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냥이들의 집단 장염으로 어제 입원들해서 수액 맞고 별 탈이 없다길래
안도하고 오늘 데려와서 다시 같이 놀아줄 생각인데...
아들 냥이, '롬'이 뒤늦게 사춘기가 왔는지 집에 돌아오기가 싫어서 새벽에 고양이 별로 여행갔네요.
얼마나 아빠 엄마가 꼴 뵈기 싫었으면 배웅해 줄 시간도 주지 않고서 그렇게 훌쩍 갔습니다.
요즘 아빠, 엄마 바쁘니까 자기 신경 쓰지 말라고 걱정하지도 말라고 모두가 잠든 사이에 떠났습니다.
15살의 노령이라지만 더 같이 있을 것 같았는데... 어제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는데...
2005년 6월 6일 천안의 작은 원룸에서 파양의 아픔 대신 우리 부부의 즐거운 아들냥이가 되었고
두 냥이(한 냥이는 작년 1월 고양이 별로 이미 여행 중이지만)의 아빠냥입니다.
우리 '롬'이는 누구보다도 이타적인 냥이였습니다.
물 마시다가 딴 식구 냥이들이 오면 마시던 물도 양보하고 그루밍하다가 지나가는 냥이가 있으면
잡아다가 지가 그루밍해주고 양보와 배려를 늘 품었던 매너 멋쟁이 신사였습니다.
"반려동물의 반응은? 동영상"처럼 기절하는 척하면 그 어느 냥이보다도 먼저 달려와서
어서 일어나라고 울고 불고 깨물었던 든든한 아들 냥이였습니다.
메인쿤이라 덩치는 산만해도 자기 덩치의 반만한 여보냥이의 냥냥 펀치에 나가 떨어지는 바부냥이기도 했구요....
늘 있어야할 자리에, 지금 쯤 키보드와 힘겨루기를 할 장소에 이 녀석이 없으니 허전하네요.
빈 자리 차가운 눈물로 채워져도 그 온기가 아직도 있는거 같은데....
우리 아들 롬. 고양이 별에서 딸내미 백이랑 잘 놀고 있어...
꼭 다시 만나자...
집사님도 힘내세요
15세 메인쿤 롬씨, 충실한 집사에 자식냥.여보냥이까지 품고 산 멋진신사냥, 편히 잠드세요!
사랑하고 사랑받고 그렇게 행복을 나누었으니 좋은 추억만 간직하시기를...
집사님, 롬이와의 좋은 기억 간직하시며 잘 이겨 내 주세요.ㅠㅠ
우리 옥단이도 나중에 고양이별 갈 생각을 하니 갑자기 울컥해지네요...ㅠㅠ
먼저 행복하게 가 있으렴.
마음 많이 아프시겠어요... 힘내세요
그 이후 중학교때 독립을 하고 40대 중반이 다된 지금까지 동물을 키울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다른 아이들도 있으니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