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 Hyunmin
2시간 ·
2039년 제20회 청년의 날을 연출할 연출가에게...
어려운 일을 맡게된 당신에게, 같은 일을 했던 사람으로써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마도 쉽지 않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섣부른 충고와 위로는 세대간의 거리를 더 실감하게 해줄 것만 같고, 청년들의 콘텐츠만으로 기념식을 채우자니 '청년의 날'이 청년만을 위한 날이되는 것이 맞는지 싶은 생각도 들것입니다.
한 세대도 그 안에서 수십, 수백가지의 생각들로 나뉘기 마련이고 대체 무엇이 오늘날 청년의 메시지라고 확신하여 드러내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이른바 시대정신도 바람부는 그 안에 있을 때는, 그 시대에 속해 있을 때는... .
저는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1회 청년의 날을 연출했던 나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2020년에 나는,
어떤 '공정'으로 인해 어떤 '불공정'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 고민스러웠고
어느새 중년의 나이를 넘어서면서, 다음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있을지 몰라도 이해는 쉽지 않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내 청년의 시절과 생각을 떠올려 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고백하자면,
나는 그러지 않았던 것만 같았습니다.
나는 다 잘했던 것만 같고, 나는 그렇게 까탈스럽지 않았던 것 같고, 나는 그렇게 불만이 없었던 것 같고, 나는 그렇게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것은 분명치 않은 기억이었습니다.
아! 어떤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기억할 때, 자신이 거쳐온 세월의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입장과 사고에 맞추어진 '생각'을 기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탁했습니다. 2020년 가장 위대한 성과를 이루어낸 청년들인
'방탄소년단'에게 미래의 청년들에게 지금의 심정을 담담히 말해달라는 것과 함께 올해 태어나 앞으로 19년 후에 청년이 될 다음세대의 청년들에게
'기억할 만한 무엇' , '들어볼 만한 무엇', '되새겨 볼만한 무엇'을 남겨달라고 말입니다.
고맙게도 '방탄소년단'은 그 세가지를 한 박스에 넣어 전달했습니다.
그 박스는 아마 지금 당신의 앞에 놓여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19년전 청년들이 2039년 청년들에게 주는 선물이지만 1회 청년의 날을 연출한 나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어떤 기획을 해야할지 고민스러울 연출가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모쪼록 이 과거로부터 온 메시지들이 유용하게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2020년과 2039년의 차이가 엄청나다면, 그 간극의 의미를 알려주어도 좋을 것 같고, 만약 그 차이가 크게 없다면 어떤 세대이든 일관되게 갖게되는 '청년정신'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연출하는 당신에겐 아마도 고마운 일을 것입니다.
좋은 행사 부탁드립니다.
'라떼'는... 행사를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더 욕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ㅎ
건투를 빕니다.
2020년 제1회 청년의날 행사연출을 했던 탁 현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