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소식에 “ㅋ”을 연발했던 누나에 대한 뒷 이야기 입니다.
앞 내용은 링크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476350CLIEN
저 사건이 있은 반나절 후에 제가 “고인에게 ㅋ를 계속 써서 실망했다”라고 그룹챗에 올렸는데 누나는 “아 그래 미안하다”로 자존심 굳히기식 답변이 왔습니다. 저는 너무 화가 나서 “아 그래요” 하고 그룹챗을 나왔습니다.
1일 후 밤 늦은 시간에 누나가 연속으로 4통의 전화를 했는데 제가 자느랴고 전화를 못 받으니 문자를 남기더군요. 문자 내용은 “미안하다”가 아닌 “나 안 볼 꺼구나?”. 연속으로 2번이나 자존심을 세우면서 자기는 잘못한 거 없다는 식으로 답변이 오니 정이 뚝 떨어지더군요.
2일 후 “내가 너가 느끼는 슬픔에 공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제가 왜 화가 났는지 전혀 요점을 잡지 못하는 누나를 보고 한숨이 나와 그냥 답변 자체를 안했습니다.
2일 후 그룹챗에 있는 형과의 통화를 통해 누나가 저에게 무례하게 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2017년 12월에 있었던 크리스마스 사건 때문이였습니다.
원래는 미국이랑 (미국 현지 친구인데 친구끼리 그냥 미국이라 부릅니다) 저랑 2017년 크리스마스에 도쿄로 4박 5일로 놀러가기로 하였습니다. 도쿄에 사는 일본 친구들이 있어서 같이 어울리기로 했지요.
그런데 도쿄 출발 2주전에 누나가 자기도 따라가도 되냐고 묻더군요. 2달만에 회사에서 잘려 우울해 하는 누나를 위해 저는 기분 전환겸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미국이도 그 누나를 알기에 흥쾌히 응했구요.
그런데 누나는 돈이 없었습니다. 누나가 15년 동안 아르바이트 포함 총 근속년수가 2~3년 밖에 안되서 수중에 30만원 밖에 없더군요. 이러한 이유로 저랑 미국이가 누나의 호텔비를 대주기로 하고, 30만원을 나중에 받는 조건으로 제가 누나의 비행기표를 대신 끊어줬습니다.
그런데 누나가 도쿄 여행 중에 제대로 화가 났나 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긴자에서 1블럭 우회했다고 싸움 - 크리스마스날 긴자에서 뜬금없이 초콜렛을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랑 미국이는 구글맵을 켜서 초콜렛 가게를 찾고 있었는데 거짓말 안하고 딱 한블럭 우회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누나가 그것을 캐치하고는 왜 우회했냐고 저에게 짜증을 내더군요.
평상시에 자주 짜증을 내는 누나의 성격을 알기에 저는 미안하다고 했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미국이가 무슨일이냐고 물어봐서 저는 별 생각없이 번역해 주었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미국이는 빡쳐서 누나에게 화를 냈고, 누나는 왜 그런 것까지 번역해주었냐면서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싸움의 원인이 된 누나는 이 말을 던지고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행동합니다. “야. 이 사람 니 지인이니까 니가 알아서 해”
2. 밤 늦은 시간에 자기를 호텔에 데려다주지 않음 - 도쿄 여행이 지난 3개월 후 누나가 이야기 합니다. 호텔 근처에 바(Bar)가 너무 많아서 밤마다 호텔에 혼자 돌아가기 너무 무서웠다고. (급하게 누나 호텔을 잡느랴고 같은 호텔을 예악하지 못함) 문제는 밤에 헤어질 때 마다 누나가 너무 서로 방끗 방끗 웃었기에 저랑 미국이는 이를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죠.
저는 바로 미안하다고 하고 그렇게 무서웠음 한번이라도 바래다 달라고 요청 했으면 매일 바래다 줬을텐데 왜 그러지 않았냐고 물었습니다. 매일 헤어지는 장소에서 누나네 호텔까지 거리는 10분 정도 거리 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누나는 그 땐 남에게 그런 요청을 하는 것이 처음이라 물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남자면 당연히 알아서 챙겨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저는 본인도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남자니 알아서 해결해 달라고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애도 아니고 나이가 40인데... 그래도 무서웠다는데 바래다주지 못했던 건 사실이니 미안하다고 했죠.
