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한 강진구 기자가 12일 인사위원회에 회부됨
- 경향은 징계사유를 불분명하게 제시
- 통보 받은 사유 3가지도 절차상 하자
- 증인신청 위해 미투 제기 당사자에게 연락하니, 당사자가 이를 빌미로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연락
- 미디어오늘 기자는 취조하듯이 강진구 기자에게 취재
미투운동이 진실의 힘을 기초로 한단계 진전하길 염원하는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보내온 선물로 제 작은 사무실이 화원이 됐습니다. 참기자 되라고 참크래커와 참기름을 보내주신 분도 있고 코로나 사태에 건강 잃지 말라고 홍삼과 마스크를 보내주신분도 있습니다. 멀리 제주에서 ‘강진구 기자님 많은 시민들이 응원합니다, 힘내시고 끝까지 진실을 위해 싸워주세요’라는 격려의 글과 함께 감귤즙을 보내준 독자분도 있습니다. 한분한분 보내온 선물 보따리를 풀때마다 콧날이 시큰해집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박재동 화백 가짜미투 의혹 보도 삭제 사태와 관련해 인사위원회는 12일 오전10시30분으로 확정됐습니다. 2시간여전 인사팀에서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서를 보내왔습니다. 징계사유를 명확히 해달라는 저의 간곡한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회사의 명예또는 신용을 손상
2.신문제작 및 편집, 기타 업무에 대한 회사의 기존방침을 침해
3.회사의 승인없이 회사의 직무와 관련되는 내용에 대하여 외부 출연
4.정당한 회사명령 불복과 신의와 협력규정 위반
통보받은 4가지 사유중 3번을 제외하고 나머지 1,2,4번은 징계사유 통보에 있어 그 자체로 절차상 하자입니다. 징계사유는 피징계대상자가 충분한 방어권 행사차원에서 구체적으로 통보를 해주셔야 합니다. 제 기사가 어떤 부분에서 성범죄보도준칙을 위반했고, 저의 어떤 행위가 신문의 명예와 신용을 손상하고 기존방침을 침해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네 놈이 네 죄를 알렸다’식의 원님재판을 할게 아니라면 이런식의 징계통보는 노동위원회로 가면 절차상 하자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굳이 이를 문제삼을 생각은 없습니다.
회사에서 소명을 위해 증인신청도 가능하다고 해서 이 사건 피해자인 이00작가에게 카톡 문자를 보냈습니다. 미디어오늘 통해 제 기사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마시고 직접 인사위원회에 참석해서 기사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를 해달라고요. 방금전에도 미디어오늘 기자가 전화가 와서 거의 전투태세로 질문을 하더군요. 아마도 내가 카톡문자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박화백측에서 제공한 보도자료만 보고 베껴쓴 것이 아닐까 하고 의혹을 가지고 질문을 하신듯 합니다. 이00작가측에서 며칠간의 연구끝에 회심의 카드라고 생각하고 제공한 한방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밤새워 기사를 쓰다가 박화백측에 문제의 카톡문자를 보내달라고 해서 살펴보지 않다면 꼼짝없이 미디어오늘의 공격에 시달릴뻔했네요. 그런데 설령 제가 카톡문자를 직접 확인해보지 않고 보도자료 내용만 보고 썼더라도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저는 보도자료 전문을 이작가측에 보내 반나절 정도 검토할 시간을 줬고 이 작가와 30여분 통화하는 중에도 문제가 되는 카톡 문자에 대해 물어봤고 그 내용을 반영했습니다. 미디어오늘 기자님은 아쉽게도 제가 카톡문자를 직접 보고 기사를 썼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이번에는 ‘꼼꼼히 확인해봤냐’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하시네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동료작가와 나눈 카톡대화중에는 성추행 사실을 재차 확인하고 피해자다움에 부합하는 카톡문자도 있는데 왜 그런 내용은 기사에 담지 않았냐’고 따지십니다. 저는 대략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피해자로부터 사건직후 성추행 사실을 들었다는 증인이 최소한 2명이상 확보되지 않으면 미투사건을 보도하지 않는다. 이 사건 경우 동료작가분이 이00작가의 성추행 사실이 있었음을 확인해주는 유일한 증인인데 그분의 진술은 여러가지 의심이 된다. 그분은 2017년5월28일에도 만화진흥원 이사장 선출을 앞두고 이00작가와 카톡대화를 나눴다. 그것은 1심법원의 해석처럼 남들이 들을 것 예상하지 않고 나눈 대화라는 점에서 진실을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만약 기획미투라면 두사람이 가공의 성추행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따라서 동료작가가 성추행 사실을 확인해주는 카톡대화는 보도가치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기획미투라면 얼마든지 만들어낼수 있는 대화다. 또 그녀가 성추행 사실을 확인해줬다는 것은 최초보도부터 법정에서도 반복됐던 것으로 새로운내용도 아니다. 다만 최소한 카톡대화에서 동료작가나 이 작가가 고의로 자신에게 불리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은 없다. ‘판은 내가 다 깔아줬고 자기는 춤만 추면 되는구만’이라는 대화는 그래서 의미가 다르다. 이는 그동안 sbs보도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고 했던 남편의 sns 내용과도 맞지 않고 미투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왜 카톡대화를 시간순으로 정리하지 않고 서로 다른 시점에 오고간 대화를 하나로 합쳐서 보도했냐고 물어보시는데 그건 제나름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정리방식이다. 나는 10여페지이가 넘는 카톡대화를 시간순이 아니라 ‘방송 보도직후 검색순위 올라가는데 열광하는 대화’와 ‘기획미투를 추단해볼 수 있는 대화’로 나눠서 정리했다. 시간순서대로 카톡대화를 보여주지 않고 주제별로 정리했다고 해서 그걸 왜곡보도라고 할 수 있나.”
아마도 미디어오늘은 제 기사가 박재동 화백 주장 위주로 정리된것에 불만을 제기하고 싶은듯 합니다. 경향신문이 저를 징계한 이유인 ‘피해자중심주의 보도’원칙과도 동일한 맥락이겠죠. 하지만 반복해서 말하지만 저는 2018년2월 sbs보도후 그동안 단 한번도, 어떤 언론도 소개해주지 않은 박화백측의 주장을 소개해주는데 기사의 초점을 맞춘 것이고 당연히 피해자입장에서 보면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00작가에 대해서도 박화백 주장을 재반박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줬습니다. 제 기사는 이미 여성 변호사분이 독자들이 양 당사자의 주장을 비교하는데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평가해주신바 있습니다.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에만 기초한 여론재판에 의해 항소심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 나름 기자로서 공적업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미디어오늘이 제 기사를 편파적이라고 비난하신다면 기꺼이 수용하겠습니다. 단 미디어오늘도 제 발언 맥락이 왜곡되지 않도록 신경써주시기 바랍니다. 후배권력에 의해 경향신문 노조에서 월요일 집행부 회의와 대의원대회를 열어 저를 집중 성토하는 이벤트를 계획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얼마든지요. 그러나 미디어오늘을 통해 간접적으로 제 문제점을 확인하려 하지 마시고 직접 저에게도 발언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노조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는 조합원입니다.
이 근본없는 페미꼴통들 ...
논리적, 체계적, 과학적 사고...
등에 대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지식'만 머릿속에 가득한 공부 잘했던(?) 얘들의 총체적 문제라고
봐야할 것 같아요.
작년 조국 죽이기 당시에 있어선, 한겨레 주니어 기자들의 단체 성명 등을 봐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