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타고 해외 여행을 다녀온지라 한 10개국쯤 고속도로를 타봤습니다.
뭐,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서 별로 달리고 싶은 생각도 없고,
법이 바뀌든 말든 관심도 없지만
그냥 몇몇 분들의 주장에 제 경험이 다른 게 있어서 적어봅니다.
1. 우리나라 오토바이 문화가 문제다.
음, 실은 선진국들의 오토바이 문화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본의 폭주족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폭주하는 애들은 착한 아기들이고
제가 본 최악의 양카들은 이탈리아의 살레르노에서 소렌토 폼페이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에서 였습니다.
주말에 여기는 소음기 개조한 오토바이들이 왕복 2차선의 중앙선으로 칼치기 하는데
한 두대가 아니라 인근 오토바이는 다 나오는 거 같습니다.
여기에 대형관광버스와 승용차, 승합차들이 바닷가 절벽길로 뒤섞여 달리는데 역주행이 예사입니다.
와! 오토바이 지옥이 있다면 여기구나 싶습니다.
그 좋은 경치가 눈에 안들어옵니다.
폼페이로 빠져 나왔을 때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음에도 오토바이에 대한 혐오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쟤들하고 같은 라이더라는 생각을 하면 ....
2. 한국은 칼치기가 문제다!
도심 주행에서 독일 정도를 빼고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칼치기를 하더군요.
특히 스쿠터들의 칼치기는 보는 제가 쫄깃할 지경이라서 할말이 없더군요.
-독일은 의외로 도심 스쿠터족이 많지 않아서 그랬던 거 같습니다. -
근데 국도나 고속도로에 가면 칼치기를 거의 안합니다.
유럽은 도로에서 기본적으로 추월차선을 비워 놓기에
고속도로에서 굳이 오토바이들이 칼치기를 할 이유도 없으니까요.
근데 정말 신기한 건 길이 막히면 고속도로의 앞 차들이 오토바이에게 지나가라고
차선과 차선 사이를 비워주는 겁니다.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에서 경험해 봤네요.
저는 바이크 양쪽에 짐을 잔뜩 단데다가 여행중 사고나면 저만 손해라
길이 아무리 막혀도 칼치기를 안했는데
이탈리아 고속도로에서 길이 막히니까 트럭 아저씨가 트럭을 갓길 쪽으로 붙여주며
깜빡이를 켜더라고요. 빨리 가라고.
그래도 안가니까, 차창을 내리더니 빨리 가라고 손짓하더군요.
오토바이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건 아니고 신경쓰이니까
칼치기를 해서라도 너 빨리 저리 가버려 이런 느낌이긴 했습니다. ㅎㅎ
뭐, 근데 이건 유럽쪽 애들이 패시브로 달고 있는 교통 약자에 대한 배려 문화 같기도 합니다.
보행자> 자전거> 오토바이 순으로 나름 배려를 꽤 해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니라고 욕먹는 로드 자전거를 타고 여행 하는 여행자들이 유럽은 제법 많은데
차들이 밀리는 한이 있더라도 당연히 추월할 수 있을만큼 반대편에 차가 안올 때만 앞질러 가줍니다.
그래서 한가한 왕복 이차선 국도에서 차가 밀리면 딱 둘중에 하나였죠.
트랙터 아니면 자전거.
3. 고속도로 개방하면 오토바이들이 올라와 난리날 것이다.
유럽의 경우 해안도로나 산 길에서 오토바이를 보는 건 어렵지 않은데
의외로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고속도로에 오토바이를 직접 타기 보다는
차에 트롤리 같은 걸 달아 뒤에 달고 다니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고속도로에서 타는 건 재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주행풍 때문에 엄청 피곤하거든요.
저도 날씨가 나빠서 길이 위험하거나 일정에 쫒기지 않으면 고속도로를 최대한 피했는데
다름 아닌 주행풍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맞바람 불 때 주행풍까지 맞으며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직진하고 있으면
누가 헬멧을 발로 걷어차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보기 진짜 힘듭니다.
뭐, 고속도로에 못 올라오는 저배기량 스쿠터가 대부분이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유럽은 구 도심들의 도로상태가 헬이라 경차 스쿠터가 유난히 많은데,
-특히 주차는 헬오브헬입니다. -
뭐, 대부분은 고속도로에 못 올라오니까요.
단지 대학생들이 통학용으로 제법 커플이 타고 다니는 경우는 종종 있는데
커플이 눈꼴 시어서 텐덤은 위험해 보여서 고속도로에서는 일본처럼 금지하는 게 좋을 거 같더라고요.
뭐, 그냥 제 개인적인 경험담이니 참고만 하세요.
근데 뭐, 다른 나라 바이커들도 별거 없습니다.
신호등 걸리면 앞으로 슬슬 빠져 나와 신호 바뀌면 쓰로틀 당기고 쭉쭉 달리고,
소음기 개조해서 시끄럽고,
속도 위반에 칼치기도 예사죠.
다만 어느나라건 좀 지긋한 나이먹은 비싼 차 타는 양반들만 상대적으로 준법 운전을 하는 편이더라고요.
-물론 알카 타고 중앙선 칼치기를 하며 절벽길을 헬멧도 안쓰고 달리던 백발 할아버지도 있었지만 -
저만해도 일본에서는 국도로만 다녔습니다. 주행풍이 너무 피곤해요...
100이 있다면 정말 급한 사정이 없는한 95는 국도 타는걸 선호해요.
다만 빨리 움직여야 할 때에 고속도로를 탈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옵션이니까, 점차적으로 가능해지면 좋겠네요.
반대쪽 분들은 이미
마치 해외 바이크 운전자는 준법 운전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고속도로 주행을 '허락받은거다' 라고 생각하는것 같더군요?
그런분들이 이글 보면 뭐라 생각하실지 궁금하긴 하네요.
>의외로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미도 없고 팔저리고 힘들다고 하더군요.
>고속도로의 앞 차들이 오토바이에게 지나가라고 차선과 차선 사이를 비워주는 겁니다. > 밀릴때는 이렇게 해줍니다. 어차피 정체 풀리면 차들이 대부분 추월하지만요. 괜히 버팅기다 접촉사고 일으키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신호등 걸리면 앞으로 슬슬 빠져 나와 신호 바뀌면 쓰로틀 당기고 쭉쭉 달리고, > 일본도 마찬가지 입니다.
+ 일본은 미친 듯이 쇼바올린 빠라바라밤도 고속도로 돌아다닙니다. 과속하다 복면 경찰들에게 왕창 잡힌것도 종종 봤네요.
제말이요.
다른OECD국가가 허용한다고 저꼴을 보고싶진 않거든요..
국내도 허용해도 생각보다 거의 안탈 확률이 높겠네요.
골 때리죠. 약자 배려 안하는 차량운전문화.
도로에서 앞에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가고 있다?
쌩~~~~ 달려서 앞지르기나 빵빵거리기!
물론 자라니나 폭주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정말 소수.
그런데 차량은 약자 배려를 안하는 차량운전자가 대부분!
약자 배려 안하는 대표적인 예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건널려고 기다려도
차는 일시정지 안하기! 사람이 차를 배려해주죠. ㅡ.ㅡ;;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차량에 양보하는 진풍경이 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