법을 배우고 훈련하셔야 할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안되면 연구에서도 끊임없이 지도교수의 의견을 묻게 될 겁니다. 하지만 박사가 끝나면 아무한테도 물어볼 수가 없어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래도 미국에서 faculty position을 더 잘 잡을 수 있는 곳이 어디가 될 지 고민하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연구는 무엇인가? 그러기 위해 무엇을 공부해야 하며 이것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support를 잘 해 줄 수 있는 교수나 학교는 어디일까? 고민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몇 번을 쓰고 지우다 오지랍인듯 하지만 결국 댓글 남깁니다. 앞길에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교수직은
1) 학교 랭킹 2) 지도교수 명성 3) 본인 성과입니다
박사 과정중에 성과 내면 얼마나 내겠습니까.
본인이 제일잘 아실거고 좋은 판단 하실겁니다
그리고 지도교수 바꾸는건 의외로 매우 쉽습니다. 지금 이메일로 시큰둥한 교수들은 당연하죠. 그런 이메일 몇백개씩 받는데. 가서 만나서 이야기하면 태도가 완전 달라집니다.
이거 하나 장담합니다. 박사 과정은 어떤 선택을 하던 후회합니다. 박사 과정 자체를 후회하기 때문입니다 ㅎㅎ
땡스기빙 당일 오전 텅빈 주차장에 차를 대고 삼십넘은 나이에 책가방을 매고 샌드위치 도시락을 들고 학교에 데이터 뽑으러 가는 심정은 이해하기 힘들죠 ㅎㅎ
학생 뽑을꺼라고 인터뷰도 같이 진행했던 터라... 몇백개 이메일 중 하나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대충은 그런 상황입니다.
박사 과정은... 후회할 수 있죠. 근데 저는 제 인생에서 무조건 박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라, 하는 것 자체를 후회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너무 예전부터 마음이 확고해서요.
지도 교수님 명성은 다들 많이 말씀해주시더라구요. 다만 명성을 보고 5년을 좋아하지 않는 공부를 하는 것도, 사실 하지 못할 부분일꺼라는 생각도 들긴해서, 어려운 것 같습니다.
뭐 잘 알아서 그럼 판단 하시기 바랍니다
현직 입장에서 조언 해드렸던 뿐이고
아무리 줌으로 인터뷰를 했어도 그냥 리스트에 있던 학생 중 한명일 뿐입니다. 학생 지도도 다 시간 나가는건데 잠깐 이야기 해보고 덜컥 뽑는건 지금 학생이 필요한 경우만 그렇습니다.
이번 학기 열명 넘게 인터뷰 했지만 제대로 기억 나지도 않습니다.
내 수업듣고 인사하는 학생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본인 수업 학기마다 듣고 다 에이 받고 와서 같이 연구하자는 학생을 마다할 교수는
1) 은퇴임박
2) 다른 학교 이직
이 경우가 대부분 일겁니다 ㅎㅎ
저도 중간에 지도교수를 바꾼 케이스인데요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도교수 바꾸는게 엄청난 큰일인것처럼 생각해서 맞지도 않는 지도교수 붙잡고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요.
막상 바꿔보면 아무것은 아닌건 아니고 세상 무너질 일도 아니고 가보시면 같은 해에 입학한 학생들중에 절반은 다른 교수 밑에서 졸업 할 겁니다 ㅎㅎ
인도 중국 한국학생들만 처음 지도교수 쭉 가고
그런 경우라면 co-advisor라는 해결책이 있습니다.
제가 박사를 다시 한다면 저는
학교 명성
펀딩이 얼마나 안전한가
퀄 합격 비율 보고 갑니다
박사를 끝마치지 못하는 사장 큰 이유가
퀄과 펀딩입니다
그런말은 흘려들으세요
박사과정 한태 물어보면 만족하고 다닌다는 박사는 단언컨데 없습니다 ㅎㅎ
그 연구실 교수 아웃풋을 보세요. 교수 하고 싶으시면
최근 5년 몇명 교수됐나 특히 외국인 학생중에서요
저도 교수 하려고 박사를 시작했고
저는 그 과 졸업생 전원이 교수로 가는 과로 전공까지 바꿨습니다
놀랍게도 이게 더 쉅습니다.
비록 유학하시는 전공과 나라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 앞선 경험을 한 사람으로서 혹시 몰라 댓글을 남깁니다. 우선 글쓴님의 글을 보고 조금만 지레 짐작을 하자면, 모든걸 완벽히 계획하고 진행하시는 스타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렌트, 맥북, 학교선택 등등). 확실한 준비과정으로 리스크를 줄이려는 태도는 당연히 좋은것이죠. 그런데, 조만간 해외 생활을 시작하시면 곧 알게 되실테지만, 절대로 글쓴님이 생각하신것처럼 진행되는 일은 하나도 없을겁니다. 게다가 예비 와이프 분도 같이 동행하신다니, 무슨일이든 함께 할수 있는 동반자가 있다는 든든함이 생길수 있는 반면, 한편으로는 혼자라면 겪지 않을 어려움도 분명 겪으실겁니다. 출국전 완벽한 준비도 좋지만, 위기상황을 어떻게 지혜롭고 순발력있게 넘기실 건지를 좀더 고민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글에서 보이는 디테일한 생각들을 보아선, 어떤 연구를 하시든 잘 하실것 같습니다. 분야 선정 및 학교 선정같은 문제들로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마시고 마음가시는대로 하시되, 내가 한 선택이 맞았음은 그 이후의 나의 행동으로 증명하시면 되는겁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오지랖을 좀 부렸습니다. 아무쪼록 안전한 출국길 되시고, 새로운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의미있는 연구 많이 하시는 훌륭한 공학도가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