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고 나오는길에 아버지의 전화가 옵니다
아버지 : 날 춥다. 밥은 묵고 댕기나?
저 : 묵고 댕긴다. 삼치(삼천포)는 날 안춥나?
아버지 : 그(서울) 보단 나을끼다. 그나저나 용돈은 좀 있나? 아빠가 줄까?
처음에 이 말 듣고 한 10만원만 주세용.. 이라고 하고 싶었는데요
다음에 하시는 말씀이
아버지 : 아빠 올해 휴가안간거 수당으로 들어온께 필요하면 말해라
이 말을 들으니 도저히 받을 수 없더라구요
남들 쉬고싶을때 못 쉬고 일하셔서 받는 돈인데 어떻게 받나 싶어서요
그래서 저는
저 : 애고 됬십네다. 엄마하고 동생 맛난거나 사주이소
아버지 : (한참 조용히 있으시다가) 그래 알았다. 돈 필요하면 말하고. 따숩게 지내그라.
저 : 예. 알긋슴더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맨날 후줄근한 옷 입고 다니면서 본인에게 좀 쓰지, 꼭 이렇게 아들에게 전화해서 괜히 미안해지네요.
빨리 취직해서 돈 벌고 싶습니다 ㅠㅠ
전 아버지는... 가끔 보는 사이가 좋다는 결론을...
전 볼 순 있는데, 시간 없는척을 ㅋㅋㅋ
반띵해서 저 주시는데...
마음은 안받거..안쓰고 싶었는데...ㅠ
공부하면서 돈쓸고싱 넘니 많아 쓰면서 진짜 울컥했었죠..
지금은....몇배로 열심히 찾아가서 갚아가는 중입니다.
그땐 얼마 아닌 돈이 지금 이자를 많이 붙혀 갚아가고있어요ㅠㅋㅋ
어머니는 편하게 느껴지는데... 아버지는 가까이 있으면 모르다가 조금 떨어저야 소중함을 느끼는(?) 그런 존재입니다. 이상하게 아버지가 저에게는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ㅠ
남부터미널에서 버스 태워드리고 버스 출발하는것 보고 나니까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후 어머니가 말씀해주시더군요. "느그 아빠 버스에서 울더라. 나 그런거 첨봤다"
본가 나려갔다가 아빠가 외투 하나 사줄까? 하시는데
마음으로는 하 겨울옷 ㅈㄴ 비싼데, 걍 받을까 하다가도
선뜻 받아지지가 않더라구요 ㅎㅎ
나이가 들고.. 머리가 조금 크고나니 '괜찮아 옷 많아. 그 돈으로 아빠(엄마) 맛있는 먹어'라고 말하게 되더군요.
어릴적 아버지께서 치킨 사오신 뒤 가족들과 함께 먹을 때 당신은 왜 살 없는 목 부분이 제일 맛있다고 하셨는지.
몸에 안좋은건 아빠가 먹을꺼니까 너희들은 살 먹어라면서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껍대기가 더 맛있는건데 아빠만 먹는 줄 알았습니다.
크고 나서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사랑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는걸요.
표현되지 않는 그 마음을 왜 조금 더 빨리 알지 못했는지 아쉽습니다.
저와는 완전 딴판이라 ~
항상 아버지나오는 감동적인 글이나 드라마 영화보면서 울컥할때가 많은데
현실은 원수보다 더한 관계라 이런글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막줄이 가슴이 아프네요...건승을 기원합니다.
아버님이 진정 원하는건 건강한 신체와 밝은 모습을 원할겁니다.
돈 이란건 있으면 나쁘지 않고 ....자식이 고생을 덜 할것 같고 하고 싶은것 할수 있을것 같기에 ...
전 큰 애가 학교 때문에 혼자서 객지 생활을 하는데 항상 미안합니다. 아주 어릴때 부터 본인이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자신있어 하는 일이 있었고 저 또한 알고 있는데 형편 때문에 계속 진행을 못시켜줘 미안하더군요.
신용카드를 만들어줬는데 엄마에게 모이는 카드 금액보니 밥 값도 부담스럽다~ 라고 했다더군요.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지원하지 못해 대신 생긴 입 버릇이 공부해라~~~~이리저리 애들에게 몹쓸 소리만 합니다.
큰 아이에게 스스로 (행복의)기준을 정하고 기준하에 최선을 다하면 행복한거다~ 하는데 저 스스로 내심 욕심이 생기는건 사실 입니다. 그래도 밝고 건강하게만.....
*얼렁 취직하고 자리 잡고 아이의 아이를 보게되면 한편으론.....가끔 한번씩 이런 생각이... 이 밤이 지나면 변함없이 아침 해(주변 소중한 사람들)를 계속 언제까지 볼수 있을까???
전 아직 한참 남았습~ 남았을겁니다.ㅎㅎ~~~ (갱년기인가 봅니다.)