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부도 전문가집단도 이번 COVID-19 가 치사율이 낮은 가벼운 질환이니 과도한 공포를 갖지 말라는 논조의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의사입장에선 그리 틀린 얘기도 아닙니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잘된 선진국의 경우는 치사율이 알려진 2%보다도 훨씬 낮습니다.
대략 0.5% 전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는 현재 백신이나 조절제가 없는걸 감안할때 확실히 인플루엔자나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가벼운게 맞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민의 입장 (보건의료)에서 볼때는 마냥 가벼운 병은 아닙니다.
우리는 매년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고 겨울철만 되면 독감이니 타미플루 먹으세요 라는 얘기를 저항없이 받아들입니다.
마치 '아 또 감기 걸렸네' 수준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인플루엔자는 매해 수천명이 한국에서 사망하는 전염병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이미 관리가 안되고 토착화된 수시로 접하는 병이되어 경계가 덜해진것입니다.
여기에 covid-19까지 토착화되면 이건 가벼운게 아니라 인플루엔자+covid-19가 추가되는 상황이 됩니다.
수천명이 죽다가 수천수백명이 죽게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초기 방역이 중요하고 초기(1월말~2월초)에 중국 차단을 해야 한다고 얘기가 나왔던 겁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선 이미 의미가 없어졌고 정부가 컨트롤 하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지역사회 전파는 본디 전염병이 발생했을때 밟아가는 정상적인 수순입니다.
이 지역사회 전파가 되지 않기 위해 질본에서 그렇게 초기부터 강력하게 공항 검역을 하고 추적하고 격리하는 것인데
치사율이 높고 전파력이 낮은 케이스와 치사율이 낮고 전파력이 높은 케이스는 관리의 방법이 달라야 하는데
전자의 방법으로 후자의 경우를 컨트롤 하려니 아무래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면 사스의 경우는 증상이 매우 심해졌을때 전파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즉, 고열이나 기침이 아주 심할때 전파력이 생기고 따라서 증상을 보일때 격리하는걸로 충분히 컨트롤이 됐습니다.
하지만 COVID-19는 상부 호흡기에서 자가 증식이 가능하고 하부 호흡기에서도 자가 증식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뚜렷한 감염 증상이 없을때도 (상부) 전파가 가능하고, 증상이 없음에도 폐렴이 진행(하부)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검역은 그동안 보셨다시피 열이 나거나, 기침이 나는 사람들, 혹은 X-ray상 무증상 폐렴인 사람들 대상으로 이루어졌고 (인천공항)
2월 20일이 되서야 딱히 증상이 없어도 접촉력이 있거나 반대로 접촉력이 없어도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검사 범위안에 들어갔습니다.
즉, 이 질병을 원천적으로 막는건 사실상 인구 유입통제밖에 없습니다.
이는 질본을 탓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런 상대적으로 가벼운 / 전파력은 강한 전염병을 겪지 않았기에 효과적인 대책 수립이 힘들었을 뿐입니다. 아마 다음번의 이런 COVID-19와 비슷한 양상의 전염병은 지금과는 다른 대책을 세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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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약간 다른 얘기가 들어갔는데 다시 처음 주제로 오면 COVID-19는 3가지 패턴을 보입니다.
(1) 상부 호흡기의 심각하지 않은 증상 (가벼운 감기증상)
(2) 하부 호흡기의 폐렴
(3) 성인 호흡 부전을 동반하는 심각한 폐렴
아시다시피 (3)으로 가는 경우는 비교적 제한적입니다. 만성신부전증과 같은 전신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 당뇨/고혈압같은 만성병을 앓고 있는 고령자 등이 (3)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한 성인, 특히 유소아는 증상이 아주 경미한 자기 제한적인(self-limiting) 질환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 대국민 성명서등에 비교적 가벼운 - 이라는 수사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하고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특성상 고령집단에의 전파는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대국민 성명서 등에 이는 비교적 가벼운 감기와 비슷한 혹은 약간 더 심한 질환이라는 내용은 공포심을 줄일 수 있으나 반대급부로 마스크 착용율이 감소하던가 손 위생등의 방심을 불러오게 됩니다. 이는 국가 보건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전파 방지에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당연히 정부의 입장에선 다른 부분 (보건 위생이 아닌 경제나 국민의 생계)을 신경 쓸 수 밖에 없으니 이런 성명을 내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래서 재야에 있는 관련자인 저나 다른 의료진들이 정부의 성명서와 반대되는 얘기를 작성하는 것도 이런 국가보건의 맥락에 있음을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위에 적었든 COVID-19 같은 바이러스 (증상은 상대적으로 경하고 전파력은 아주 센)는 1. 인구 유입의 차단, 2. 국가 단위의 보건 위생 철저 두가지로 막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생긴 사람을 격리하는건 메르스나 사스와 같이 증상이 나타난 다음에 전파를 하고, 증상이 확실하게 나타나 구분이 쉬운 전염병에서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니 현재는 당연히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 정부의 종식 선언이 있기까지는 부디 방심하지 마시고 꾸준히 보건 위생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수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동지 ^ㅡ^
이제 이번 코로나는 국민들의 위생참여만으로 방지할 수 있습니다 ㅜㅜ
안녕하세요 동지 ^ㅡ^
감사합니다 이번 코로나는 정부가 할일은 다 했다는 느낌입니다. 국민들의 위생참여만이 방지할 수 있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