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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게시판 '복붙'한 백신 사망 기사, 가장 많이 쓴 언론사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08/0000029814?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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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생 외아들, 화이자 2차 접종 이틀 뒤 사망, 부모의 눈물.” 〈중앙일보〉 기사 제목이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코로나19 백신접종 이후 사망한 한 청년의 사연이 올라왔다.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 부모의 심정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다. 굳이 제목에 ‘명문대생’ 또는 ‘고대생’이라는 단어를 썼어야 할까? 〈조선일보〉 〈한국경제〉 〈아시아경제〉 〈서울경제〉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서울신문〉 〈국민일보〉 〈데일리안〉 〈세계일보〉 〈천지일보〉가 관련 기사 제목에 명문대생 또는 고대생이라는 단어를 썼다.
“모더나 맞고 폭포수처럼 피 토했다” “모더나 맞은 남편, 고통에 살려달라 울부짖어… 초록물 토해”. 〈중앙일보〉와 〈한국경제〉 기사 제목이다.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뉴스1〉 〈머니S〉 등도 제목에 ‘폭포수처럼 피 토해’와 같은 자극성 있는 표현을 달았다. 추가 취재나 사실 확인, 반론 등 언론 기사가 갖춰야 할 기본적 내용도 없다. 단순히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복사해 붙여넣은 내용이다. 다만, 제목은 바꿨다. ‘폭포수’를 언급한 청원 게시판 글의 원제목은 ‘모더나 1차 백신접종 후 사망’이라는 비교적 드라이한 제목이었다. 언론은 청원 내용 중 가장 자극적인 표현을 따서 제목으로 바꾸었다.
이와 비슷한 예는 많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와이프가 죽었습니다’라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 내용을 그대로 복붙해서 기사를 쓰면서 제목만 바꿔 달았다. “백신접종 후 하혈하다 숨진 30대 아내.” 〈국민일보〉 〈매일경제〉 〈이데일리〉 〈조선일보〉 〈파이낸셜뉴스〉 〈세계일보〉, MBN의 제목이다. 굳이 제목에 자극적인 단어를 넣어야 했을까?
자극적인 단어로 제목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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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사망 청와대 게시판”이라는 검색어를 사용한 ‘빅카인즈’ 검색 결과를 살펴보자. 청와대 게시판을 이용한 백신 사망 기사를 가장 많이 쓴 언론이 어디일까?
1위는 〈세계일보〉다. 최근 석 달 동안 무려 59건을 썼다. 이 신문이 “‘할머니랑 살아갈 날이 막막’ 세 살 때 어머니 여의고…아버지마저 백신접종 10일 만에~”라는 긴 제목으로 인용한 청와대 게시판 원제목은 ‘모더나 백신 1차 접종 후 사망’이다(앞서와 다른 글이다). 물론 더없이 슬픈 상황이지만, 내용을 보면 제목 외에는 청와대 게시판 복붙이다. 물결표 ‘~’는 제목에 왜 달았는지 모르겠다. 이어 〈아시아경제〉 〈머니투데이〉 〈조선일보〉 〈한국경제〉 〈서울경제〉 〈중앙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이 2위 그룹을 형성한다. 〈경향신문〉 〈내일신문〉 〈문화일보〉 〈한겨레〉는 관련 기사가 단 한 건도 없다.
백신 부작용 관련 기사를 쓰면 안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쓰더라도 최소한의 취재는 하자. 백신 부작용을 다룬 임상실험 논문이나, 연령별 코로나19 위험성과 백신 부작용의 상관관계 등을 설명해주는 기사가 필요해 보인다. 청와대 게시판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고 추가 취재 대신 제목만 자극적으로 바꿔 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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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기사들 중에서 옥석을 가릴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왜곡/조작/악의적 쓰레기사는 가라.
☞우리가 언론이다. 댓글도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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