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고 박완서 작가 얘기가 나와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국내 작가라고 했더니...
페미 작가를 좋아하세요?
이러는 겁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럴 자리가 아닌데도 몇 분간 박완서 선생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게 되더군요.
그런데 상대는 내가 하는 말을 딱히 받아들이려는 것 같지도 않고... 이미 그 친구 머릿속에는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이미지와 경험으로 "박완서=페미니즘 여성 작가"로 굳어진 듯한 느낌이...
책을 읽어봤냐니 페미작가 책들은 안 읽어서 안 읽어봤다면서...
읽어보지도 않고 도대체...
전부터 페미들이 박완서 작가를 지들 역사의 일부분 쯤으로 이용해먹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
작가님 본인의 어린시절 경험들 그리고 본인의 경험들을 쓰다보니 그 당시 여자 이야기가 당연히 자주 등장하게 되고... 당시의 상황에서는 여자들이 그렇게 그려질 수 밖에 없다보니 어떤 한국 문학사에 있어서 여성 문학의 한 축처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나...
작가님 본인도 자신을 페미니즘으로 엮이는 걸 썩 달가워하진 않으셨고(분명 자유민주주의자, 개인주의자.. 평등주의자로 본인 스스로 설명을 한 적도 계시고)...
본질적으로 서러움 당하는 계층, 억압 받는 계층에 대한 얘기를 쓰다보니 당시 박선생님의 시대엔 여성의 지위가 그러했었기에 그러한 여성 얘기들 또한 등장한 것을...
설령 페미니즘적인 요소를 글 속에서 많이 읽을 수 있다고 한들 현 미쳐돌아가는 어거지 페미니즘이랑은 완전 괘가 다른데...
그냥 어디서 주워들은 것 때문에 "박완서=페미니즘 작가(안 좋은 의미로)" 이렇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는 게... 제발 그 청년 개인의 무지함이길...
정말 박완서 선생님과 선생님의 글들에 대해 그렇게 여기고 있는 어떤 다수가 존재하는 상황은 아니기를...
페미로 매도되시다니요. ㅠㅠ
한강 굴다리 ㄱ ㄱ ?
지금도 오세라비나 왕자 시동이 팬 이라고 하는 사람들 많으니...
안타깝고 속상해요
요즈음 페미 소설은 세상 모든 불행을 하나로 응집시킨 다음에 그걸 모든 여성이 다 겪는 것처럼 묘사하는데다가, 심지어 그 근처도 안가본 여성들도 자신의 개인적 실패가 마치 타인에 의해 조장된 것 처럼 구조적인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데 그 폐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성 운동 모든 것이 나쁜 것이 아니었는데, "페미는 나쁜 것"만 생각하다보니 과거의 사실이나 모든 것을 부정하는 단계에 있는 듯합니다.
특정 성별에 대한 혐오, 타 인종에 대한 혐오, 기성세대/노인에 대한 혐오, 기성 정치인에 대한 혐오 등등... 다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를 좋은것or나쁜것으로 단순하게 봐야 겨우 이해가 가능한 반지성주의의 흐름이겠죠....
문제는 문학이 시대에 따라 달리 해석될 가능성까지는 열려 있다는 겁니다..
그것도 그렇고 한국 문화 발전이 좀 희한하네요.
이전 시대의 성과들과 단절된 채 발전을 한다고 합니다.
영화계 쪽은 확실히 그렇다고 하나봐요.
다만 지금 시대 사는 여성들이 그것을 공감 하며 빙의 하는 것은
말 그대로 귀신 들린 짓이나 다름이 없죠
요즘의 저 편파적이기 이를데 없는 페미라는 집단의 주장과는 완전 다른데 말입니다. 쩝...
지들 좋은것만 갖다 쓰고 의무는 없는게 페미니즘 입니다^^
참 그때 이후로 태극기만 봐도 깜짝깜짝 놀라는데
페미든 반페미든 제발 박완서 작가님을 언급하지 말라고 하고 싶군요.
그게 성별주의가 우리 사회를 바꿔 버린 하나의 폐해라고 할 수 있지요.
셰잌스피어나 안중근 의사를 성별을 이유로 조롱하고 부정하는 인간들도 생기는 판입니다.
성별주의가 사회 악 이라는 것이 그런 이유입니다.
전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수의 특정 이권 집단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서로 성별로 싸우게 만들고 그 싸움 뒤에서 이득을 챙기죠.
언급하신 것 처럼 해당 작가님이 스스로 성별주의와 확실히 선을 긋는 발언과 행동을 지금 같은 상황에 하셨으면 그 분도 아마 심각한 공격에 시달리셨을 겁니다.
하긴 저도 클리앙에서 페미란 소리 들었으니 기준을 모르겠네요. ㅎㅎ
박완서 작가님을 페미라는 화두로 욕되게 하는 건 좀 슬프네요.
박완서 선생님은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무시당한 여성의 입장에서 소설을 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의 페미니즘 조류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것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휴머니즘이었습니다. 그 대상이 남자던, 여자던 모두 소중하고 존중하는 입장이었지요.
반면 지금의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왜곡되버렸죠. 그 동안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던 모든 분들이 통탄할 일입니다. 페미니즘으로 재물과 권력을 탐하는 세력, 또 그걸 씹어대며 사익을 추구하는 세력. 갈등만 남고 존중은 사라진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ㅡㅡㅡㅡㅡ박완서의 말 중에서
이외에도 70-80년대 유명 여성들의 유행같은 페미니 풍조를 경계하는 수필을 쓰신 기억이 나네요.
무식이 자랑도 아니고 세상이 참...
양쪽다 꼴보기 싫습니다.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