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에 한때 오프라인 모임이 엄청 많던 시절이 있었어요.
주로 서울이긴 했는데..
와인파티같은거 한적도 있고..
소규모 번개가 많았습니다.
한번은 압구정역쪽에서 모였던것 같은데...
남녀비율이.. 남 7 : 여 3 정도로 생각보다 여성분이 많이 나오셨어요.
인원은 열대여섯명쯤?
식당으로 이동해 알아서 앉는데 먼저 들어온 사람이 안쪽으로 앉아야 할것 같아서
제일 안쪽으로 앉았습니다.
뭐. 저는 담배도 안 피워서 자리는 상관이 없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계속 들어와 앉는데....
제 맞은편에 운이좋게 여성분이 와서 앉으시는겁니다.
심지어 이뻤어요.
막 색조화장 잘하고 그런느낌은 아니고 한복이 잘 어울릴것 같은 그런 느낌
동글동글하고 참한 스타일이셨습니다.
처음 만난 여자사람한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는거예요.
그래서 기껏 처음 입을 뗀 한마디가..
'남자친구는 있으세요?' 그랬죠.
사실 딱봐도 나이가 10살차이는 나 보이고...
그게 궁금했던건 아닌데..
킄킄킄 하고 묘한 웃음소리를 내시더니....
핸드백에서 볼펜을 꺼내선... 냅킨에다가 전화번호를 써 주시는겁니다.
그걸 건네면서 하시는 말이...
'있어도 없어요.'
얼...
그리고 두어시간 모임을 가지고...
2차는 없었기 때문에 다들 헤어져 집에 갔습니다.
헤어지며 뒷모습을 바라보니...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 스커트인데 뒷태도 참 이쁘시더군요.
집에 와서 닉네임으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이번 여름휴가에 남친이랑 2박3일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어디가 좋을까요?'
그리고 댓글로 회원들하고 얘기하시면서..
'어차피 방에만 있다 올거라 별로 상관 없으려나? ㅋㅋ' 막 그러고 계시더라고요 - _ -a
아.. 감당 안되겠다.. 싶어 냅킨을 버렸습니다.;;;;
어디서 잘 살고 계신지 가끔씩 생각이 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