이를 미국에게 이야기 해주니 어이 없어 합니다. 도쿄 첫날 저녁에 미국이가 저 없이 누나를 호텔에 혼자 바래다 준 적이 있었는데 미국이는 누나의 호텔 뒤에 많은 바가 있는 걸 보고 누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봤다더군요. 누나는 “I’m fine, I’m used to do”
참고로 호텔은 왕복 8차선 대로변에 바로 붙어 있어서 그냥 대로만 따라가면 바에 마추질 일이 없습니다. 대로에는 일반 사람도 많구요.
3. 너무 오래 걸음 - 이것도 도쿄 여행 3개월 후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자기는 여자인데 너무 많이 걸어다니게 했다는 겁니다. “누나는 다른 여자와는 다르게 엄청 잘 걸어다닌다고 저에게 늘 자랑하지 않았어요?” 라고 물어보니 쉬어가면서 걸어다니는 것을 뜻하는 거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걸어다니는 거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다시 한번 강조하더군요. 자기는 여자라고. 제 생각으로는 2시간 마다 쉬면서 다녔던 걸로 기억 납니다.
2017년 도쿄 여행은 100% 누나를 위한 여행이였습니다. 누나가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가진 해외 여행이라 모든 스케쥴을 누나를 중심으로 재조정했거든요.
게다가 비용은 저랑 미국 친구가 90%이상은 대줬습니다. 물론 누나가 비행기값은 나중에 갚는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갚지 않는 거 보면 결론적으로 누나 호텔비, 비행비값, 식비, 만다린 오리엔텔 호텔 라운지 (누나의 첫 개인 해외 여행이자 크리스마스 겸 서프라이즈 파티..) 저희가 다 썼습니다. 누나가 이번 여행에서 쓴 돈은 10만원 내외일 겁니다.
보통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싸운다고 하지만 2017년 12월에 쌓였던 원한(?)이 2019년 5월 까지 갈 줄은 몰랐습니다. 솔직히 도쿄 여행 이후 1년 내내 누나가 만날 때 마다 저를 거의 비꼬았거든요. 거의 만나는 70%는 도쿄 여행 서운함에 대해 늘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다가 "일본 여행 그립다. 우리 또 같이 갈 수 있겠지?" 라는 멘트와 함께 2019년 들어서서 누나의 짜증이 소강상태에 들어서서 저는 이제 좀 풀렸겠거니 했는데….
그러다가 1년 반 전에 일어났던 화 때문에, 이와 전혀 상관 없는 지인의 사망에 ㅋ를 붙이는 누나의 모습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남들이 보기에도 100% 내 잘못이 아닌데도 또 내가 잘못했다고 화를 내는구나. 이 사람은 내가 집에서 귤이나 까먹으면서 티비를 보면서 아무것도 안해도 무조건 내 탓 하겠지"
이러한 이유로 15년 넘게 알던 인연을 끊기로 했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3일 전에 누나랑 초등학교 때 부터 같이 지낸, 누나의 모든 것을 다아는 J에게 연락이 왔는데 한달전에 다른일로 누나랑 엄청 싸웠다고 하더군요… 제가 J 다음으로 누나에게 대해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나로부터 온 빡침을 들어줄 사람이 저 밖에 없다면서 미안하다면서 하소연을 거의 3시간 동안 했습니다.
이것도 이야기 하면 좀 길어지는 한데… 현재 누나에게 남은 마지막 친구가 J인데 이번에 또 싸워서 3주 동안 연락을 안하고 있답니다.
아무리 친해도 연을 끊어야 할 사람은 끊어야 하나봅니다. 안 그러면 제 명에 못 살 듯...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르다고 더 좋은 인연을 만나길 바랍니다.
그 정도 공이면 더 좋은 사람하고 더 끈끈한 사이도 될 수 있겠네요.
살일도 많이 남았는데 좋은 인연 있어야죠. 감사합니다
이제라도 걸러야 할 인간을 걸러낼 수 있으니까요.
