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이후..
제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나에게 당분간 정치얘기 하지 말라'
모공에도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뉴스도 안보고 안듣고..
사실 제가 당뇨가 있습니다. (급발진)
지난해 11월에 확진을 받았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당화혈색소'가 무려 11.2가 나오더군요.
의사는 인슐린 주사를 권했습니다.
그건 무서워서 못하겠더라구요. ㅎㅎ
그 후로 생활습관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대충 제 일과가..
기상은 오전 5시
공복혈당 체크하고 고양이 밥주고 살짝 빈둥거리다 도시락을 싸고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칭을 합니다. 스트레칭 후 스쿼트 100개
살아 생전 처음 해본 스쿼트 입니다. ㅎㅎ
처음 100개 하고 죽는 줄 알았는데, 30개 정도부터 10개씩 늘여가니 할 만 합니다.
아침식사와 투약
식사 후에 근력+유산소운동을 40분정도 하고
출근을 합니다.
점심은 아침에 싼 도시락
점심식사 후 팀원들과 간단히 주변 산책하고
식후 1시간~1시간 30분 사이에 스쿼트 100개를 합니다.
저녁은 보통 집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일반식으로 먹습니다.
물론 밥량은 조절하구요.
밥 먹고 자기 전에 근력+유산소운동을 30분~40분정도 하고
보통 10시전후에 취침합니다.
음식물 섭취는 식사로만 제한했습니다.
식사와 식사 중간 간식도 먹지 않았습니다.
제가 평소 군것질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실제 먹지 않겠다 다짐하고 돌이켜보니 생각보다 많이 먹고 있었더라구요. ㅎㅎ
중간중간 과일이며 과자며 빵이며..
게다가 직장이 평소 간식에 후한 곳이라 오후 3시면 늘 누군가가 과일을 마련해놓는 그런 곳입니다. ㅎㅎ
그리고 11월 이후 술을 한번도 안마셨습니다. (이전엔 낮술 포함 주 8회 술먹던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직장동료나 거래처와의 술자리는 일주일에 한두차례씩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사정을 설명하고 술 대신 탄산수를 마셨습니다.
제가 어디 술자리에 같이 가자고 하면 싫어라하는 집사람의 심경을 알겠더라구요. (집사람은 와인만 한두잔 마시는 정도입니다.)
술 취하니 사람들이 언성도 높아지고 ㅎㅎ
술을 먹기 위한 술자리인지 소통하기 위한 술자리인지.. 생각해봤을때 후자 쪽이라
생각보다 그리 힘들진 않았습니다.
탄산수를 마시는 술자리도 나름 즐겁더라구요.
물론 안주에 대해선 많이 생각하고 제한했습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나 다시 당화혈색소 측정
보통 당뇨인들은 이 당화혈색소 측정을 '숙제'라고 합니다.
잘나오겠지? 안나올까? 걱정하며 측정결과를 받았는데..
5.5 가 나왔습니다.
의사가 자기보다 낮다며 놀라워합니다.
뿌듯하고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지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수치에 조금씩 불만이 생깁니다.
공복혈당이 100에서 110 사이로 나옵니다.
이건 왜 안줄지? 짜증이 납니다. (사실 확진 받았을 당시엔 공복혈당 200이상..;;)
그러다가!
얼마전 본 당뇨관련 한 의사의 유튜브 영상이 뼈를 때립니다.
"여러분, 난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공복혈당은 왜 안줄까? 식이요법도 하고 운동도 열심히하는데 말이죠?"
'오! 맞아맞아!'
"근데 당뇨환자 여러분은 지금 당뇨가 언제부터 생겼다고 생각하세요? 작년에 확진 받았으니 작년에 걸렸다고 생각하세요?"
'응?'
"보통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2형 당뇨는 오랜 세월동안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 켜켜이 쌓인 악영향이 지금 터진거에요."
'아..'
"평균 10년동안은 그렇게 악영향을 받다가, 지금 얼마나 관리하셨나요? 6개월? 1년? 상식적으로 10년은 더 노력해야하지 않겠어요?"
물론 너무 단편적이고 산술적인 얘기지만..
아! 불ㅇ.. 아니, 무릎을 탁! 치게 되는 말이었습니다.
내가 너무 단시간에 나아지길 바랐구나..
사실 살면서 다들 알게되지 않나요? '기적' 같은건 없다고
뭔가 영화나 드라마같이 획기적으로 단시간에 바뀌는 일 같은건 없다고
그 썩을 당과 그 추종자들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했던게 불과 몇년 전이었던가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몇년이었던가요.
사실 짜증나고 억울하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우리 다시 한번 추스리고 나아가야하지 않겠습니까
공복혈당 좀 높게 나왔다고 생활습관이 다시 흐트러지면..
결국 합병증이 오는건 저 아니겠습니까.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앞으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일이겠지만,
우리가 원래 바랐던 바를 다시금 곱씹고 또 열심히 밭을 갈아야지 않겠습니까.
일요일 아침부터 주저리주저리 근본도 없고 맥락도 없는 소리 지껄여봤습니다.
사실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제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짜증나고 힘들어도 참자, 참고 인내하고 노력하자.
모두들 화이팅 입니다.
무조껀 운동을 해야 하더라구요...
선거 끝난후에 친구들에게 연락해보니...
그래도 제 주변 친구들은 모두 민주당 찍었더라구요..
한명도 국민의짐을 안찍고..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풀고 털어내고 다시 묵묵히 그 길을 갑시다
우리는 또 소중한 분을 잃을 수 없고 우리 미래를 지켜야하니까요.
건강챙기시고 함께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뇨극복기는 사용기에도 올려주세요^^
모공에서 희석되기 아까운 글이네요 ㄷㄷ
아직은 당린이라..
다시 추스립시다
/By Genuine
주말에 쉬면서 조금씩 생각해보는
자기위안이지만 그래 너희들도 참 쥐어짠게 저 정도구나
담엔 우리가 이긴다 였습니다.
묵묵히 굳건한 지지를 보낼겁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