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월 5일 이래, 여기에 코로나 문제가 대두되기 이전부터 학교를 쭉 나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집에 붙어있는 것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가 봄방학 후 일주일 정도 후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을 선언하였고,
현재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모든 학기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모두 퇴거 조치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저는 지금 상황이 되기 이전까지는 제가 원할 때 학교를 다시 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마지막에 학교에 있었을 때 오피스에 맥북 충전선을 깜박하고 두고 왔는데, 그게 천추의 한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학교 가기 귀찮아서 한동안 아이패드 선으로 맥북 충전을 연명하다가, 급격하기 바뀌는 상황 악화로 인해 더 이상 학교에 가는 것을 미루면 안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저는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도, 그 바이러스로 인한 인종 차별, 폭행 등이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실제로 제가 여기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동네를 지나가야 하는 상황이면 지금도 너무 긴장하거든요..
저는 근처 마트가는 것 외에는 집밖에 안 나간지 너무 오래되었고, 최근에 마트에 간 것도 일주일이 넘었기 때문에(근육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될 지경..) 뉴스나 클리앙 등의 사이트에서 간접적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좋지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보다 직접적인 분위기 파악을 위해 학교 기숙사에 사는 친구한테 상황을 물어보았습니다.
본인: "네가 생각했을 때 내가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써도 괜찮다고 생각하니?"
친구: "네가 만약 마스크를 쓴다면 사람들은 니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거야.
하지만 니가 그걸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면 괜찮아. 그냥 그 사람들을 무시하면 돼..근데 네가 마스크를 끼던 안끼던 사람들은 여전히 너를 판단할거야.. 니가 원한다면 그냥 마스크를 껴. 그래도 조심해야해..! 지하철에는 아시아인에게 적대적인 사람들이 많아. 걔네들은 너무 무례하고 멍청해"
...저는 최근에 보았던 칼부림 사진과 코리아타운 폭행타운 뉴스가 떠올랐습니다. 얼마전에 지하철에서 아시아인에게 페브리즈를 뿌렸다는 얘기도 들었구요..
지하철을 타게 되면 저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싶었습니다.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노숙자들(+악취) / 더러운 지하철 공기(지하철 타고 코풀면 까만 가루 나오더라구요) / 어떤 위생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지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과 좁은 공간에 있는다는 것 등..의 요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끼고 지하철을 탔을 때의 나의 안전 보장 가능성과, 마스크를 끼지 않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노출 가능성을 재보았을 때, 전자가 단기적으로 더 크게 위험한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후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는 학교까지 왕복 약 15km를 걸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마스크를 끼지 않아도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거라 판단했습니다.
제가 학교로 가는 길(오전 11시~1시쯤)에는 정말정말 사람이 없었습니다.
여기는 메이시스 백화점 앞 Herald Square입니다.
제가 이 시간대에 타임스퀘어를 갈 일이 없었어서 잘 모르겠는데, 원래 이런건 아니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오후 3-4시쯤)에는 시내에 어느정도 사람들이 있었지만, 평소처럼 사람이 붐비는 정도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굳이 비유를 한다면 그냥 진짜 평소 한국 상황에서 동네 주민들이 돌아다니는 정도..?로 저는 체감되었습니다(이 때는 지쳐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네요 ㅋㅋ)
마스크를 낀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보진 못했고, 감히 확률로 표현하자면 한 10명중에 0.5명정도 꼈다고 느껴진 정도입니다. 낀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평범한 면 마스크가 아닌 수술마스크 급의 좋은 마스크를 끼고 있었고, 어떤 나이 있으신 아주머니는 손에 니트릴 장갑 끼시고 신문을 집는 장면도 봤어요. 방독면 낀 사람도 한명 봤네요.. 이날 하루, 그리고 특정한 시간에 본 사람들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얼마나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정보를 드릴 수 없어 아쉽습니다.
저도 마스크를 낄까 고민을 했지만, 아시아인이 마스크를 끼는 것과 아시아인이 아닌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는 것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서 결국 마스크를 끼진 않았습니다. 그저 제 몸이 건강하길 바랄 수 밖에 없네요 ㅠㅠ
그저 사람들이 저를 아시아인이라고 파악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패션에 좀 더 신경을 썼습니다 (마치 지역민스러운.. 무채색에 노숙자 버전의 깨끗한 옷차림, 선글라스) 머리 색은 얼마 전에 염색을 했어서 크게 손을 대진 않았습니다.
혹시 맨하탄에 거주하거나 최근에 방문하신 적이 있으신 분이 있다면 정보 공유 부탁드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 서부 포틀랜드에 있는데, 같은 이유로 마스크 안끼고 (못끼고) 다녀요 (혐오범죄 대상이 될까봐).
특히 아시아인이 마스크를 꼈을때의 차이에 대해서 공감합니다 (특히 동북아시아인)
방독면은 괜찮을걸 같기도 하네요
아픈사람이 마스크를 쓰는 경우는 있지만,
아픈사람이 방독면 끼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염색하면 동양인인지 확인도 힘드니;;
마스크와 방독면이 직관적인 이미지가 달라서 부정적인 요소가 그나마 적을것 같아요
코와 입만 가리는 방독면이라면 고글을 같이 쓰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그래도 항상 몸조심하세요.
전 헬스키친 50번가랑 어퍼이스트 93번가에서 살았었어요
오우 이분 데어데블 아닌가요.
딱 머독 활동 범위인데 ㅋㅋ
<p>건강잘챙기시고 상황 길어질것</p>
<p>대비해서 준비 잘하시길 바랍니다</p>
와... 더 디비전이다.... 너무 조용해요.
항상 조심하세요
제가 사는 남부 동네에서는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총기를 보유하고 캐리하기 때문에 미친놈 (이번주 midland 샘스에서 일어난 것 같은) 이 아닌 이상 인종차별적이나 혐오적인 말이나 행동을 할 수가 없거든요..
한국으로 넘어오시는것도 고려해보시는게....
제가 미국에서 30년을 살았지만 아무리 요즘 급박하더라도 그렇게 무법천지는 아니에요.
그래도 항상 조심하는 마음은 갖는것이 좋겠죠.. 마음에 평안을 바랍니다.
저긴 밤에도 사람 엄청 많죠.
뉴욕주가 제일 많아서 그런가 임팩트가 장난 아니네요
사람들 다 어디에 있는거래요?
맨해튼 거주민+종사자만해도 꽤 될텐데.
워낙에 관광 온. 사람들도 많고 해서 본인 페이스대로 걷기 힘든 동네로 기억하는데.
여튼 무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혹시 뉴저지 티넥쪽은 상황이 어떠한지 아실려나요?
제 친구가 작년에 샌드위치가게를 오픈했는데. 걱정이 영~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ㅠㅜ
안그래도 힘든 사람한테... 연락하기 뭐하고...
암튼, 코로나19가 근처도 가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개인위생과 건강관리 조심하세요!
건강하시고 별탈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걸 본 스벅직원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저 할아버지가 좀 그러니까 니가 이해해 라는 표시를 하더라구요...
정말... 인종 차별 심한거 같아요... 대도시 중심가에 돈 많은 사람들만 있는 동네라고 해도 인종 차별 하는건...
지금 미국의 여론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