누나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여행 갔을 때 돈 대줬다고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안돼"
전 누나 사정을 알기에 돈 갚으라는 소리 단 한마디도 한 적 없는데 말이죠..;;
그런 분이 다른 사람의 죽음을 그다지 안타깝다고 생각지 않아서 태연하게 한 행동(말)이였는데
그걸 감히(?) 뭐라고 하니. '니가 뭔데?' 라는 생각을 갖으신거 같네요.
정말.. 그 여성분은.. 자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 한명을 잃었네요.
늦었지만. 빠른 탈출 축하 드립니다.
내년 쥐띠 해에는 좋은 일이 있으시려는것일수도 있어요.
"니가 뭔데?"
J 말로는 누나는 저를 자기보다 못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해외 여행도 다니고 이리저리 좀 잘 나가는 거 같으니 시기 질투해서 그런 거라고 하더군요. 미국이 말도도 그렇구요. (학력 컴플렉스와 연결 됨)
이에 대해서 쓸 좀 내용도 있긴 한데...
여튼 답변 감사합니다. 이걸로 축하를 받을 줄이야 ㅎㅎ
그냥 근본부터 못된 사람이네요..
이기심과 시기심, 자신의 처지는 생각도 안하고 남의 친절에 감사 할지 모르는.
휴.. 그런분은.. 죽을때까지도 자신이 왜 그런 소리를 듣는지, 왜 그런 대우를 받는지 모를겁니다.
전에 문학에 대해 이견이 나와서 같이 썰 좀 풀었더니 누나가 씩씩 거리면서 저에게 화내더군요 "너 국어 정말 못하는구나" "저 그래도 언어 영역 120점 만점에 108점 나왔어요" "그런데 학교는 왜 그런데 나왔어?"
J도 고등학교 밖에 안나왔다고 늘 무시당하죠.
탈출 성공입니다
속상해 마세요
미친사람은 거르면 인생에 좋은겁니다
탈출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손절 축하드려요~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Tantrum : (특히 아이가 발끈) 성질을 부림
누나는 그 이후에 "내가 너에게 이정도로 짜증내는 건 일상이지 않아? 별 것도 아닌데 미국이는 나에게 화 내는 거 아냐?" 라고 하더군요. 저야 뭐 트레이닝(?) 되어서 그려러니 하는데 옆에서 본 미국이는....
축하 감사합니다~
누나의 사촌동생도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죠. “형.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것 중의 하나는 누나랑 손절한 거에요”
저도 비슷한 성향의 친구 둘을 20년 관계를 뒤로하고 보내줬습니다. 둘 다 공통적으로 제게 한 이야기는 너 없으면 친구 없을 줄 알아? 였어요.
그 소중한 시간들이 그냥 그렇게 사라졌을 때에는 섭섭하고 아프고 그러다가 얼마 지나고 보니 제 인생에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오히려 그 친구들 마음 달래주고 억지부리는 거 받아주느라 수시로 먹먹했던 기분이 말끔히 사라졌어요
틀린 말은 하지 않았지만 상대방 기분 전혀 생각 안하고 쏘아붙이면서 이야기 하는게 문제인지라...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도 늘 하는 거 보면 고칠 마음 자체가 없었던 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ㅠㅠ
J도 이번에 누나에게 싸우다가 완전 멘탈이 털려서 저에게 3시간 막 하소연을 하더군요.. 27년동안 기만당한 느낌이라고.
큰 문제중의 하나는 누나가 사람과 싸웠을 때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되는 줄로 알고 있다는 겁니다. 전에도 J랑 치고박도 싸우시길래 "J랑 그렇게 싸워도 괜찮아요? 벌써 3개월 동안 연락 안하잖아요" 라고 물어보니 "우린 오랜 친구라서 연락 안하고 있으면 자동으로 풀려"라고 하더군요.... 이 방법은 미국이랑 누나랑 싸웠을 때 본 장면이지요. 그냥 자기가 저질러 놓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하는 행동..
이 이야기를 J에게 하니 "걔가 그렇게 이야기 하든?" 하고 한숨을 푹 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